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주 (사)민간발전협회 사무국장

2011년 현재 전체전력의 10% 담당

상승하는 전력수요 맞서 안정적 공급

▲ 박원주 (사)민간발전협회 사무국장
당초 국내 전력산업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발전 5사(남동, 남부, 동서, 서부, 중부)라는 걸출한 ‘선발투수’가 책임지고 있었다.

전력수급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한전은 1982년 1월 본격 발족되기 이전부터 국내 전력사업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왔다. 또한 한수원 및 발전 5사는 설비증설을 뛰어넘는 전력수요를 보이며, 국내 전력생산의 에이스로 전력시장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그만큼 국내 전력산업에 있어 한전과 한수원, 발전 5사의 입지와 영향력은 매우 컸다. 하지만 국내 전력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1980년 말에는 전력수급에 있어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는 전력공급차질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에 일각에서는 한전 이외의 발전설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활한 설비확충과 경쟁도입을 위해 한전 중심의 발전시장 구조를 다원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대안책으로 등장한 것이 민간기업의 발전산업 진출, 바로 ‘민자발전’이다. 민자발전은 1999년 ‘전력산업구조개편 기본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시장원리에 입각한 신규 발전소 건설이 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며 구체적으로 추진된다.

이렇게 추진된 민간발전사는 2011년 기준으로 현재 약 10%를 담당할 정도로 성장하게 된다. 이는 민간발전사들의 적극적인 증설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민간발전사는 전력산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당당히 전력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  광양의 포스코 LNG 인수기지 옆에 설치된 SK E&S의 발전소
▲민간발전사업 추진경과

민자발전 사례는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차례의 제한송전으로 설비확충이 긴급하다는 판단하에 동해전력, 경인에너지, 호남전력 등 3사가 설립됐다. 그러나 이들 민자발전은 한전과 수급계약을 통해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발전설비 과다현상이 초래되면서 동해전력과 호남전력은 각각 1972년, 1973년 한전에 인수됐다. 경인에너지는 추후 한화에너지로 사명이 변경된다.

실제적인 민간의 발전사업 참여는 1993년 ‘장기전력수급계획’에서 공식적으로 검토됐으며, 1995년 민자발전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됨과 함께 등장한다.

1996년 포항제철이 석탄화력 민자발전사업자로, LG에너지 및 현대에너지가 LNG 민자발전사업자로 민자발전에 뛰어들게 된다. 1998년에는 대구전력이 민자사업에 도전함에 따라 4개 사업자가 민자발전을 이끌게 된다.

포항제철은 1996년 포스에너지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환경오염 악화를 우려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포항제철은 이후 지분투자를 통해 발전사업 진출을 시도했고, 현재의 포스코파워를 인수하게 된다.

한화에너지(기존 경인에너지)는 한화그룹과 미국 에너지업체 엘 파소(El Paso)가 50%씩 공동출자해 인수하면서 한국종합에너지로 사명이 바뀌게 된다.

그간 추진해오던 사업을 통해 한국종합에너지는 2001년 인천에 대규모 복합화력발전소를 증설 완료하게 되고, 이에 1800MW의 발전용량을 보유한 발전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한국종합에너지는 2005년 7월 포스코(포철)와 코리아전력투자가 지분 50%씩을 각각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합작회사인 포스코파워로 사명을 변경하게 된다.

이후 포스코는 2006년 3월 코리아전력투자가 보유한 지분 50%를 전량 인수함으로 포스코파워를 자회자로 편입해 민자발전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반면 LG에너지는 충남 당진의 부곡지구에 500MW급 LNG복합화력 건설을 추진, 2001년 4월에 상업운전을 시작해 ‘최초’의 민자발전사업자로 등장했다. LG에너지는 2005년 GS가 LG에너지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GS EPS로 회사명을 변경하게 된다.

현대에너지는 1996년에 설립됐으나 발전소 건설사업에 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는 다국적 전력기업인 메이야파워컴퍼니(MPC: Meiya Power Company)가 인수해 메이야율촌전력으로 변경됐다.

현재 전남 순천 율촌산업단지 내에 525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2004년 7월, 2005년 7월 준공 완료했으며, 2007년 7월부터 정식 상업발전을 시작했다.

한편 대구전력은 흐지부지 민자발전사업을 포기하고 사업권을 반납했으며, 이를 SK가 광양으로 사업권역을 이전하면서 참여해 2004년 K-POWER로 발전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SK가 100%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포스코파워

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포스코파워 발전소는 국내 최대 전력 수요처인 수도권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40년간의 발전소 운영경험을 토대로 다수의 전문인력과 최고의 발전운영 노하우를 축적해오며, 발전용량은 3200MW로 민간발전사 중 최대를 자랑한다.

