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의원 "종합평가 꼴찌 롯데건설 1위로 둔갑 수주"
"발주처와 입찰자간의 담합 의혹 등 사법기관 조사해야"

[에너지신문] 중부발전 자회사인 군산바이오에너지가 추진 중인 200MW급 발전소 건설사 선정 과정에서 발주처의 인위적인 평가계수 변경조치로 종합평가 결과 꼴찌였던 롯데건설이 1등으로 둔갑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이훈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이 주장하고 나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훈 의원은 지난 6월 13일 일간 모 신문의 롯데건설 군산바이오에너지 발전소 건설 낙찰의혹에 대해 정밀 조사한 결과 발주처의 조직적인 개입과 불법적인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훈 의원에 따르면 군산바이오에너지 발전소 건설은 건설금액과 기술경제성 평가금액을 합산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종합낙찰제 방식으로 추진됐다. 발전소의 특성상 20년 내외 발전하기 때문에 기술경제성이 건설단가보다도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술협의를 거쳐 경제성 가격을 산출해 최종 낙찰자를 결정하는 제도다.

4차까지 진행된 기술경제성평가협의를 거치고 지난 4월 21일 최종 제출된 기술 입찰서 채점결과 롯데건설은 1등이었던 삼성물산보다 무려 1807억 정도 뒤져 종합평가 결과 입찰 참여 4개사 중 꼴찌였다. 타 건설사보다 약 700억원 정도 건설금액을 낮게 써 승부를 보려던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기술경제성평가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런데 4월 21일 이 같은 결과를 실무팀장이 양경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보고하자 그 자리에서 양 사장은 기술평가결과 격차가 너무 크다며 이를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이훈 의원은 주장했다.

담당 팀장은 경영진의 지시를 받고 4월21일 제출된 기술입찰서를 무효로 처리하기 위해 기동시간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5차 기술협의(4월 26~27일)를 거쳐 다시 기술입찰서를 제출해야한다고 건설사들에게 통보했고 4월 29일 다시 기술 입찰서를 제출받았다는 것.

당초 기술경제성 평가는 4월 20일 제4차 협의를 마치고 종결하고 이를 토대로 최종 기술입찰서를 21일까지 제출키로 합의하고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서명까지 받은 상태였다고 이훈 의원측은 밝혔다.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는 발주처의 재입찰 요구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군산바이오에너지 발전소 건설 기준변경에 따른 입찰순위 둔갑 현황> (단위 : 억원)

구분

입찰금액(A)

(건설비)

코스트 임팩(B)

기술경제성(C) (당초기준)

종합평가 금액

(4월21일)

(A+B+C)

순위

기술경제성(D)

(기준 변경 후)

종합평가 금액

(5월16일)

(A+B+D)

순위

변경

삼성물산

5,659

-194

-883

4,582

1

-196

5,268

4

롯데건설

4,793

-187

+924

5,530

4

+123

4,728

1

GS건설

5,313

+33

-245

5,101

3

-163

5,183

3

포스코

4,977

-140

+204

5,041

2

+236

5,073

2

 

이훈 의원측에 따르면 군산바이오에너지는 5차 기술협의를 마치고 다시 제출된 기술입찰서를 토대로 원래 잡았던 기술평가항목의 평가계수를 바꾸는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기술담당 팀장이 보일러 기동횟수를 당초 15회에서 5회, 3회로 바꾸는 방안 등 여러 케이스로 변경안을 만들어 5월 4일 최용진 본부장과 양 사장에게 보고했다. 양 사장은 이를 보고 받은 후 당일 중부발전에 사장과 부사장을 찾아가 입찰 관련 보고를 마친 후 군산 회사로 내려와 담당 팀장에게 기준 변경 케이스중 가장 격차가 나지 않는 안으로 바꿔 적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훈 의원측은 설명했다.

