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만 8천톤 규모 VLCC 3척 수주계약 체결
3조 규모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 건조 돌입

▲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

[에너지신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2800억원 규모의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정성립)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인 마란 탱커스(Maran Tankers Management)로부터 31만 8000톤 규모의 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 3척을 약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800억원)에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6m, 너비 60m 규모이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기준에 충족하는 차세대 친환경선박으로 고효율 엔진과 최신 연료절감 기술 등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2018년까지 3척이 순차적으로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충성고객인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이 위기상황에 빠질 때마다 지속적으로 발주를 해주는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자구안이 발표될 당시에도 LNG선 2척과 VLCC 2척을 발주했으며, 수주가뭄이 지속되던 지난 12월에도 LNG-FSRU 1척을 발주하는 등 양사는 깊은 신뢰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발주의 경우 지난달 14일 양사는 VLCC 발주에 대해 협의는 이미 마쳤지만,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방안에 따라 계약발효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방안을 면밀히 검토했고, 특히 P-플랜에 들어갈 경우에도 회사가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선박 발주를 최종결정했다고 대우조선해양 측은 전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1994년 첫 거래 이후 이번 계약을 포함해 총 92척의 선박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으며, 현재 총 18척의 안젤리쿠시스 그룹 선박들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루마니아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당사의 회생에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처럼 우리를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국민들, 정부, 채권단, 선주사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임직원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노동조합 홍성태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발전적이고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되는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최고의 품질과 납기준수로 선주의 신뢰에 보답하겠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선주에게 보내 이번 수주확정에 힘을 보탰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LNG선 2척, VLCC 5척 등 총 7척, 7억 7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 강재절단식에서 김장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오른쪽)과 샘 록스버그 TCO 부총괄이 강재절단기의 버튼을 누르고 있다.

◆ 세계 최초 쇄빙LNG선 ‘1호’ 북극해 빙해지역 시운전 선주 측 ‘만족’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초 쇄빙LNG선 ‘1호’ 인도로 조선업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초로 수주한 ‘쇄빙액화천연가스운반선’이 빙해 테스트를 비롯한 모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선주 측에 인도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 선박은 길이 299m, 폭 50m로, 17만 3600㎥(우리나라 전체가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의  LNG를 싣고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나갈 수 있는 ‘아크(ARC)-7’급 쇄빙LNG선이다. 얼음과 직접 맞닿은 선수와 선미 부분에는 일반 선박 강판보다 3배가량 두꺼운 70mm 두께의 초고강도 특수강판을 사용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해 11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떠난 후 지난 한 달간 북극해에서 실제 빙해지역 시운전을 진행, 성공적인 쇄빙항해 성능을 보여주며 선주 측을 만족시켰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야말(Yamal)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LNG선 15척 모두를 척당 약 3억 2000만 달러(총 48억 달러 / 한화 약 5조원)에 수주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쇄빙기능과 LNG 운반기능을 조합해 세상에 없는 쇄빙LNG선을 건조하는 동안 대우조선해양은 그간 축적한 수많은 설계 경험과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쇄빙LNG선의 성공적 건조를 위해 자동 용접로봇(Caddy)을 개발하는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이어왔다.

영하 52도의 극한에서도 모든 장비가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최적의 방한처리 기술과 전후 양방향 쇄빙 운항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360도 회전이 가능한 ‘아지포드 스러스터 (Azipod Thruster)’ 3기를 장착하는 등 상선분야 최초의 특수 추진시스템과 연료공급장치 등을 적용했다.

특히 LNG 탱크에서 발생하는 기화가스(BOG : Boil-off Gas)를 추진연료로 엔진에 공급하는 LNG 연료공급장치(FGSS : Fuel Gas Supply System)와 발전기에 가스연료를 공급하는 D-VaCo(DSME Vaporizer and Compressor)시스템 등 대우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고유기술을 적용해 친환경, 고효율 선박에 대한 선주의 요구를 완벽하게 실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북극해 자원개발이 활발해질 것을 예상해 지난 2008년부터 극지용 선박 연구개발과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이번 쇄빙LNG선 인도로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건조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알리게 됨과 동시에 극지용 선박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쇄빙LNG선의 성공적 인도로, 조선업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됐다”며 “남은 14척의 선박도 연속 건조의 이점을 활용해, 회사 경영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며, 이번에 인도된 선박은 오는 10월부터 북극항로를 통해 아시아지역 및 북유럽 지역에 LNG를 운송할 예정이다.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리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 강재절단식에서 김장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첫째 줄 왼쪽에서 세 번째)와 샘 록스버그 TCO 부총괄(첫째 줄 가운데) 등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ㆍ협력업체 ‘3년치 일감’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3조원 규모의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가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Tengiz Field)을 운영하는 텡기즈셰브로일(TCO)로부터 수주한 27억달러(3조원) 규모의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의 건조 시작을 알리는 강재절단식(Cut Steel Ceremony)을 지난달 28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갖고 본격적인 모듈 생산에 돌입했다.

텡기즈 유전을 운영하는 TCO(Tengizchevroil LLP)는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셰브론(Chevron, 지분 50% 보유)과 엑슨모빌(ExxonMobil, 지분 25% 보유)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본 회사의 투자자들은 카자흐스탄 유전 확장 프로젝트에 총 368억 달러(약 42조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 건조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 Final Investment Decision)이 확정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장진 대우조선해양 해양사업본부장(부사장)과 샘 록스버그(Sam Roxburgh) TCO 프로젝트 부총괄 등 양사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산 공정의 시작을 축하했다. 행사는 생산현장의 무사안전을 기원하는 안전기원제와 축하문 낭독에 이어 플랜트 건조에 들어갈 첫 철판을 절단하는 강재절단식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행사 말미에는 참석자 전원이 회사 정상화와 함께 안전, 납기, 품질을 강조하는 구호를 제창하며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건조를 결의했다.

이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는 텡기즈 유전 확장을 위한 유정제어 및 원유처리시설 등 생산모듈 89기로 구성돼 있고, 총제작 물량만 약 18만톤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는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업체의 해양플랜트 생산인력이 약 3년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물량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들 물량을 옥포조선소와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등에서 제작해 2018년 4월부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상세설계와 대형장비 구매, 현지 설치공사 등은 선주 측 책임하에 진행되며, 대우조선해양은 모듈 제작만 담당하게 되는 AFC(Approved for Construction, 건조담당) 방식 계약이다. 또 계약가도 공사 물량이 증가하면 연동돼 증액하는 방식이어서 기존에 턴키공사로 수주했던 프로젝트에 비해 손실 위험이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진 부사장은 “이 프로젝트는 최근 유가하락 등 위축된 해양플랜트 시장으로 인해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자재 업체와 협력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철저한 준비와 실행을 통해 회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텡기즈 유전은 현재 약 50만 배럴 수준인 하루 원유생산량이 75만 배럴로 약 50% 가량 늘어나게 된다. TCO와 셰브론 측은 공사 완료 이후 첫 원유생산 (First Oil) 시점을 202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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