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무분별한 자산 매각 및 헐값 매각 시도 중단하라"

▲ 부산 앞바다에 정박 중인 국내 최초 유일의 시추선 두성호.

[에너지신문] 국내 유일의 시추선인 두성호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에 한국석유공사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석유공사 노조는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원개발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에 두성호 매각이 포함된 것과 관련  9일 “무분별한 자산 매각과 헐값 매각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입장을 내놨다.

석유공사 노조는 “MB정부의 묻지마식 자원외교와 무리한 해외자원 개발정책, 저유가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석유공사가 물량 중심의 무조건적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라며 “두성호 매각이 현실화되면 30년간 석유공사가 쌓은 국내의 유일무이한 시추선 운영 경험과 기술이 고스란히 사장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석유공사가 보유한 자산 중 부실하거나 경제성이 전혀 없는 비핵심 자산 등은 매각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어디까지나 경제성과 전략적 중요성에 입각한 세밀한 매각 기준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성호는 1982년 한국석유시추(주)가 건조한 국적 시추선으로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 이후 한국이 직접 운영하는 시추선을 보유해 독자적으로 석유 탐사ㆍ개발을 위해 만들어졌다. 석유공사가 1994년 석유시추(주)를 인수한 이후 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핵심 사업분야였다.

두성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 중 한 글자인 '두(斗)'와 장군을 의미하는 '성(星)' 을 따서 이름이 지어졌다. 1998년 7월 한국 최초의 가스전인 동해-1 가스전 탐사시추에 투입, 한국을 95번째 산유국 대열에 진입시키는데도 한 몫했다. 시추 성공률이 51%로 세계 평균(30%)보다 훨씬 높아 ‘행운의 시추선(lucky rig)’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설계수명(30년)이 지나 선체와 설비가 노후화되면서 시추 실적은 줄어들고 보수 관리 비용 부담이 점점 쌓였다. 해외 자원개발 실패 등으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석유공사는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결국 두성호를 매각 명단에 올렸다.

이에 노조는 "단기적인 조업물량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두성호 매각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발상"이라며 "두성호를 대체할 제2의 시추선 건조를 추진하면서 위기에 빠진 국내 조선산업과의 동반성장을 꾀하고, 그 전까지는 두성호를 적극 활용하면서 재활용 방안을 찾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존폐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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