아울러 포스코파워는 1호기 2014년 8월, 2호기 2015년 1월에 폐지됨에 따라 1, 2호기 대체로 2015년에 (600MW급×2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포스코파워는 제철소의 부생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도 운영하고 있다. 300MW규모인 광양부생복합발전소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12월 종합준공식을 가졌다. 여기서는 28만4000kWh의 전기가 생산되며 이는 연간 7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9년 11월 인천 발전소내에 2.4MW급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준공했으며 연간 1만7000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2500톤 이상의 CO2 저감효과가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특히 설치된 BOP(Balance of Plant)는 포스코파워가 자체 생산한 설비다.

GS파워

GS파워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일환으로 2000년에 매각된 안양·부천 열병합발전설비를 인수해 그해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다 보니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다. 일반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열효율이 약 40%, 복합화력발전소는 약 45%로 알려져 있다. 반면 열병합발전소는 이보다 높은 고효율 운전이 가능해 45%는 전력, 35%는 열로 생산할 수 있어 종합적인 효율이 80%에 달해 같은 양의 연료를 사용하는 경우 2배 정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GS파워는 환경친화적 경영을 기본방침으로 대기오염방지를 위해 청정연료인 LNG 및 저 Nox버너를 사용함으로써 배출허용농도보다 훨씬 낮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고 있다.

안양, 부천의 사업소를 통해 총 900MW의 전력을 생산해 수도권 전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생산되는 열은 인근 지자체에서 생산되는 쓰레기 소각열과 함께 안양, 산본, 과천, 부천 신도시 및 주변지역 약 28만여 세대에 냉난방용으로 공급 중이다.

SK E&S

전남 광양 금호동 슬래그 매립장에 위치한 SK E&S는 SK와 BP의 합작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지난해 2월 SK가 BP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국내 발전사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비피 탕구(BP Tangguh)로부터 LNG를 직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안정적인 공급처의 확보는 SK E&S의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했다. 더욱이 광양의 포스코 LNG 인수기지 옆에 발전소가 설치해 LNG 인수비용도 최소화 시켰다.

SK E&S는 국내 민간발전사 중 최초로 한전과의 전력수급계약(PPA) 없이 자체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발전 경쟁시장에 참여한 상업(merchant) 발전회사다.

GS EPS

현재 충남 당진의 아산국가산업단지 부곡공단내 41만2500㎡(12만5000평)의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 중인 GS EPS는 2001년 4월과 2008년 3월 준공완료된 1, 2호기를 통해 1088MW의 발전용량을 자랑한다. 이는 인구 100만명의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또 지난 2009년 5월에는 2.4MW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155억원을 투입한 연료전지 발전소는 세계 최초로 폐열회수 설비를 적용해 효율을 높였다는 점이 특색이다.

발전효율은 일반 화력발전(35%)보다 높은 47% 수준이며, 열회수 장치를 통해 효율이 67%에 달한다고 GS EPS는 밝혔다.

현재까지 GS EPS의 총 발전용량은 1090.4MW로 향후 전력수요 증가에 맞춰 6호기까지 증설, 3000M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11일 3호기 건설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400MW 1기를 건설하는 3호기 공사에는 국내 최초로 60% 이상(LHV)의 높은 발전효율을 자랑하는 지멘스의 ‘H-Class가스터빈’이 시공된다.

1960년대 말 출범했던 민간발전은 1990년대 본격적인 태동기에서 2000년대 초반 암흑기를 지나 2011년 현재 제2의 중흥기를 위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출범한 한국민간발전협회를 중심으로 민간발전사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기존 민간발전사들은 후속호기 건설을 진행중이며 속속 신규 발전사업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5차 장기전력수급계획상 포스코파워의 인천복합 7,8호기(600MW×2)을 비롯해 STX의 동해민자 유연탄화력(500MW×2), 동부건설의 당진민자 유연탄화력(500MW×2), SK건설의 문산복합(800MW×1), SK E&S의 장흥복합 (800MW×1),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의 동두천복합(750MW×2), 포천파워의 포천복합 (750MW×2)이 포함돼 신규 민간발전사들이 속속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경기도 평택 오성면에 오성복합화력 건설공사를 착공한 평택에너지 서비스(대표 박영덕)는 2013년 1월에 833MW(가스터빈 183MW×3, 스팀터빈 285MW×1)를 준공할 예정이다.

SK그룹의 경우 광양발전소에 이어 SK E&S가 오성복합 착공에 이어 문산복합까지 장기수급계획에 포함됐으며 SK건설이 한국남동발전과 손잡고 문산복합 건설을 추진할 예정으로 포스코에 이어 대규모 민간발전그룹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부그룹은 충남 당진에, STX그룹은 강원도 동해에 국내 최초로 민자 유연탄화력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한국서부발전과 특수목적법인 (SPC)을 설립, 동두천복합화력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력수요에 맞춰 안정적인 전력 공급자로서 민간발전사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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