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8차 수급계획 전문가 토론회 마련
경부하요금 인상 필요...2차 에너지요금 높여야

[에너지신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경부하요금 인상을 필두로 한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시장 원칙이 반영되는 전력시장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력거래소는 20일 코엑스에서 8차 전력수급계획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새로운 GDP 산정방식에 따른 전력수요 변화와 이에 따른 에너지믹스의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 전문가들이 8차 전력수급계획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박호정 고려대 교수는 8차 계획을 계기로 전력수급계획의 근본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심층적인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수요관리수단을 통한 관리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장에 시장원칙이 충실히 반영되는 방향으로 전력시장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이는 스마트그리드와 소비자선택요금제 등의 선진화를 의미한다.

또 전기차와 같은 신기술은 스마트폰과 같이 초기에 완만한 증가를 거쳐 일정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전력수요 등을 감안해야 하며 신재생의 경우 설비 증가보다는 이용효율이 관건이라는 것이 박 교수의 견해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우리나라의 발전설비 증가는 1980~90년대 수요급증에 따른 영향이 있으나 증가분의 상당량은 1980년대에 설계한 전력요금제도에 기인한다고 봤다. 석광훈 위원은 “높은 설비비용과 긴 공기를 감안할 때 석탄화력과 원전은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관리수단으로서 한전의 전력가격 정책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공급과잉상황에서 수요관리수단으로 설계된 과도한 계절별, 시간별 요금제 지속이 국내 산업구조의 왜곡과 낭비적인 전력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특히 1차에너지(유류)보다 2차에너지(전력) 가격이 더 낮아지면서 산업공정과 난방부문에서 전환수요가 증가했고 제강, 시멘트 등 특정 전기다소비업종이 기형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을 맞았다. 즉 국내 전력수요의 상당량은 정상적인 경제성장의 결과가 아닌 특정 다소비업종의 기형적인 성장과 유류에서 전력으로의 전환수요에서 기인하므로 계시별 요금제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결론이다,

▲ 이날 토론회에는 산학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석광훈 위원은 신재생에너지 20% 달성을 위해서는 “보급정책, 전력시장개편 등도 필요하지만 공급가변성 화대로 인해 응동성이 우수한 전원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수발전, 배터리 등도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전력망 안정을 위해 신속한 출력조정이 가능한 대용량 전원이 필요한 만큼 가스복합이 가장 적합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윤기돈 녹색연합 前 사무처장은 7차 수급계획에서의 수요전망 적정성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의 7차 계획 수요전망과 실제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실제 사용량이 해마다 1.2% 내외로 감소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30년 실제 전기사용량은 수요전망보다 16%가 감소, 95.1GW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8차 수급계획의 수요전망보다도 6.8% 줄어든 것이다.

그는 전기요금의 정상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경부하요금의 인상을 강조했다.

한전에 따르면 경부하요금의 최저 가격은 52.8원/kWh로 산업용 전기 평균 판매단가인 107.11원/kWh와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금액이다. 경부하요금을 인상하면 심야의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윤기돈 사무처장의 견해다.

그는 “정부가 1차 에너지원보다 2차 에너지원의 전기요금을 더 높게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다면, 시장은 스스로 체질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3일 전력수요전망 워킹그룹은 새로운 GDP 전망치를 반영한 8차수급계획의 전력수요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2030년을 기준으로 최대전력수요는 7차 전력수급계획 상의 113.2GW과 비교해 11.3GW가 줄어든 101.9GW까지 줄어든다. 원자력발전소 1기의 용량을 1GW로 잡을 경우 11기의 원전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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