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디젤 택시가 드디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다.

지난 27일 클린디젤 택시는 국회, 정유사, 연구기관, 관련 협단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공식적으로 선을 보였다. 클린디젤 택시는 이제 과연 기존 LPG 택시 시장을 어느 정도 잠식해 들어갈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가스업계에서는 ‘디젤’이라는 공해연료 앞에 ‘클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 자체에 대해 매우 황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는 요즈음 ‘디젤’은 절대 ‘클린’하지 않다는 상식이 있는 한 수송연료 시장에서 별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하지만 이제 ‘클린디젤’은 정부의 연구과제 중 버젓이 친환경자동차로 분류돼 있으며 그 용어 또한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클린디젤 택시를 첫 선보이는 자리에서 주최측은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클린디젤이 LPG에 비해 두배 이상 연비가 뛰어나고, 환경경제성 또한 더 낫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시범운행’이 고작 10여일 동안 택시 5대를 대상으로 실시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신뢰성에 다소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계절, 운전자의 습관, 도로사정 등 다양한 여건이 반영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디젤을 이슈화하고, 친환경연료로써 부각시키는 데에는 소기의 목적을 이룬 듯하다.

국회까지 나서서 비싼 LNG나 LPG를 수입해 쓰지 말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디젤을 사용하자고 독려하고 있으며, 택시사업자들에게 연료선택권을 제공하자는 명분까지 내세우고 있다. 국회, 정유사, 관련 학계가 공동으로 연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클린디젤은 택시시장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환경부와 가스공사가 포기해 버린 장거리 버스시장의 수성은 물론, CNG에 빼앗겨 버린 국내 시내버스시장까지 다시 되찾으려할 게 분명하다.

정유사의 공격적이고 치밀한 전략에 가스업계가 다음번에는 무엇을 내주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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