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스의류건조기 시장분석
가스의류건조기, 전기식 판매증가로 ‘일시정지’

[에너지신문] 유럽이나 미주, 일본 등 의류건조기의 보급이 이미 일반화된 해외선진국과 달리 대표적인 세컨드 가전으로 꼽히는 의류건조기 국내 시장은 이제야 출발선에 서있다.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맞벌이 부부가 일반화 됐고, 싱글족들이 증가하며 가사노동을 줄이기 위한 의류건조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세대 역시 의류건조기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최근 LG와 삼성의 의류건조기 판매량은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시장성이 검증되면서 해외 가전사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양상이다. 사용량 확대의 정점을 찍은 도시가스업계도 의류건조기 시장 확대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가스분야의 새로운 수요층이 될 것이란 기대다. 국내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산업용의 경우 20여개사가 경합을 벌이고 있고, 가정용은 LG전자와 린나이코리아가 시장을 양분하며 한일간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누진세 부담이 완화되고 효율이 개선된 전기식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을 맞고 있지만 SK매직, 대유위니아 등이 합류하게 되면 관련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최근 5년간 국내 가스의류건조기 수요를 중심으로 관련 기기시장을 분석했다.

▶ 의류건조기, 무서운 성장세

국내에서도 의류건조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의류건조기 수요가 급증한 것은 불과 1~2년 안팎이다. 생활환경 및 대기환경의 급속한 악화와 관련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 국내 대기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의류건조기를 찾는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주거형태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이전과 달리 밀폐식 구조가 증가하고 있고 기존 아파트 역시 베란다 확장공사가 일반화되면서 빨래를 실내에서 건조하기가 어려운 여건이 됐다. 여기에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비롯해 빨래 건조시 세제 잔류물 유해성에 대한 논란까지 가세하며 실내 공기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했다. 독신자 세대와 맞벌이 부부 증가, 딩크족의 출현 등으로 생활편의 가전의 수요증가도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의 확장을 거들고 있다. 다자녀를 둔 가정과 아이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에게는 이미 의류건조기는 가족의 건강과 가사부담을 줄여주는 워너비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해외의 경우 전기의류건조기가 일반화된 것과 달리 국내서는 초기 가스의류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6단계 최고 누진율이 11.7배나 부과되는 징벌적 누진제를 채택한 국내 전기요금 체계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지난해 전력공급부족사태와 누진세 폭탄 논란으로 관련 규제가 완화됐고, 효율을 개선한 저전력 전기건조기가 잇따라 출시되며 올해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정체 또는 일시 감소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1차 에너지를 사용하는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의류건조기 시장의 확대추세와 함께 꾸준히 동반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정·상업용 최근 6년간 11만 6천여대 공급

가정용은 양강체제·상업용은 춘추전국시대

▶ 가정용, 올해는 린나이가 웃다

국내 가정용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LG와 린나이가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며 한일간 자존심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가정용으로 10kg 용량 3개 모델을 판매중이며 현재 시장의 57.5%를 점유하고 있다.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은 일본의 린나이 제품이다. 린나이는 국내 법인인 린나이코리아를 앞세워 그동안 중소형 4, 5kg제품으로 시장의 42.5%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서자 일본내 생산 캐파를 증설하고, 최근 보다 경량화된 4kg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접수에 나섰다. 소형가전이 대세를 이루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대기환경 악화 등 국내 시장변화에 대응해 국내시장을 접수한 가스레인지처럼 가스의류건조기 시장마저 접수하겠다는 포석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6년간 가스의류건조기 검사현황에 따르면 국내 보급된 가스의류건조기는 상업용 6405대 가정용 10만 6720대 등 총 11만 3125대로 집계됐다.

가정용의 경우 LG전자가 6만 1379대를 생산하며 57.51%를 점유 했고, 린나이가 4만 5341대를 수입해 공급하며 42.48%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양사는 2012년 2832대, 2013년 4392대, 2014년 9631대, 2015년 2만 5395대, 2016년 4만 9491대를 생산하며 매년 2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만 4979대를 생산하며 생산량이 급감했다.

특히 올해는 LG전자가 7240대를 생산한데 그쳤으나 린나이의 경우 7739대를 생산하며 LG전자의 공급량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가정용 가스의류건조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2014년부터다. 2012년만 해도 2800여대에 불과했던 국내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매년 배 이상의 고속 성장을 해왔다.

특히 2014년에 들어서며 연간 1만대 시장으로 확대됐고, 지난해는 5만대까지 공급량이 늘어났다. 하지만 올 들어 전기의류건조기의 판매 호조에 밀리며 판매량이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과 달리 상업용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꾸준히 생산 및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가정용과 비교해 최근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현재 국내 상업용 가스의류건조시 시장은 (주)일렉트롬을 비롯해 (주)크린토피아, (주)유니룩스, (주)코인업 등 4개 업체를 중심으로 총 23개사가 경합을 벌이며 최근 6년간 총 6405대의 제품이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는 1318대가 공급됐으나 2013년 이후 수요가 급감해 2013년 395대, 2014년 802대, 2015년 934대가 공급됐다. 하지만 2016년에는 다시 공급량을 회복해 1749대를 공급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공급량이 1207대까지 증가하며 연말에는 판매량이 약 3000대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0년도 이후 전문세탁업체의 등장으로 일시적인 수요가 증가했다가 최근 들어 빨래방 등의 새로운 업종이 유행하며 관련제품의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누진세 완화와 함께 효율을 개선한 저전력 전기식 의류건조기가 잇따라 출시되며 판매가 감소한 가정용에 비해 상업용 가스의류건조기는 뛰어난 성능과 저렴한 건조비로 인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가스의류건조기, 앞으로도 ‘맑음’

의류건조기 시장의 확대는 마치 새로운 생활가전으로 김치냉장고가 등장했던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의류건조기의 다양한 장점이 많이 부각되며 가정의 필수가전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의류건조기를 사용하면 빠른 건조와 열풍살균으로 세탁물에서 쉰내가 나지 않는다. 또 1~2시간이면 빨래를 완전히 건조해 빨래를 털고 널고 걷는 노동력이 절감된다. 보풀과 먼지를 제거해 줄 뿐만 아니라 빨래가 뻣뻣해지지 않고 부드럽고 풍성하게 건조해 준다.

하지만 잘못 건조기를 조작할 경우 열풍온도로 특정 직물이 수축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역시 전력소모로 인한 전기료는 누진제가 완화됐다 해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원전폐지 정책에 따라 향후 강력한 전력수요 관리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고, 1차 에너지를 사용하는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설치의 불편 등 단점에도 불구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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