세계 플랜트시장 2015년 1조달러 규모

환경ㆍ에너지 문제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중요한 이슈가 된지 오래다.

OECD를 중심으로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환경ㆍ 에너지산업의 수요 및 시장증대는 관련 플랜트의 수요도 촉발 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ㆍ에너지 문제의 해결과 관련된 플랜트 산업의 수출확대를 위한 정부와 민간에서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세계 플랜트 시장 규모는 약 7000억불에 달하며 2015년에는 1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의 플랜트 산업은 각기 다른 회사들에 의해 부분적으로 이루어 졌다면 이제는 대기업 한 곳이 복합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그래서 사실상 규모가 작은 기업은 플랜트사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플랜트 산업은 공장 설비나 기계 장치 및 전기ㆍ 통신 설비 등의 종합체로서 토목, 건축, 전기 등과 같이 설계의 전반적인 기술을 기계, 환경분야와 접목해 각종 생산 시설이나 제조 공장, 생산 설비 등을 설계, 시공하는 기술이다.

플랜트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기계, 장비등의 하드웨어와 하드웨어 설치에 필요한 설계 및 엔지니어링 등의 소프트웨어 그리고 건설시공, 유지보수가 포함된 종합산업으로 산업연관효과가 매우 크다.

플랜트 산업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괄목할 만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규모 성장이 있었지만 이와 함께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은 사실상 부진한게 현실이다.

그 무엇보다 에너지원과 직결되는 문제로서 플랜트 산업은 환경적인 측면과 절대 무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녹색성장이라는 점과 연결되지 못하는 것은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친환경 플랜트’에 대한 관심과 관련업계의 노력이 존재하는 것은 진실이다.

앞으로 플랜트 산업의 핵심 쟁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가 여부가 향후 플랜트산업계의 과제이다.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각 국가 실정에 맞는 환경?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정부 또는 민간 주도하에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플랜트 산업을 미래 수출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우리 정부도 ‘플랜트기술고도화 사업’을 통해 친환경ㆍ에너지 플랜트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ㆍ에너지 플랜트사업은 에너지와 폐기물 자원 등 인간의 생활을 위해 필수적인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자연에 미치는 환경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에너지 플랜트 분야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타 플랜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실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기술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하지만 선진국 대비 기술수준이 미흡한 수준이므로 국가가 선도하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집중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의 플랜트 관련기업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유망 사업 분야의 핵심공정 기술개발과 테스트베드 실증을 통한 기술 경쟁력 확보 등 중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본지에서는 최근의 플랜트사업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주요 건설업체들의 국내외 플랜트 사업을 소개함으로써 플랜트산업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한다. <편집자 주>
 

플랜트, 산업연관효과 높은 복합산업


올 해외플랜트 수주액 700억달러

'한국형 패키지 딜' 적극 활용해야

글로벌 경쟁력 위한 지원책 절실

플랜트는 생산자가 목적으로 하는 원료나 중간재, 최종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통합된 생산설비이다. 일반적으로 발전소, 정유공장, LNG기지, 석유화학설비, 제철소 등과 같은 산업기반시설을 의미하지만 생필품 제조공장도 포함한다.

특히 플랜트산업은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자재, 장비 등의 하드웨어 설치, 건설시공이 융합된 복합산업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융합되어 있어 산업연관효과가 높고 산업구조 고도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플랜트 수주시 후속으로 기계류의 수출확대로 이어져 중소 기자재업체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산유국으로부터 오일머니를 환류함으로써 고유가로 인한 원유수입 부담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준다.

대체로 플랜트 프로젝트의 구성원가는 기자재부문이 60~65%를 차지하고 있으며 건설공사비 부문이 25%, 설계비와 시운전비가 10~15%를 차지하고 있다.
플랜트산업은 설계, 기자재 조달, 건설, 시운전 및 유지보수 외에 금융조달 등 종합적인 산업특성을 갖고 있다.
국내업계는 7~80년대의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단순 토목, 건축에서 90년대 중반이후 설계, 기자재, 시공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플랜트산업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플랜트 수주실적

지식경제부와 한국플랜트산업협회는 지난해 해외플랜트 수주액이 전년대비 39.3% 증가한 645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초 유로화 약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 원자재가 상승 등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플랜트 수주가 증가한 것은 산유국의 에너지플랜트 투자 확대와 개도국의 산업설비 확충 등으로 인한 프로젝트 발주 증가, 그리고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중동에서 전체의 59%인 381억불을 수주했다. 그러나 UAE원전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對중동 수주 편중이 67.2%에서 59.1%로 완화된 것은 적극적인 시장 다변화 전략의 성과로 평가된다.

그동안 수주가 부진하던 해양플랜트의 수주도 약진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프랑수 토탈로부터 FPSO를 18억불에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이 쉘 LNG로부터 FPSO를 12억불에 수주하는 등 유럽 지역의 점유율이 전년대비 462% 크게 상승했다.

아시아ㆍ대양주 지역 역시 석유화학, 발전 부문의 대형프로젝트 수주로 주요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GS건설이 29억불에 호주 요소비료 생산공장을, 두산중공업이 13억불에 베트남 몽중2 화력발전을, 현대엔지니어링이 10억불에 인도 히라난다니 복합화력 등을 수주했다.

분야별로는 발전ㆍ담수 부문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해 전체의 56%에 해당하는 359억불을 기록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수주가 저조했던 해양부문이 69% 상승했고, 석유화학 플랜트가 131.9%로 수주가 크게 증가한 반면, Oil&Gas, 산업시설, 기자재 분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규모별로는 프로젝트의 대형화 추세가 뚜렷해 5억불이상 대형 프로젝트가 전체 수주의 80% 이상(525억불)을 점유했다.