변경된 평가기준 중 순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기동시간이다. 기동시간은 보일러가 최고 출력을 내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다. 군산바이오에너지는 당초 연간 총 15회까지 발전소가 최고출력으로 발전하다가 셧다운 된 후 16시간 뒤 발전을 재가동해 다시 최고 출력으로 올라가는 시간을 기동시간 평가 기준으로 설정했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군산바이오에너지는 4월 21일날 제출된 기술입찰결과를 확인한 결과 롯데건설이 이 평가항목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기동 횟수를 당초 15회에서 3회로 5분의1로 줄여 평가하도록 기준을 바꿨다. 이 기준 변경은 건설사들에게는 비밀로 부처진 상태에서 밀실에서 이뤄졌다. 또한, 당초 셧다운 후 16시간 뒤 재가동 기준을 보일러 온도 400도씨에서 다시 재가동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변경했다는 게 이훈 의원측의 설명이다.

그 결과, 이 항목에서 기술평가 1등이었던 삼성물산과 롯데건설과의 격차는 당초 1180억원에서 76억원으로 축소돼 롯데건설은 무려 1104억원의 차이를 단숨에 만회해 건설가격이 합산된 종합평가 결과 꼴찌에서 1등으로 둔갑됐다는 것.

이훈 의원은 “조사결과 롯데건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기준을 바꾸고 기술입찰을 다시 재출토록 하는 등 입찰방해에 해당하는 불법적인 행위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훈 의원측은 또 다른 한편, 군산바이오에너지는 낙찰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기술 입찰서를 이메일 등으로 공개적으로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술입찰서에는 보일러 기동시간이 표시되기 때문에 입찰사들 간에는 절대적인 비밀자료이다.

그런데 군산바이오는 건설사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라고 요청했고, 기술입찰서가 들어오자 이를 자사 임직원 5~6명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앞서낸 건설사들의 비밀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입찰자들이 제출한 기술입찰서 도착시간을 보면 △포스코 4월 28일 16시16분 △삼성물산 4월 28일 17시17분 △GS건설 4월 29일 16시16분 △롯데건설 4월 29일 22시22분으로 롯데건설이 가장 늦게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훈 의원측은 설명했다. 만약 누구라도 의도적으로 앞서낸 입찰자들의 정보를 흘렸다면 뒤에 낸 입찰자들은 10여분 내에도 입찰서를 변경해 자신들이 유리한 방식으로 기술입찰서를 제출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

이에 대해 이훈 의원은 “기술입찰서는 정해진 시간 안에 비공개로 접수하고 건설사들의 확인 하에 동시 개찰해야 함에도 군산바이오에너지는 기본적인 공정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훈 의원은 조사과정에서 중부발전의 조직적인 개입의혹도 의심하고 있다.

중부발전의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군산바이오에너지 발전소 건설 사업에 자회사의 계약과정을 당연히 보고 받았을 텐데도 군산바이오에너지의 불법적인 기준 변경 등을 지시하거나 눈감아 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군산바이오에너지의 기술평가항목을 관리하는 팀장이 다종의 기준변경안을 보고한 5월 4일 군산바이오 양 사장은 본사 경영진을 찾아간 것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부발전은 이 의원의 조사과정에서 사장과 부사장 모두 계약과 관련한 내용을 전혀 보고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훈 의원이 군산바이오에너지의 임원들의 출장기록과 출장 사유를 보여주며 추궁하자 일반적인 계약관리에 대한 사항만 보고 받았다고 말을 바꾸는 등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여 왔다고 이훈 의원측은 밝혔다.

이훈 의원은 2주간의 조사를 마치고 지난 23일 산업부 우태희 차관과 김용래 에너지산업정책관을 불러 “중부발전이 왜 그렇게 무리수를 뒀는지 단순 개인비리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관련 조사보고서를 전달하고 산업부 감사를 요청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전 정권 시절 중부발전 ‘윗선’의 개입 등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검찰수사나 감사원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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