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 3사, 안전장치 부탄캔으로 ‘진검승부’ 개시
시장점유율 70% ‘썬연료’도 안전장치 부탄캔 출시 초읽기

평범한 부탄캔 가라! 이젠 ‘안전’이 경쟁력 

‘세계 일류’ 간판뒤 사고 빈발 ‘도 넘어’
국내 제조사들, 안전강화제품 잇단 출시 

[에너지신문] 2012년 이후 20건 미만을 유지해 오던 일회용 부탄캔 관련사고는 지난해 29건까지 증가하며 다시 빨간불이 들어왔다. 2016년 11월 말까지 제주를 비롯해 광주 북구, 강릉 등 관련사고는 10여건에 불과했으나 최근 부탄가스를 이용한 방화, 흡입 등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관련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일회용 부탄가스는 국내에서만 연간 2억 1000~3000만개가 유통된다. 국민연료로 불릴 만큼이나 익숙한 제품이 됐다. 한해 유통량에 비하면 현재 발생하는 사고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음식을 조리하며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고 있는 제품인 만큼 사고발생시 인명피해가 크고, 전체 가스사고의 20%를 점유하는 등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사고를 막기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부탄캔내 과압이 발생할 경우 가스를 배출해 용기의 파열을 막아주는 화산의 ‘스프링식 안전장치’ 개발을 시작으로, 대륙제관의 CRV(Countersink Release Vent) 폭발방지 부탄캔 ‘맥스’와 함께 최근 OJC도 자체 개발한 안전장치를 장착한 ‘좋은부탄’을 시중에 내놓았다. 늦은감이 있지만 내수시장의 65~70%를 점유하고 있는 썬그룹도 올 상반기에는 스프링식 안전장치를 장착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부탄캔 제조사들이 각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보다 안전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일회용 부탄캔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편집자 주>

 

▲ 부탄캔 안전장치 실증실험 결과 설명회에서 소비자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안전실천생활연합 이윤호 실장이 실험결과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반복되는 일회용 부탄캔 사고

한국가스안전공사가 2011년부터 최근 5년간 휴대용 부탄캔 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가스사고 610건 중 부탄캔 관련사고는 112건으로 전체사고의 18.4%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사고건수 역시 2011년 30건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2012년 18건, 2013년 19건, 2014년 16건 등 한동안 감소 추세를 이어왔으나 2015년 29건으로 다시 크게 반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에도 부탄캔 사고는 2007년 23건, 2008년 28건, 2009년 30건, 2010년 27건 등 한해 20여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며 2009년 이후 3년간 전체 가스사고의 20% 이상을 점유하는 등 사고가 빈발해왔다. 특히 일회용 부탄캔사고는 여전히 가스안전공사가 집중 관리하는 10대 가스사고 유형중 하나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정부와 가스안전공사를 중심으로 관련업계가 참여한 안전포럼을 구성, 부탄캔 안전장치 개발과 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 등을 검토하며 한동안 사고가 급감하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관련 논의가 중단되며 다시 사고 건수가 증가하는 등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왜 우리는 일회용 부탄캔 사고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가? 사실 이 물음의 답은 간단명료하다.

일회용 부탄캔 관련사고는 여러 가스사고의 유형중에서도 인명피해율이 높다는 점에서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고다. 대부분의 사고가 음식물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식품접객업소나 주택, 캠핑장 등 다중이 함께 모여 음식을 조리하던 중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여타 사고와 비교해 인명피해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5년간 관련사고로 인해 사망이나 부상 등 피해를 입은 사람은 사망자 6명을 포함해 193명이나 된다.

