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석유수요 대체한다고 볼 수 없다" 단언
우리나라 석유화학 의존도 50%로 매우 높아

[에너지신문] 석유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석유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석유공사 개발동향팀은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미래의 석유, 대체 가능한가’ 리포트를 2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석유의 영향력은 우리의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인류의 생활 곳곳에 미치고 있다. 그러나 석유에는 ‘석유는 유한한 자원이니, 곧 고갈되는 것이 아닌가’, ‘신재생에너지가 석유를 대체할 것인가’, ‘전기차 배터리가 내연기 관을 대체할 것인가’와 같은 의문이 제기된다.

◆석유 글로벌 매장량 희망적…매장량 늘고 있어

리포트는 석유 글로벌 매장량에 대해 희망적으로 관측했다. 석유회사들이 미국셰일 등의 비전통 자원 뿐만 아니라 새로운 탐사기법, 원유회수 증진, 심해ㆍ오지 개발 등의 신기술 발전을 통해 매장량을 증가시켜 기술의 한계가 오지 않는 이상 Peak Oil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석유가 곧 대체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발전 부문에서 신재생이 석유수요를 대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발전에서의 석유 비중은 크지 않으며 향후에도 그렇다는 것. 신재생 발전은 석유보다는 석탄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 발전 자체가 가진 한계도 명확하다. 신재생 발전단가가 화석연료에 근접하는 것은 아직 요원하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조량과 풍량이 충분하지 않아 유럽과 북미보다 단가가 높은 상황이다.

전기차가 미래의 도로를 독점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기차의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의 보급은 승용차에 한정돼 있으며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또한 중국이 경상용차인 1톤 트럭 개발에 적극적이고 우리도 올해 1톤 트럭이 시판될 예정이지만 향후 보조금 없이 독자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1톤 초과 대형트럭은 내연기관의 강력한 폭발력을 요하는데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요인 중 하나다.

아울러 리튬, 코발트 등의 2차전지 연료광물의 지역적 편중이 심한 것도 문제로 꼽았다. 향후 전기차 사업의 성패는 2차전지 가격의 인하와 성능향상에 달려있음에도 리튬은 48%가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코발트는 51%가 콩고에 매장돼 있다. 정치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남미와 아프리카에 연료가 편중돼있으며 중국이 이들 공급의 50% 이상을 점유해 향후 수급이 불안정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의무판매제나 보조금 등 전기차 보급이 정부 정책에 기대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 미래의 불안요소라고 짚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이 모두 향후 보조금을 축소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국내는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이유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30%가 넘는다.

◆석유사용 줄이는 것, 한국의 현재 포기

리포트는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아 섬유, 플라스틱, 고무, 용제 등 대부분의 필수품들이 석유화학의 결과물이라며 우리 일상생활의 발전은 곧 석유화학의 발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첨단소재에는 석유화학제품이 필수적이다.

전기차, 드론, 우주항공 등 미래 수송수단의 개발에 있어서도 경량자재와 특수섬유복합재 등의 공급을 위한 석유화학 발전이 수반돼야 한다. 석유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도 석유화학의 도움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석유수요에서 산업원료 비중은 50%로 가장 높아 수송비중이 가장 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석유화학 의존도가 크다. 또한 우리나라의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액은 447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7.8%에 해당하며 석유제품을 포함할 경우 796억달러로 1위인 반도체 수출액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석유사용을 줄인다는 것은 석유산업을 포기하는 것이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현재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 리포트의 설명이다.

또한 IT와 반도체 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석유화학과의 시너지를 통해 미래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여건 하에 있어 석유화학을 더욱 육성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수요의 산업원료 비중은 2040년에 57%로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 구조상 우리나라는 석유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결국 석유화학 수요의 증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미래 산업의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중요성 커지는 석유, 인식 바로해야”

리포트는 2030년에는 전기차가 전세계 승용차 보급대수의 9%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노선에 불과할 뿐이며 중대형 수송 부문에서는 석유대체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의 경우 역시 단기노선에 보급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을 뿐이다.

오히려 석유화학은 미래의 주도 산업으로서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지며, 석유수요에서 석유화학의 비중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비중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석유화학의 육성이 더욱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리포트는 “석유는 미래에도 대체 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다. 절대수요가 증가할 뿐 아니라 중요성도 더욱 커진다”라며 “기후와 환경을 고려할 때 신재생과 전기차에 대한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하지만 석유에 대한 인식을 바로하고 석유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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