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환 경동나비엔 마케팅본부장

[에너지신문]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어조차 생소했던 ‘미세먼지’는 어느덧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주의해야 할 대상이 됐다. 기관지나 호흡기에 감염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심장이나 뇌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는 위험성 때문이다.

매년 심화되는 미세먼지 문제는 올해에도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통상 편서풍의 영향으로 중국발 황사가 유입되는 3~4월을 미세먼지가 가장 심해지는 시기로 보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연일 짙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이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세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해 한 번도 없었던 미세먼지 주의보가 세 차례나 발령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권고치를 넘어서는 날이 50일 이상이라고 하니, 정말 ‘미세먼지의 공습’이라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미세먼지는 주로 가스 상태로 나온 오염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성된다. 화학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 발생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는 이유다. 때문에 정부 역시 지난해 6월 경유차를 줄이고 친환경 차량 보급을 확대하며, 노후 화력발전소에 대한 폐기를 검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진행되는 다양한 노력은 반가운 요소다. 하지만 전기차나 수소차 등 대안으로 언급되는 요소들이 아직 기술적인 문제나 사회 기반 구축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상황 속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인다는 당면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면서 에너지 사용량까지 크게 줄일 수 있는 ‘콘덴싱보일러’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하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배기가스를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응축시키는 과정을 거치며 열을 흡수해 난방과 온수를 만드는 데 재활용하는 콘덴싱보일러는 대표적인 고효율 친환경 기기다. 일반 보일러에 비해 최대 28.4%의 가스 사용량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크게 낮출 수 있어 대기질 개선에도 크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유럽에서는 이미 80~90년대부터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각종 지원 제도를 통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급을 확대해 왔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콘덴싱보일러의 보급률이 90%를 넘어설 정도로 사용이 일반화됐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경동나비엔이 지난 1988년 아시아 최초로 개발해 선보였지만 아직 보급률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전, 월세 중심의 주거 패턴, 보일러에 대한 낮은 소비자의 관심 등 다양한 요소들도 영향을 미쳤지만,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에 뚜렷한 보급지원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부터 새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 사업’은 큰 의미가 있다. 그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정부가 처음으로 보급을 위한 의지를 보였으며 이는 다시 소비자에게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기기인 콘덴싱보일러의 장점을 알릴 수 있어 콘덴싱보일러 보급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콘덴싱보일러의 보급이 높아진다면, 가정 내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난방, 온수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저감과, 미세먼지 감소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점차 심화되는 미세먼지의 공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 개인이 모두 힘을 합쳐 전 방위적인 노력을 펼쳐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점차 미세먼지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안 마련은 물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실적인 돌파구 마련도 중요하다. 그간 우리 주변에 있었지만, 너무 가까이 있어 그 중요성을 몰랐던 집안 구석의 보일러를 주목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30년의 역사를 통해 기술적인 완성도를 가진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는 교체만으로도 즉각적인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미세먼지 문제의 ‘즉각적인’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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