사고건수가 가장 많았던 2011년에는 67명이 관련사고로 부상을 입었으며 2012년에는 사망 2명을 포함해 26명이, 2013년에는 18명이, 2014년에는 사망 2명을 포함해 42명이 부탄캔 사고로 피해를 입었다. 사고가 다시 급증한 지난해의 경우는 사망자 4명을 포함해 39명이 피해를 입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공사가 분석한 사고 통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식품접객업소 △주택 △낚시터 △학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중이 이용하는 식품접객업소와 캠핑장, 낚시터, 학교에서의 사고는 많은 인명피해를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6건 중 5건이 캠핑장과 낚시터 등 레저활동 중 발생한 것으로 집계 됐다. 휴대용 부탄가스 난방기를 사용하던 중 질식이나, 산소결핍 등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빈번했다.

올해는 과거 사고에 비해 다수의 인명피해를 입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마산 야구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지난 7월 인제 실내포장마차에서 발생한 부탄캔 폭발사고는 자칫 대형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경우였다. 특히 최근엔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각 가정에서 전기레인지나 인덕션 위에 부탄캔을 뒀다 폭발하는 경우도 여러 건이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급속히 성장하는 세계 부탄캔 시장

1998년 연간 약 3억 5000만관이라는 국내 최대 생산량을 정점으로 현재 일회용 부탄캔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는 2억 1000~3000만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산림보호를 명목으로 한 입산 취사금지조치와 요식업소의 가스시설 변화, 특히 부탄가스에 부과하기 시작한 특소세 및 제품가격 인상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부탄캔은 이제 우리 생활에 있어 없어서 안 될 생필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 가스산업의 성장과 함께 시작된 1980년대 일회용 부탄가스의 대중화는 가히 폭발적인 것이었다. 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국내에서는 ‘썬연료’로 대표되는 썬그룹의 모회사인 승일제관이 처음 제품 국산화에 성공했고, 이후 원정제관(83년), 대륙제관(84년), 화산산업(89년), 영일부탄 등이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일회용 부탄캔 시장에 속속 뛰어 들었다. 승일제관 역시 계열사인 세안산업(86년), 태양산업(89년) 등 잇따라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부탄캔이 보편화 될 수 있었던 것은 저렴한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보급이 바탕이 됐다. 또 국내 부탄캔 제조업체들 역시 일찍부터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모든 생산 공정을 자동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국내 제조업체들은 생산초기부터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를 통해 일찍부터 생산라인의 자동화를 이룩했고, 안정적인 품질과 대량생산 시스템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내며 세계시장의 약 80~90%를 공급하는 세계일류기업들로 우뚝 섰다.

2012년 무역협회 통계를 기반으로 추산한 결과 연간 세계 부탄캔 시장은 약 5억 90만 1000관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국내 업체들이 공급하는 양은 약 2억 5000만관에서 3억관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국내 시장을 포함하면 사실상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국내 제조사들이 생산, 공급하고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와 같은 연료용 부탄캔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일본뿐이지만 여전히 자국 내 소비량을 공급하는데도 역부족인 상황이라 국내업체들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지역, 유럽 등에서도 연료용 부탄캔의 편리성이 확인되며 사용량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내년 세계시장은 약 6억 5000만관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탄캔 업계, 이대로 좋은가?

변화가 없는 업계는 도태된다. 이러한 공식은 어떤 분야에서도 예외 없는 진리다. 한때 세계 1, 2위를 다투던 국내 핸드폰은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의 급작스런 등장으로 그 지위를 순식간에 넘겨줘야 했다.

그나마 시장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삼성전자가 그 뒤를 잇고 있으나 애플사의 스마트폰은 기존 핸드폰 시장의 세계판도를 바꿔 버렸다. 순간의 판단 미스로 경쟁에 뒤쳐진 LG전자의 고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 휴대폰 시장은 샤오미, 화훼이 등을 앞세운 중국의 무서운 추격이 시작된 상황이다.

세계일류를 유지하고 있는 부탄캔 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 물론 휴대폰과 같이 유행에 민감한 제품이 아니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국내 부탄캔 업체들은 역시 점진적인 내수시장의 감소와 함께 엔저로 다시 시작된 일본 내 제품 생산라인 확충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후발국들의 도전장에 대비해야 한다.

