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민연대, 겨울철 에너지빈곤층 실태 조사

[에너지신문] 우리나라 취약계층 297가구 중 15%인 46가구가 도시가스보일러 및 석유보일러 시설을 갖추고 있지않을 뿐 아니라 전기매트, 난로 등의 보조난방기기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시민연대는 '2017년 겨울철 에너지빈곤층 실태 파악을 위한 5차년도 조사'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부산, 광주, 대전, 경기(안산), 강원(춘천), 충남(천안), 경북(경주), 경남(창원) 등 10개 지역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총 297가구를 현장 방문해 1대1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항목으로는 △응답자 기본사항 △주거생활(난방시설, 단열상태) △난방기기 이용현황, 에너지복지정책 관련 사항 등 네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인 실태조사 대상으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는 54%(160가구), 차상위계층은 18%(53가구), 일반가구는 28%(84가구)였으며, 가구유형은 노인세대가 72%로 가장 많았다. 평균연령은 72세, 71~100세 연령대가 71%를 차지했다.

또한 조사가구의 주된 난방시설은 도시가스 보일러(46%)와 석유보일러(26%)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전기장판‧전기매트를 이용하는 취약계층 가구도 8%로 조사됐다. 조사가구 대상 중 15%(46가구)는 전기매트, 난로 등의 보조난방기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가구의 절반 이상(51%)이 도시가스 미공급으로 연탄, 석유, LPG 등을 주된 취사용 연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낡은 목재창호가 20%나 되었으며, 64%가 단열시트도 부착되지 않았다.

조사기간 중에 실외온도는 영하 4℃에서 영상 9℃로 전국 평균 1.3℃ 정도의 낮은 온도인 상황이었다.

아울러 2016년 기준으로 에너지 부족을 경험한 응답자는 14%였으며, 이들 중 80%가 한 달 동안 난방이 부족한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한 한파로 인한 건강 이상으로는 감기(57%), 관절염(35%), 신경통(17%)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응답자(297 가구) 중 61%가 한국에너지재단에서 시행하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대한 정보와 인지가 부족했다. 이로 인해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수혜받은 응답자도 17%(50가구)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 중 80%가 단열, 창호, 바닥 등의 주택개보수를 지원받았으며 고효율보일러 설치 및 교체는 16%로 나타났다.

또한 지원을 받은 응답자의 80%가 지원처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만족도는 평균 4점(5점 척도)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10%는 제대로 공사가 되지 않아 하자가 발생되거나 일부만 보수해 효과가 없는 등의 이유로 불만족으로 응답했다.

이외에도 ‘에너지바우처제도’의 경우 응답자의 62%가 인지하고 있었으며 인지경로는 지자체 공무원, 사회복지사를 통해 알게 된 경우가 74%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또한 조사 대상자 중 47%(139가구)가 에너지바우처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이들 중 실물카드 사용은 34%, 가상카드 사용은 66%로 조사돼 요금차감 형태의 지원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원받은 응답자의 42%가 4점으로 만족(5점 척도)하고 있었다. 이 중 15%는 높은 연료가격으로 금액 상향 조정이 필요하며 근본적인 난방시설개선 필요 등의 이유로 불만족으로 응답했다.

조사대상의 희망 에너지복지 정책(복수 응답)으로는 쿠폰·바우처 지급, 가격할인·감면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현물지급과 수혜대상자 확대도 다수 응답했다.

이밖에도 노인가구의 경우 위급상황 대비 제도 마련도 필요, 가족 중 수입이 있는 경우 대상에서 제외, 건물주 비동의로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신청에 어려움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올해 겨울은 연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어 취약계층에게 겨울나기란 더욱 혹독한 실정이다. 특히 지난달부터 등유(7.2%), 취사용 LPG(14.9%), 연탄(19.6%) 등 대부분의 난방연료가 인상됐다”며 “연탄쿠폰의 경우 추가지원이 결정됐으나 에너지바우처의 경우 이를 반영하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석유 한 드럼(200리터) 가격이 약 17만원 정도로 저녁동안에만 보일러를 가동해도 15일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는 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바우처 최대 지원금액은 3인 가구 기준 12만 1000원으로 올해는 석유 한 드럼도 구입할 수 없는 금액이다. 또한 사용기간이 내년 5월까지 늘었지만 가상카드(요금감면) 지원의 경우 당월 지원금이 남아도 다른 연료 구입에 사용할 수 없는 문제점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에너지빈곤층 감소를 위해 근본적인 주거환경 개선이 돼야하나 아직까지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대한 인지가 너무 낮아 적극적인 홍보와 제도를 연계해 추진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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