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그동안 수익 상승은 외부요인 때문”
연료비 인상 등 올해도 실적 하락 불가피 전망

[에너지신문] 지난해 한전의 수익률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올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6년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한전 실적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한전이 발표한 2017년 결산에 따르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대비 58.7% 감소한 4조 9532억원, 당기순이익은 78.9% 감소한 1조 50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 -1294억원, 순이익 -1조 2788억원으로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18분기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 한전의 주가도 2016년 5월기준 주당 6만 3000원에서 현재 3만 3000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같은 실적 하락의 주 원인으로는 계획예방정비 등에 따른 원전가동률 하락,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연료비 부담, 3조 5000억원 규모의 전력구입비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평균 유가는 44%나 상승했으며 유연탄은 31%, LNG도 12%씩 인상됐다.

문제는 올해 역시 실적이 호조될 만한 요소가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연료구입비의 경우 국제유가는 지난해부터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올해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연탄는 지난해 호주의 환경규제강화에 따른 호주산 유연탄의 공급장애로 석탄가격이 급등했으며 올해도 공급측면의 애로는 지속될 전망이다. LNG는 올해 인하 요인이 없는 상황으로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2016년 개편된 누진제로 인한 전기요금 수익 감소와 오는 3~6월로 예정된 노후석탄화력 일시가동중단(셧다운)도 한전의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특히 울릉도자립섬 조성, 전기차 보급 등 한전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신산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도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특히 한전의 100% 자회사인 한수원이 협력사들에게 배상해야 할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 일시중단 금액이 1351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자회사의 실적이 반영되는 한전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올해 758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간 한전의 수익 증가 요인을 ‘거품’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조환익 사장 취임 이후 2013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전은 2015~2016년 2년 연속 사상 최대 흑자 신기록을 경신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서울 삼성동 사옥 매각과 국제유가 급락, 사상 최대의 폭염에 따른 여름철 전기수요 증가 등 영업 외적인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지난해에는 이같은 외부 호재가 크게 감소하면서 한전의 ‘진짜 실력’이 드러났다는 것.

전문가들은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율 8.2%(4조 9000억원)는 정상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업이익율로 이 이하로 하락할 경우 전력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연료가격 상승으로 연간 2조 5000억원의 연료비 부담이 증가한데 이어 오는 4월부터 석탄 개소세가 인상(kg/6원)되면 한전은 연료비 5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올해도 한전 영업수지의 악화가 필연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올해도 국내에서의 실적 악화는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국 원전사업 등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재 비어있는 사장 자리를 빨리 채워야 하지만, 실적 하락이 시작된 시점에서 신임 사장이 오더라도 상당한 부담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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