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업계간 영역 파괴현상 표면화

대성산업 충전소 LPG용기 직판 ‘포문’

판매업계, 시위 불매운동 등 강경대응


LPG용기 직판문제를 둘러싸고 LPG업계가 홍역을 앓고 있다.

대성산업 대구충전소가 지난 4월이후 음식점 등 LPOG사용량이 많은 상업용으로 공급되는 50kg LPG용기를 대상으로 직판에 나서자 판매업계가 판매물량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지난달 23일 대성산업 대성충전소 앞에서 LPG판매사업자 약 100여명이 시위에 나서고 불매운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는 등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는 것.

대구지역 충전소의 마진은 kg당 80원 안팎인데 비해 용기관리비가 30~40원에 달해 충전소의 실제 마진은 20~30원에 불과. 이에 반해 이 지역 판매소들은 kg당 600원 가량의 마진을 보고 있어 대성산업 대구충전소의 직판은 실적개선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충전소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대구 소재 LPG판매소는 대성산업 대구충전소가 직판에 나서면서 당초 판매금액보다 1~2만원 저렴한 8만원수준의 값싼 LPG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면서 수익이 감소하고 직판으로 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러한 LPG 용기 직판 문제는 대구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충남 서산지역에서도 발생하는 등 향후 타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판매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성산업의 직판문제에 대해 대다수 충전업계는 상황을 주시하며 지켜보는 상황이고 판매업계는 불매운동을 비롯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통해 직판을 철저하게 봉쇄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이번 대성산업의 직판문제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는가에 따라 향후 LPG산업의 유통구조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직판문제 불거졌나

LPG용기의 직판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 2009년 929만톤에 달했던 LPG 판매량이 지난해 915만여톤에 그치는 등 점차 감소추세에 있다.

특히 이중 충전 및 판매 등으로 유통되는 가정 및 상업용 LPG의 판매량은 2000년대 초반 250만톤에 이르던 것이 2008년부터 160여만톤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30%이상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전국 천연가스 공급망 사업이 본격화되고 도시가스로의 연료전환이 가속화되면서 LPG사용 가구수는 2001년 823만가구에서 지난해 650만가구로 그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LPG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LPG 충전 및 판매사업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결국 사업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률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LPG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사업자의 수는 증가하고 있어 결국 사업자들은 LPG 판매에 따른 마진폭을 올려 수익을 챙기는 형태를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2001년 kg당 약 220원의 마진을 보았던 판매사업자들이 최근에는 kg당 약 600원의 마진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결국 소비자의 가격불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충전사업과 판매사업으로 나눠져 있는 LPG산업의 유통 단계에서의 사업영역이 교란을 가져오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PG업계는 최근 LPG 수요감소로 인해 새로운 사업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LPG수입사는 석탄액화가스화,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에의 진출을 검토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치 못한 충전 및 판매업계의 탈출구는 제한적이다.

일부 지방 충전소들이 산업체, 음식점 등 LPG 대량소비처를 중심으로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고 LPG를 공급하는 벌크사업에 직접 참여해 줄어드는 LPG 소비량을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나마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충전소는 판매소를, 판매소는 충전소를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벌크로리를 통해 LPG를 판매하거나 용기를 통해 LPG를 공급하는 충전소와 판매소는 소비자 직판 경쟁에 곧바로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LPG업계간 사업 영역 파괴현상이 이미 표면화되어 있는 것이다.

깊어지는 갈등

이번 대성산업 대구충전소의 LPG용기 직판문제는 예고되어 있었다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성산업 대구충전소는 충전소를 운영하면서 약 5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태에서 거래하고 있던 판매소가 LPG용기관리를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가격을 싸게 제시한 다른 충전소로 거래처를 옮기는 현상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LPG 용기 직판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대성산업측은 충전소의 LPG용기 직판은 지식경제부의 유권해석에서도 가능하다는 답변이 나와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판매업계는 지난 8월 11일 대구조합에서 긴급 이사회를 갖고 대성산업 대구충전소의 LPG 용기 직판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포항, 안동 등 대성산업 LPG 충전소가 위치한 판매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충전대금에 대한 결제 거부는 물론 거래처 이동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구 북구청장을 면담하는 등 행정기관의 협조까지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10여개 정도에 달하는 대성산업 LPG충전소와 거래하는 물량을 다른 충전소로 이동시켜 경영에 압박을 주고 미수금 등 대금결제도 지연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업계의 협조를 얻어 대성산업 계열 충전소에서 가스 충전을 가급적 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유통구조개선 시급한 LPG산업

LPG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LPG용기 직판 문제는 LPG유통 사업자간 상호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로 이어져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LPG사업자간 과당 경쟁으로 인해 자칫 가스안전관리 소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LPG 용기 직판의 근본적인 원인이 물량 감소에 따른 수익감소에 있다고 볼때 LPG산업의 유통구조 개선이 또다시 거론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유통과정상 유류비, 인건비, 검침 및 안전관리비용이 상승한 것이 사실이지만 예전에 비해 마진폭이 크게 올라간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LPG산업이 하향세라고하지만 사업자수가 줄어들기보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동안 정부도 LPG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배송센터, 소형 LPG용기, LPG-LNG 균형발전 방안 용역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LPG업계간 이해관계 때문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경쟁 연료에서 가장 저렴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선택권을 누리길 원한다.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저렴하게 LPG 사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LPG 유통시스템을 정비해야만 LPG산업이 제자리를 지킬수 있을 것이다.

더이상 반목과 갈등속에서 LPG산업이 유지되기는 힘들다. 신규사업과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LPG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LPG수입사, 충전 및 판매업계 모두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있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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