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사용자, 고효율설비 수요 낮아
영세기업 많아…선투자로 리스크 커

[에너지신문] 에너지효율화시장 개척을 목표로 한전과 발전 6사가 총 3000억원을 공동출자해 야심차게 설립한 ‘KEPCO 에너지솔루션(주)(KEPCO ES)’이 사업 초기부터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창립 기념식을 갖고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간 KEPCO ES는 에너지 효율화시장을 활성화하고 신시장 개척을 통한 에너지 효율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전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한수원,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이 각각 250억원씩 총 1500억원을 출자했다. 특히 국가 뿌리산업의 에너지효율화 사업 추진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회사 설립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상황이다.

KEPCO ES의 에너지효율화 사업은 기술 및 자금이 부족한 에너지사용자를 대신해 KEPCO ES가 자금을 투자, 고효율 에너지설비로 교체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에너지절감비용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

하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인 에너지 사용자들이 비용을 들여 고효율설비로 교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 실제로 설비 설치까지 이뤄진 계약은 단 1건(군장에너지)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선투자 방식은 리스크가 크다. 사업추진 대상기업의 절반 이상이 직원수 10인 미만의 소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만일의 경우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같은 사업을 하고 있는 에너지공단의 경우 금융권과 연계, 투자비 회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으나 KEPCO ES는 이러한 ‘안전장치’도 아직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KEPCO ES는 한전과 발전공기업들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인만큼 공공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수익도 내야 하며, 기존 ESCO 사업자들로부터 영역을 침범한다는 오해도 받는 등 더 큰 어려움을 안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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