한국 플랜트 산업의 현주소

최근 에너지공기업과 민간 에너지사를 중심으로 해외 자원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자원의 가공을 가능케 하는 플랜트 기술 수준은 미약하다는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최근 해외 수주 프로젝트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현장 및 설계인력의 부족으로 기술을 축적하고 창조할만한 인력 풀(pool)이 형성되지 못했고 그로인해 새로운 설계기술 및 플랜트 개발이 더디기 때문이라는 것.

기존의 인력 풀은 이전 수행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한 기술의 답습을 통해 현재 새롭게 수주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수행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플랜트 Feed 설계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가 보다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내 플랜트기업들의 시공 중심의 수주를 들 수 있다.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의 해외 수주율이 상승되고는 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는 시공분야로 수주 영역이 치우쳐져 있다.

대다수 프로젝트에서 3~4개의 기업이 동시에 수주하는 컨소시엄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유럽과 미국에 Feed 설계가 할당되고 있다.

일반적인 플랜트 건설은 국가 기간산업의 일환으로 몇십년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설계적인 신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한국의 플랜트 개념 설계 분야가 성장하지 못하는 순환을 맞고 있다. 더구나 시공 분야는 저가노동력의 공급이 가능한 중국 및 개도국들의 도전이 점차 거세어 지고 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개념설계분야와 시공분야의 사이에서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기술력 증진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진기술을 지닌 업체와의 인수 합병 또는 기술력 도입'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담수 및 수처리 사업분야의 기술을 확보키 위해 2005년 미국 AES사를 인수해 현재 해수담수화설비 세계 1위 업체가 됐다.

또한 삼성물산은 초고층 빌딩 전문가를 해외에서 영입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를 남겼다.

자금 조달문제는 플랜트산업이 안고 있는 또다른 문제이다.

미국 및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자금 조달이 원활해 플랜트기업의 진출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플랜트 수주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 자원외교와 연계해 해외플랜트 수주를 집중 지원하고 전략지역에 대한 수주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자원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해외투자나 무역교류가 선행되는 경우 플랜트 수주 신규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협력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 지역별 특화된 수주지원 전략을 짜고 저개발국가에서는 자금 대신 자원개발권을 플랜트 수주국에 넘기는 이른바 '한국형 에너지+플랜트 패키지 딜 (Package Deal)'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전력, 포스코 건설 컨소시엄이 나이지리아의 자원개발권과 플랜트를 교환하는 형태로 수주한 사례도 있다.

중국의 경우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때 30~50억달러 정도의 자금을 들여 진출기반을 마련해주기도 하고 일본의 경우 비구속성 차관지원시 사업성 검토를 자국기업이 시행하고 이를 통해 경쟁우위에 있는 기술을 적용토록 해 자국기업이 최종 수주토록 하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ODA 원조규모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만큼 플랜트와 자원개발권의 교환이 현 상황에서 적절한 방식이라 판단되지만 신흥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타당성조사 비용 지원확대와 원조자금을 활용한 수주기반 조성도 고려해야만 한다.

고부가가치 플랜트 경쟁력 갖춰야

플랜트 산업은 전기, 가스, 석유, 수도, 상하수도, 해수담수화, 석유화학, 해양(시추, 운반, 하역),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광물개발 등 국가의 계획 된 정책하에서 추진 되는 기간사업이 기본이다.

사업범위는 글로벌에서 국내 로컬까지를 전부 포함하고 있어 상당히 넓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랜트 발주가 급증하고 있어 사업분야 역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 국내 플랜트기업들의 사업분야는 여전히 중동지역에서의 발전과 담수 프로젝트가 전체 플랜트 수주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발전과 해양분야의 수주비중이 큰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부터 이어져온 꾸준한 수주실적을 통해 기업간 쌓인 신뢰도가 큰 몫을 했다는 점과 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화된 기술력을 들수 있다.

또 기존 거래기업과의 유대관계를 통한 수주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과 해양분야에 국한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내 플랜트기업들은 해양플랜트, 담수설비 등 일부 플랜트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분야인 LNG, GTL 등에서는 경쟁력이 아직 취약하다. 실제로 LNG, GTL 플랜트 시장은 미국의 KBR, Bechtel, 프랑스의 Technip, 일본의 Chiyoda 등 소수의 선진국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다.

또 원천기술의 한계로 핵심 기자재를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기술보유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공사지연 사례와 수익성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에도 고유가가 지속됨에 따라 에너지설비 확충, 개도국의 산업설비 확충으로 세계 플랜트시장은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에 대한 발주처?외국기업의 견제 심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유럽?중국 기업들의 수주 공세 등으로 수주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지식경제부는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올해 해외플랜트 700억불 수주 달성을 위해 플랜트산업협회?플랜트기자재산업협의회 등과 협력해 플랜트기업의 해외진출을 총력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독자적인 해외진출 역량이 부족한 중소 플랜트 기업 지원에 중점을 둬 중소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조사ㆍ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고, 그 외 수주 과정의 애로사항 해결 및 정보제공ㆍ금융 등 지원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플랜트기업의 경쟁력은 설계, 기자재, 금융조달 능력, 인력 확보에 따라 결정된다.

해외시장개척, 에너지기술 개발과 연계한 플랜트 원천기술력 확보, 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금융지원, 인력확보, 실증플랜트 지원 등 우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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