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지난 1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선동렬 야구 국가대표 감독이 이례적으로 증인 출석했다. 이미 문제가 불거졌던 2018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선발 의혹, 이와 관련된 부정 청탁, 비리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몇몇 국회의원들이 선 감독을 증인으로 불러 세운 것이다.

그러나 국감 직후 선 감독에게 의원들이 한 질의는 수준 이하였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의원들은 야구의 기본도 모르는 듯한 비상식적 질의와 함께 국감의 고질적 폐해(?)인 증인 말 끊기, 윽박지르기 등으로 일관하며 ‘전형적인’ 대한민국 국회 국정감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문체위 국감이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의원들 때문에 보기가 불편했다는 평이 대부분인 이유다.

이같은 의원들의 ‘알못 질의’는 에너지를 다루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불필요하고 전문성이 결여된 질의가 많았음을 상기해보면 더욱 그렇다.

국정감사 때 잘못된 질의를 한 의원들의 패턴은 정해져 있다. 먼저 질의 후 반응이 좋지 않으면 급히 다른 질의를 하는데, 대부분 본론과 크게 관계없는 지엽적인 질의들이다. 증인의 반박에 논리적으로 밀릴 경우 고성과 호통으로 마무리한다.

분야 특성상 야구보다 훨씬 중요하고 복잡하기에 더욱 더 전문적인 지식과 이해도가 필요한 것이 바로 에너지다. 때문에 날카로운 질의를 위해, 더 정확히는 창피함을 피하기 위해 국감 전 스스로 공부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의원 보다는 그의 보좌관 및 비서진들의 역할이 더 컸겠지만 말이다.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로 시작된 산업위 국정감사는 15일부터 산하 에너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올해 국감에서는 산업위 소속 의원들의 ‘에알못’ 질의는 더 이상 보지 않게 되길 바란다.

질의 후 싸늘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창피함을 무릅쓰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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