아직은 자체시장의 미성숙과 국내 제품의 우수한 경쟁력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소비국의 지위에 머물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의 경우는 자국내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다면 언제든 일본이 내수시장을 우리에게 양보했던 것처럼 우리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몇해 전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베트남 산업무역부 대표단이 국내 가스관련 기술협력을 위해 방문했다. 산업안전기술환경국(Industrial Safety Techniques an Environment Agency-Ministry of Industry : ISEA) 소속 Do Quang Vinh 산업무역부 국장을 비롯한 3명과 베트남가스(Petrovietnam Gas Corporation) 관계자 2명으로 이뤄진 이들 방문단은 가스안전공사 기술진과의 면담 후 국내 주요 LPG시설들을 방문했다. 이들이 특히 관심을 가졌던 시설은 대륙제관의 자동화된 부탄캔 생산라인이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끓여 먹는 문화가 일반화된 베트남은 국내 수요만큼이나 많은 부탄캔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안전과 관련된 기술과 법령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우리의 60년대처럼 일회용 부탄캔을 재충전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회용 캔을 재충전하면서 발생하는 사고로 매년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어쩌면 베트남 대표단의 눈길이 대륙제관에 머문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젠 안전이 바로 경쟁력

세계일류를 달리고 있는 국내 부탄캔 업계. 하지만 그 화려한 간판 뒤 빈발하고 있는 사고는 이제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부탄캔 관련사고중 80~90%가 사실 사용자의 취급부주의가 원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고가 화기노출, 직접가열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부탄캔에 별도의 안전장치만 장착한다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사고를 바라보고 있는 관계당국의 입장이다.

1970년대 중반 제품 국산화를 시작으로, 연료용 부탄캔의 국내 자체 수급이 시작된 지도 50여년이 흘렀다. 국내에서 부탄캔을 생산하고 있는 6(썬그룹 2개사)개 제관업체들은 연간 2억 1000~3000만관이란 든든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저렴한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일반화와 대량화된 생산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최적화 된 제품 생산시스템 구축한 결과다.

그러나 부탄캔 업체들의 도전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있다. 바로 안전기능을 강화한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면서 안전기술을 바탕으로 한 진검승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안전장치를 장착한 제품을 출시한 곳은 3개사. 각기 회사마다 다른 성능의 제품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미 썬그룹과 후발주자인 대성산업을 제외한 모든 제조사들이 안전성을 강화한 제품을 시중에 출시, 판매를 시작했다.

화산은 스프링식 안전장치를 장착한 ‘스마트 초이스’를, 대륙제관은 RVR의 폭발방지 기능을 강화한 CRV ‘폭발방지 맥스부탄’을 이미 오래전 출시했고, 올해는 OJC(구 원정제관) 역시 자체 개발한 유로차단식 과열방지밸브를 내장한 ‘좋은부탄’을 출시, 지난해 12월 이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2008년 7월 가장 먼저 시중에 안전성을 강화한 일회용 부탄캔을 내놓은 곳은 대륙제관이다. 배우 안내상 씨의 “안 터져요~!”란 TV광고로 잘 알려진 ‘폭발방지 맥스부탄’이 바로 그 제품이다. 맥스부탄은 기존 RVR(Rim Vent Release)밸브를 개선한 제품이다.

대륙제관의 특허기술인 CRV ‘맥스부탄’은 휴대용 부탄가스에 외부열이 가해져 내부 압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상단부 뚜껑의 Countersink 부위에 점 형상으로 설치된 12개의 배출구를 통해 가스를 미리 배출시켜, 부탄캔이 폭발하는 것을 막아준다.

특히 RVR과 달리 대륙제관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삼중권체 CRV 기술은 기존 안전장치 작동과정에서 용기가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은채 파열되는 불확실성을 없앴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비록 안전장치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일시에 가스가 분출돼 화재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기존 제품과 비교해 캔의 폭발로 인한 큰 피해를 줄여준다는 것이 이 제품의 장점이다.

