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UNIST 미래산업 전략 연구소장

[에너지신문] 다가올 미래에 큰 영향력을 주는 두 가지 변화를 말하라고 한다면 하나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사회 전반의 변혁이고, 또 하나는 전기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하급수적인 빠른 속도로 전개돼 생산뿐만 아니라 사회시스템 전반에 영향력이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될 부분은 바로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제조업의 미래다.

다보스 포럼의 기원인 세계경제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제조업의 미래(Future of Production)’ 분과위원회를 설립하고 다섯가지 주제로 글로벌 연구회를 발족했다.

이는 △생산에 영향을 주는 혁신기술 변화와 응용추이 △국가별 4차 산업혁명 활용도 비교검토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생산 미래에 대한 범국가적 비전 △글로벌 협력정책 △중소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안이다.

또 세계경제포럼은 2015년에 발간한 ‘전기의 미래(Future of Electricity)’ 보고서를 통해 전기가 미래의 에너지 활용에 핵심으로 등장할 것이며, 분산발전과 소비자가 자유롭게 전기를 사고 팔 수 있는 프로슈머의 등장과 그 역할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이러한 미래와 기후환경에 잘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보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 유연성을 기반으로 정책 입안자와 규제 제정 기관, 그리고 기업 투자자들의 공조가 잘 이뤄져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미래에너지 활용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앞으로 15년간 유망한 저탄소 전기에너지 기술들을 선택해 발표했는데 앞으로 5년 이내에 성장할 기술로 △태양광 △풍력 △제3세대 원자력 △초고압 스팀전기 △전기효율 향상기술을 꼽았다. 그리고 5~15년 뒤 기술로는 △에너지 저장 △이산화탄소 저장 및 재활용 기술(CCS/CCU) △차세대 원자로 △Bio연료 등을 꼽았다.

그중 태양광은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원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139GW의 발전설비가 설치 가동 중이며, 이중 2016년 한해만 66GW가 설치됐다. 연평균 9%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태양광 역시 발전용뿐만 아니라 건물 일체형(Building Integrated)과 자동차 일체형(Transportation Integrated) 등으로 발전해 향후 분산발전 정책과 병행한 로드맵이 구성돼야 할 것이다.

미국에 있는 한 글로벌 대기업이 박막 태양광 회사를 인수해 미국 모든 지붕을 태양광 전지 패널로 대체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술의 진척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윤전기로 신문을 찍어 내듯이 태양광 패널이 양산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반드시 에너지 저장 장치가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재활용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직도 고비용이 문제다.

대안인 나트륨 황전지와 리튬에어전지와 다른 형태의 전기 저장장치들도 연구되고 있지만 보다 혁신적인 전기 저장장치의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아울러 관련분야의 창업지원 등을 통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는 과연 어떤 형태로 갈 것인가? 다가올 미래에 우리는 깨끗하고 풍부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첫 번째로는 끊임없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적용으로 보다 경제성 있는 사업군을 형성하고, 선제적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R&D를 위한 R&D가 아니라 시장 진출과 테스트 베드를 지원해 시장 확보를 통한 실제적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 개발이나, 투자, 시장개척에서 솔직한 피드백으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기술개발들을 보다 냉정하게 재점검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전력 상황을 살펴볼 때 원자력은 무시할 수 없는 전력원이다. 지진에도 환경에도 안전한 소형 원자력 발전과 태양광, 풍력과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고 인공지능으로 제어하는 하이브리드형 전원전략도 이제는 고려해 볼 시점이 됐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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