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봉 거창군 부군수

[에너지신문] 한동안 잠잠했던 미세먼지가 최근 대기정체로 인해 전국을 덮치기 시작했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남·전북 등지 미세먼지 농도는 70~100㎍로 올 가을들어 가장 높은 수치까지 치솟았다. 초미세먼지 PM2.5의 농도가 90㎍ 수준이면 매연이 가득한 터널에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세먼지대책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우리나라 공기질(Air Quality)이 전 세계 180개국 중 173위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그 주범으로 꼽히는 미세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 주위 사람들은 대도시나 중소도시에 출장을 가면 모두가 눈이 따갑고 목이 아프다고들 한다. 바로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입자지름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1/30 정도로 작아서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체내로 침투해 버린다.

사람의 몸은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신체적으로 감지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이 체계적 이론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은 무엇일까?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이 있지만 대부분은 일상생활과 교통, 산업 활동 등에 의해 발생하는 인위적 요인이 우세하다. 그 중 오존농도 상승에 따른 광화학 스모그가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광화학 스모그는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와 탄화수소가 대기 중에 농축돼 있다가 자외선과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발생된 오존이 상공에 정체된 상태다.

기온이 올라가고 자외선 강도가 높아지는 오후 2∼3시 경, 대기 중에는 오존농도가 급상승한다. 그 원인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은 차량운행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주목하고 있다. 고도경제성장의 결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90년대에 들어와 날로 증가하는 자가용 차량들로 거리가 붐빈다.

국토교통부 도로교통량 통계연보에 따르면 매년 증가추세에 있으며 2016년 일평균 교통량은 6만 8441대에 달한다. 서울시에서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후 경유차의 서울진입 운행제한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대도시에서는 지역별로 오존주의보가 빈번하게 발령되고 있다. 오존주의보는 대기 중에 오존농도가 시간당 0.12ppm, 경보는 0.3ppm 이상 올라가면 발령된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0.1ppm의 오존농도에서는 호흡기에 자극을 주고 0.3ppm의 오존농도에 노출되면 코와 목이 따갑고, 농도가 높을 때에는 급성기관지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운동이나 산책은 고사하고 장을 보러 가는 것조차 힘든 환경이 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건강을 위협하는 오존농도를 낮추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들을 할 수 있을까? 우선 대중교통수단 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자전거 전용도로확충과 자전거이용을 확대해야 한다.

천연가스 및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저공해 차량을 많이 애용해야 할 것이다. 자발적인 계몽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과 가까운 거리는 걷기와 자전거 이용을 확대하며 승용차 함께 타기 운동 등을 실천해야한다.

또한 운전습관을 개선해 불필요한 공회전, 급가속이나 급감속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기술 뿐만 아니라 교통공학적 접근을 통해 자동차가 운행하는 주행환경의 개선에도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차종별로 자동차에서 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 최적 속도가 있다. 또한, 주행환경이라 할 수 있는 교차로의 신호체계, 정류장과 횡단보도의 위치, 도로의 선형, 구배 등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또한 최근에 와서 과소비의 한 유형으로 지적되고 있는 고급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구매행태도 개선돼야 한다.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 이런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리는 이쯤에서 에른스트 슈마허(E. F. Schumacher)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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