부탄캔이 파열되는 사고를 막아주는 RVR 또는 CRV제품이 출시됐지만 이 제품은 용기가 파열되는 사고는 막을 수 있어도 화재 등 사고로 인한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때문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화산이 가장 먼저 개발한 ‘폭발방지형 부탄캔’이다.

가스안전공사 연구원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검증받은 ‘폭발방지형 부탄캔’은 2008년 2월 13일 특례고시를 통해 국내 시범적용이 허용됐다. 그리고 2011년 7월 화산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생산시설을 구축, 안전밸브가 내장된 ‘스마트 초이스’의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사실 이 제품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기존 고압가스용기들에게 부착되던 안전밸브를 제품에 적용한 것이다. 현재 기존 일회용 부탄캔의 용기 변형압력은 1.3MPa. 이 제품은 변형압력의 약 80%인 1.1MPa에 용기의 내부압력이 도달하면 안전밸브를 통해 상승된 가스를 분출해 용기가 파열 압력까지 도달하는 것을 막아준다.

용기의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 용기 변형과정에서 가스를 먼저 분출해 용기의 폭발현상을 막는 RVR(Rim Vent Release)이나 CRV형 안전장치와 달리 용기 변형이 없이 가스를 분출한다는 점에서 기존 폭발방지형 부탄캔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다.

특히 스템 노즐부와 별도로 안전밸브가 설치되는 구조라 기존 대량생산 시스템에서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만일 휴대용 부탄가스가 위험한 순간에 스스로 꺼지게 만든다면 어떨까요?” 폭발과 화재를 모두 해결할 아이디어가 없을까하는 물음에서 만들어진 부탄캔 안전장치가 바로 OJC가 최근 출시한 좋은부탄이다.

이 제품에는 OJC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유로 차단식 과열방지밸브(Temperature Sensing Valve)가 내장돼 있다. TS밸브의 핵심은 안전핀이다.

정상적인 온도와 압력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만일 용기 내부의 열과 압력이 위험한 수준까지 상승하면 안전핀의 표면이 녹으면서 부탄캔의 유로를 막아, 레인지의 가스공급을 차단하는 것이 바로 이 제품의 특징이다. 여기다 좋은부탄에는 RVR까지 장착해 만일 가스공급이 차단 후에도 용기의 내압이 상승할 경우 RVR을 통해 용기의 파열을 막아, 최악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전장치 작동 후 연소기에 장착된 용기를 제때 제거하지 않을 경우, 과대불판 등의 잔열에 영향으로 용기내압이 급격히 상승 용기가 파열될 수 있고, RVR의 경우 작동에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후발주자가  한 발 앞서가는 안전기술

연간 2억 1000만관 이상의 제품이 소비되는 시장. 한해 발생하는 20여건의 사고는 1ppm에도 미치지 않는 작은 수치에 불과하다는 일부 제조사의 불만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항변이다.

또한 새로운 안전장치가 현재 발생하고 있는 모든 사고를 막아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안전장치를 부착한 제품들은 모두 기존 제품과 비교해 분명 우수한 성능과 수많은 고민과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또 불과 20여건의 사고로 4~5명이 죽고, 60여명 이상이 사고의 피해로 불구가 되거나 고통 속에 일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보다 안전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절대 멈춰서는 안 될 숙제이다.

현재 국내 출시된 안전장치를 부착한 부탄캔들은 모두 후발 제조업체들의 성과라는 점에서 국내 70%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1위 회사의 현실 만족은 정부 당국의 무관심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부탄캔 안전장치는 불 속에 넣어도 안전해야 한다.” 물론 안전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완벽한 제품을 위해 고민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제조사의 항변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어떠한 결과물이 없는 제조사의 항변은 결국 한낱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더욱이 이미 보편화된 기술과 현재 1등이라는 자부심만으로 안주하며 기술개발에 소홀히 한다면 결국 국내 부탄캔 업계는 빠르게 뒤쫓아 오는 세계시장의 경쟁에서 언젠가는 1등의 자리를 내놓으며 도태되는 숙명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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