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간 누출된 가스량 확인도 못해...인근주민 100분간 폭발위험 노출
공사 전 LNG배관 유무 확인도 업고 바뀐 배관설계도면 업데이트 없어

▲ LNG주배관 손상 부분.

[에너지신문] 지난해 12월 공사 중 LNG주배관이 폭발했지만 46분간 방치돼 인근주민들이 심각한 폭발위험에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창원 공업용수도 개량 공사를 하던 중, 지하에 매설된 한국가스공사 LNG주배관을 손상시켜 46분간 가스누출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관계 기관들이 보고하느라 우왕좌왕 하는 동안 주민들의 안전이 가스폭발위험에 1시간 40분 이상 노출됐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에 따르면, 2016년 12월 9일 창원 공업용수도 관리시설 개량사업공사를 하던 중 굴착공사자인 S기업이 지하에 매설된 LNG주배관을 약 15cm 정도 손상시켜 많은 양의 가스가 누출되면서 큰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어떤 위험이나 안전대피를 조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며, 사고가 실제 경남도청에 보고된 시각은 사고발생 후 1시간 40분이 지난 18시 10분에서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배관사고로 가스누출이 발생한 시점은 16시 31분이지만, 가스밸브 차단은 사고발생 후 46분경인 17시 17분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사고 당시 누출된 가스량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제출한 '경남 창원시 LNG주배관 손상사고 조사서'에 따르면, 가스압력으로 사고당시 누출된 LNG가 치솟은 높이는 약 10m, 치솟은 곳의 깊이는 2.9m였으며, 이로 인해 폭 4.9m의 웅덩이가 발생했다. 

사고난 웅덩이의 규모를 보면 고압상태의 많은 가스가 공기 중으로 손실된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보수공사를 위해 방산시킨 가스 손실량까지 합해 최종 370톤 규모의 가스가 누출다는 결론이다.

가스공사가 도면을 업데이트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공사 현장 도면의 도시가스 배관 매설깊이는 1.85m인데, 사고 발생 당시 매설 깊이를 측정한 결과 3.7m였다. 도시가스 배관 매설이후 추가적인 성토공사가 있었고 성토된 높이만큼 설계도면에 반영했어야 하지만, 가스공사는 그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설계도면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것이다.

현행 도시가스사업법 제30조의3에 따르면, 도시가스사업이 허가된 지역에서 굴착공사를 하려는 자는 굴착공사를 하기 전에 해당 토지의 지하에 도시가스배관이 묻혀 있는지 확인해 줄 것을 '굴착정보지원센터'에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S기업이 굴착전 가스배관 유무조회를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훈 의원은 “교차통과하는 LNG배관을 공사하는데 어떻게 법에 있는 절차를 무시할 수 있으며, 설계도면이 바뀌면 바뀐데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기본인데 어떻게 이런 기본적인 사항조차 지키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누출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인근주민을 대피시키거나 추가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민의 안전보호를 우선적인 고려했어야 했다”라며 “이런 조치를 위해 관련 기관들이 일사분란하게 합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늦게 조치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매번 재발방지책을 약속하고 매뉴얼을 개선한다고 했지만 정말 실효성 있게 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훈 의원은 “신속한 초동조치의 첫 번째는 보고절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안전과 보호를 염두에 두고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관련 기관들은 실질적인 업무협조와 대책마련이 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