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이사회 통해 결정…정책 후속조치
비용보전 관련 사항은 정부와 협의해 추진

[에너지신문]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를 공식 선언했다. 결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그대로 이행하게 되면서 노조 및 지역주민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수원은 1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월성1호기 조기폐쇄 및 천지·대진원전 사업 종결을 결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에너지전환 로드맵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이사회는 이에 따른 정부 정책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열렸다.

이사회는 월성 1호기는 강화된 안전규제 환경과 최근의 낮은 운영 실적 등을 감안할 때 계속가동에 따른 경제성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에서 조기폐쇄를 결정했다. 한수원은 이후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취득을 위한 후속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 경영현안설명회에 참석한 한수원 경영진들. 왼쪽부터 전휘수 부사장, 정재훈 사장, 전영택 기획부사장.

천지·대진 역시 경영상의 불확실성을 신속히 제거하고 지역주민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 사업을 종결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신규원전 사업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전원개발예정구역지정고시 해제를 정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부지 매입이 약 19% 완료된 천지원전의 경우 지정고시 해제 후 환매 또는 공매 등의 방법으로 토지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 측은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발생한 적법하고 정당한 지출비용의 보전 관련 사항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 추진하기로 했다”며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따른 직원들의 고용불안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에 이어 이날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는 이번 결정과 관련한 한수원 경영현안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에는 정재훈 사장과 전휘수 부사장, 전영택 기획부사장 등 핵심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발표된 직후 정부의 원전 정책에 따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신중히 검토했다”며 “국내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0.6%를 차지하는 월성 1호기의 폐쇄가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 사장은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인허가가 난 부분이 있고, 보다 면밀한 검토를 거쳐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이사회에서는 다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수원 경영진들과의 일문일답.

▲ 정재훈 사장이 경영현안설명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번 이사회 안건이 언제 올라갔나?

8차 전력수급계획 이후 계속 검토해왔으며 그 사이에 제3의 기관을 통한 경제성 검토 등도 병행해왔다. 경제성 검토 자체에 대한 자문도 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와의 정책적인 협의 하에 진행된 것이다. 때문에 합법적이고 정당한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결론 냈다.

14일 정부로부터 공문을 받았는데, 우리의 요청에 따라 합법적이고 정당한 손실에 대해서는 법규에 따른 조건을 구비, 보상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15일 이사회를 열게 된 것이다.

■ 보상에 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지역주민들에 대한 의견조율 부분은 양북, 양남, 감포 주민대표들을 만나 상의했으며 정부에서도 의견수렴을 했다.

보상 부분은 정부의 법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일단 하반기에 시행령 등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정부와 보상절차 및 규모 등을 면밀히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 금액에 대해서는 협의가 더 필요하다.

■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결정 당시와 현재의 경제성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은데.

월성1호기 수명연장에 관한 경제성 검토는 2009년에 이뤄졌다. 경제성 검토 후 보완 작업을 하던 중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했다.

1차 대책에 포함된 안전조치 내용을 반영한 상태에서 연장조치가 이뤄졌으며 그 뒤에 또 2차, 3차에 걸쳐 여러 안전조치들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이 이어졌다. 강화된 안전조치에 따라 비용이 크게 늘어 난데다 결정적으로 경주에서 지진이 났다.

따라서 안전조치를 이유로 오랜 기간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했다. 경주 지진 이후 가동률이 거의 40%대로 떨어졌고 지금도 정지 상태에 있다.

2009년 처음 경제성을 판단할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보면 발전원가의 경우에 120원, 판매단가는 60원 정도로 2배 정도 차이가 나 월성1호기는 이미 적자 발전소가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용률이다. 수명연장 당시에는 이용률을 85%로 전망했는데 최근 3년간 이용률 실적은 약 57%다. 참고로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이용률은 54.4%다.

■ 이미 영덕에 380억원의 정부 지원금이 지출됐다. 이를 다시 반환해야 하는 것인지? 또 선거 직후 신속히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영덕 지원금 문제는 정부에서 이미 결정했지만 총리실과 산업부에서 추가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수원은 사업자로서 정부와 협의해 지원할 부분은 지원할 방침이다.

경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을 한시라도 빨리 제거하기 위한 차원에서 계속해서 경제성과 안전성, 지역주민 수용성을 검토했다.

이번 결정에 따른 손실에 대한 보상 어떻게 할 것인가가 제일 큰 고민이고, 그것에 대해 정부와 계속 상의하다 최근에서야 합의점을 찾았다. 산업부에 공문을 우리가 보내고 답신을 받은 것이 어제였다. 만약 정부로부터 더 빨리 답을 받았다면 선거 전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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