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경주시는 원자력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여파가 아직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긴 하지만 한수원 본사와 월성 원전, 원자력환경공단과 중저준위 방폐장이 소재하고 있는 이 지역은 분명 원자력의 중심지로 불릴 만하다.

이러한 경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원자력 국제회의인 ‘2017 한국원자력연차대회’가 열렸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원자력연차대회는 국내외 원자력산업의 발전과 진흥을 위한 정보 교류를 위해 원자력 분야 현안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국제 행사로 지난 1978년 4월 29일, 고리 1호기 상업운전 개시를 기념해 1986년부터 매년 4월에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32회를 맞았다.

32년간의 역사 중 처음으로 경주에서 개최된 이번 연차대회는 대회는 정부와 한수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는 한편, 후쿠시마 사고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인 원전의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행사가 열렸던 화백컨벤션센터(HICO)의 접근성 때문인지, 아니면 모든 프로그램이 영어로 진행된 국제행사였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다양한 계층의 많은 이들이 참여한 ‘대중적인’ 원자력 행사는 아니었다.

원자력산업계 관련 산학연 관계자들이 모여 전문적인 발표와 토론이 이뤄진, 그런 자리였다. 물론 주제 자체가 대중성과 거리가 멀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유하고 논의한다는 본래 목적을 놓고 보면 충분히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경주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없었다는 점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안전성 논란으로 지탄받고 있는 지금의 원자력은, 보다 대중적이며 국민 친화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해에서는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를 구상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만약 원자력연차대회가 그러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면,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연례행사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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