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집사광익(集思廣益)’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조환익 한전 사장의 2014년 신년 화두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4일 열린 에너지신산업 금융ㆍ투자간담회에서 주형환 장관은 “집사광익이라는 말처럼 금융과 기업, 정부와 공공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큰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수출산업화의 길’에 역량을 결집하자”고 주문했다.

정부와 전력공기업, 민간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에너지신산업의 수출사업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포브스 선정 글로벌 No.1 전력회사인 한전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 국내 전력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특히 내수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부분이 더욱 더 해외진출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정부는 약 1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규모를 앞세워 올해보다 공격적인 에너지신산업 확산에 나설 방침이다.

에너지신산업은 특정 품목이나 기술이 아닌 에너지산업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따라서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생각을 모아 최대한 반영,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중추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취지는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축실도모(築室道謀)’라는 또다른 고사성어가 있다. 집을 짓는데 길손을 붙들고 의논했더니 사람마다 딴소리를 해 결국 집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 버린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과거 2010년 전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이는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중국의 급성장 등 외부 요인도 있었으나 정부 정책 자체에 혼선이 많았다.

특히 업계는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원별로 정부에 대한 요구가 각기 달랐고, 뭉치기보다는 각자의 길을 가는 분위기였다. 다양한 목소리가 큰 이익을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도저도 아닌 경우가 된 케이스다.

에너지신산업은 집사광익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면 축실도모로 끝을 맺을까. 해답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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