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 리튬이온전지 음극소재 신기술 개발
기존 日 제품 대비 최대 50% 생산단가 절감

[에너지신문]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는 신소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장보윤 박사팀이 지난해 말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이온전지 음극소재인 산화규소(SiOx) 나노분말 제조기술 및 노하우 개발을 완료했다. 이 기술은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용량이 약 4배 높은 것이 특징으로 이를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하면 1회 충전에 5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제조시 kg당 2~3달러 수준의 저가 규소원료를 사용, 현재까지 유일하게 상용화된 일본 제품보다 최대 50%의 생산단가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연구원은 이 기술을 국내 모 중소기업에 기술이전하고 공동연구개발을 진행, 내년 1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주 공급처는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 및 리튬이온전지 생산업체다.

▲ SiOx 나노분말 제조장치.

●신기술의 개발 배경

우리나라는 글로벌 리튬이온이차전지 시장의 38%를 점유하고 있는 최상위권 국가지만 최근 중국(35%)이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특히 핵심소재인 음극소재(흑연)의 경우 대부분 일본,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기술개발은 기존의 흑연 대비 경쟁력 있는 새로운 음극소재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요구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에기연에 따르면 전기차의 경우 현재 가격과 성능에 있어 기술적 제약이 존재하며, 모두 전기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와 관련돼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자량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충전시간 및 주행거리에 있어 내연기관차량에 크게 밀린다는 평가다.

이러한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과 성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극용 신소재의 개발은 매우 중요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첨단나노기술 등 다양한 신기술이 연구되고 있다는 게 에기연 측의 설명이다.

●신기술의 특징 및 차별점은?

신기술 개발을 주도한 에기연의 장보윤 박사는 “저주파 유도전자기장을 이용, 특수제작된 슬릿도가니의 전자기장에 의한 용탕의 대류로 제조량을 극대화시켰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용량 리튬이온전지 음극소재에 적합한 품질을 갖는 SiOx 제조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대기압공정으로 반응가스 재사용을 통한 제조단가 절감도 주목받고 있다. 즉 고품질의 SiOx 나노 분말의 저가,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상용화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밖에도 생산규모 확장 및 맞춤형 음극소재 제조가 가능해 배터리 제조사에게는 매력적인 신기술로 각인될 것이 예상된다.

●기술 개발은 완료…양산만 남았다

에기연은 이미 지난해 기술개발 및 이전을 마치고 올해부터 양산화 과정에 돌입한다. 먼저 올해는 양산화 기반기술을 확보, 파일롯 수준의 생산시설 구축 및 시제품 제작을 목표로 잡았다. 내년에는 양산라인 구축 및 공정 최적화를 통해 시작품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이와 동시에 △음극소재 제품의 다각화 △양산제품의 검증 △품질안정화 등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장보윤 박사는 “기술개발을 통해 확보한 제조원가 경쟁력은 시장과 제품, 모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확보한 기술을 이용, 양산화가 이뤄지면 간단한 공정으로 제조원가를 현저하게 낮출 수 있어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SiOx 나노분말 제조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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