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지지부진…러 국빈방문 계기 급물살 기대

[에너지신문] 최근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동안 지지부진 했던 동북아 슈퍼그리드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수퍼그리드(Super Grid)는 잉여전력을 상호 공유하는 국가간 대용량 전력망을 뜻한다. 이미 유럽에서는 36개국 400개 송전선로를 통해 국가간 전력연계가 보편화된 상황이다.

현재 북유럽 수퍼그리드, 남유럽 데저텍(DESERTEC), 동남아 아세안 파워그리드, 아프리카 Grand Inga 등이 진행 중에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80여개국 250GW 이상의 국가간 연계가 이뤄지고 있다.

▲ 동북아 수퍼그리드 개요.

한반도가 중심인 동북아 수퍼그리드의 경우 지난 2016년 우리나라와 러시아, 중국, 일본 간 4자 면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조환익 당시 한전 사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별도로 만나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과 달리 바다에 가로막한 지형적 불리함과 더불어 북한의 도발 등 정치적 여건이 맞물리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었던 것.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한-중-일과 몽골이 연계, 고비사막의 태양광 및 풍력을 통한 친환경 전력을 중국을 거쳐 한국과 일본까지 잇는 재생에너지 사업과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천연가스 및 수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러시아와 한국(또는 북한 참여)으로 연계하는 사업 등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나 이같은 이유들로 쉽사리 추진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춤하던 프로젝트는 최근 북한이 대화에 나서면서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이 참여할 경우 해저케이블 설치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성 확보에 매우 유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반도 정세불안을 이유로 수퍼그리드 구축에 미온적이던 일본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국가간 전기요금의 차이를 활용한 수익 창출 △역내 재생에너지 설비 공동 활용 △국가간 파트너십으로 지역정세 안정에 기여하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지난 22일 한전과 러시아 국영전력기업인 로세티는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양사 경영진,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러 전력계통 연계를 위한 공동연구 MOU’를 체결한 바 있다.

MOU는 한-러 간 전력계통을 연계하고 러시아 천연자원을 공동 개발, 활용하기 위해 양국 간 전력망 연계에 대해 함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울러 배전망 시범사업을 위한 공동연구도 포함돼 향후 한전의 배전망 기술 및 노하우를 러시아에 전수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공동연구로 전력연계의 기술성 및 경제성이 입증된다면 한·중 연계사업과 함께 한·러 연계사업도 추진에 탄력을 받으며, 동북아의 청정에너지 확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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