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지난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113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초의 환경회의가 열렸다.

이후 UN 산하의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 Environment)을 창설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환경회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했다.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퇴치(Best Plastic Pollution)’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인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없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플라스틱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적이면서도 가공성이 뛰어난 플라스틱은 100년 남짓한 짧은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세계 각국은 비상이 걸렸다. 플라스틱은 석유를 주 원료로 하기 때문에 소각하거나 매립할 수 밖에 없으며 수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또한 해마다 13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돼 해양 생태계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은 육지에 사는 식물, 동물, 사람에게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수거된 플라스틱 중 극히 일부만 재활용 되거나 소각돼 폐기물 에너지로 재생산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쓰레기 매립지로 향한다. 완전 분해되기까지 10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은 물과 토양을 오염시킨다.

독일의 연구에 따르면 토양, 퇴적물, 담수에 함유된 미세플라스틱이 장기적으로는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육지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바다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보다 약 4배에서 23배가량 심각하다.

현재 플라스틱의 입자들이 전 세계를 떠돌고 있으며 약 3분 1이 토양과 담수로 흘러 들어간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5mm도 안 되는 작은 플라스틱 입자(미세플라스틱)로 분해되고, 그 후 0.1마이크로미터 보다 더 작은 플라스틱 입자(나노플라스틱)로 분해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먹이사슬을 통해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흡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플라스틱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일까? 모든 환경문제가 그렇듯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개인 등 사회 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1년까지 빨대, 면봉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10종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과 미국 뉴욕, 캐나다 밴쿠버 등에서도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일부 글로벌 기업도 플라스틱 퇴출에 동참하고 있다.

변화를 원한다면 익숙한 것들과 이별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 늘 하던 똑같은 방식으로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불편하지만 환경을 위해 일회용 커피컵 대신 텀블러를, 일회용 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것은 어떨까? 세계 환경의 날의 맞아 지구를 살리는 지혜로운 선택과 용기 있는 실천을 기대해 본다.

한편 유엔환경계획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12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한 공공미술을 선보이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500개의 수거된 페트병으로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표현하는 물고기 모형의 조형물을 제작해 오는 31일까지 서울시민청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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