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자로 사퇴...무리한 신사업 추진, 이사회와 갈등
수상태양광 지지부진에 '인공태양광'도 내부 반발

[에너지신문] 주복원 한전산업개발 사장이 지난 3일자로 돌연 사퇴했다. 사퇴 이유는 무리한 신사업 추진에 따른 이사회와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복원 사장은 지난 3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임했다. 잔여 임기를 1년여 남긴 시점이다.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이유'에 따른 자발적 퇴사지만 사실상 임원 및 주주들에 의한 '해임'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복원 사장은 지난 2016년 취임 이후 국내외 수상회전식 태양광 건설 및 O&M, 태양광+ESS(에너지저장장치) 연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왔다. 발전소 운영정비 및 검침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주복원 사장은 취임 직후 ‘Sustainable Energy Innovator’를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의욕적인 신사업 추진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내부의 반발을 불러왔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수상회전식 태양광 발전사업의 경우 군산 빗물저수지(27MW), 일본 치바현 모바라(24MW), 베트남 이엔 바이 성 탁바 호수(500MW) 등 당초 계획했던 국내외 대형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가운데 화성 멱우·덕우저수지(5.67MW) 사업만 공사를 마쳤다.

이러한 가운데 필리핀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건설 등 회사 업역과 그다지 관련이 없는 사업에도 손을 뻗으며 내부 반발은 더욱 커졌다.

주복원 사장과 한전산업 이사회간 갈등의 시발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이른바 '인공태양광' 사업이다. 주 사장은 세계 최초의 플라즈마 핵융합 발전기(인공태양광)를 개발하겠다며 지난해 관련 기업과 협약을 체결하고 인력과 장비 도입을 위한 예산을 투입했다.

당시 이사회는 "주복원 사장이 현실성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 한다"며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여러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지난해 한전산업개발 대주주인 자유총연맹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고, 결국 무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 문제까지 불거지며 회사 내부 분위기가 더욱 악화되자 결국 이사회가 주 사장에게 사퇴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 사장은 임원 뿐만 아니라 회사보유금의 주주 배당 문제로 노조와도 갈등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달 한전산업개발 최대주주인 자유총연맹의 총재가 교체되면서 주복원 사장이 사퇴 의지를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경재 자유총연맹 전임 총재는 주 사장의 고교 선배로 한전산업 임직원의 반발에도 불구, 주복원 당시 한전산업개발 관리본부장의 사장 임명을 강행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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