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열원 히트펌프로 보일러 대체”
개발비 174억… 유럽 기술 확보 목표

총 3년의 사업기간이 걸리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온수기 기술개발 사업’이 1년여가 지났다. 이 개발 사업은 히트펌프 기술을 일본이나 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소형화해 가정용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174억3000만원으로 이중 정부 예산이 87억9000만원, 민간기업 예산이 86억4000만원이 쓰인다.

이를 통해 가정용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온수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개발 사업은 기계연구원 열유체시스템연구실의 김욱중 박사팀이 총괄해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핵심적으로 주관하고 있다.

김욱중 박사(53)를 만나 지금까지의 성과와 시장 파급효과 및 전망 등을 들어봤다.

* 고효율 히트펌프 냉온수기라고 하면 아직은 생소한데요. 개괄적인 연구 소개와 함께 이게 어떤 제품이 될지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하는 제품입니다. 그렇기에 이름에서 약간의 혼란이 있는 듯합니다.

한전 등에서는 이 제품의 난방기능에 주목해 ‘히트펌프 보일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통상 ‘공기열원 히트펌프’라고 칭합니다. 더 정확히는 영어식 표현인 AWHP(Air-to-water heat pump)라고 해야 적절합니다.

아직은 정확한 명칭 통일이 안 된 만큼 좀 더 쉬운 이름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종류의 제품 중 일부 대형화한 제품이 존재합니다. 이번 개발 사업의 가장 큰 관건은 소형화에 있습니다.
 
이 제품은 기존의 히트펌프와 달리 온수를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기에 가정용 가스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존 대형화한 제품의 온수온도는 섭씨 50도지만 가정용은 80도까지 끌어올리고 산업용 제품은 65도를 내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참여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이 제품을 다양한 실내기를 쓸 수 있도록 모듈화해 냉난방은 물론 급탕까지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차 연도에 냉매 R134a용에 쓰일 수 있는 인버터 압축기와 고효율 판형열교환기를 개발해 ‘가정용 냉온출수 하이브로킷’ 시제품을 제작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고온 Cascade용 용량 가변형 고효율 압축기와 제어기를 개발했습니다.
 
또 오일의 신뢰성도 확보했습니다. 이 1차 시제품을 지난해 12월 5~6일간 ‘2011 대한민국 에너지 R&D 종합성과 대전’에 출품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 한전에서 이 제품에 관심을 갖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한전은 이 제품을 축열식 냉난방 시스템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심야전기를 쓸 수 있기에 온수를 밤에 약 40% 물량을 데워놓았다가 낮에 쓸 수 있기에 한전이 설치비 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온수온도를 65도까지 올릴 수 있다고 하니 경제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존의 대형화한 제품에서도 65도까지 올릴 수 있지만 과도하게 전기가 소모되지만 지금 개발하는 제품은 같은 에너지로 더 많은 효율을 낼 수 있으니 이번 개발제품에 기대감을 갖는 것이죠.

 * 기존 일본 제품보다 10% 수준 끌어 올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나 에너지 절감에 효과를 낼 지 확실하게 와 닿지 않습니다. 예전 가정용 가스보일러도 기존 87%의 효율을 90%까지 올리는 국책 사업이 진행된바 있으나 실질적인 에너지 소비 비율에서는 미미할 것이라는 예견이 있었습니다. 겨울철 세 달간 난방비용으로 30만원을 쓰는 가정이 3%P 줄인다고 해야 1만 원 정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싼 구매 비용을 감안하면 1년에 1만원의 비용 절감은 도리어 손해가 됩니다. 이번 개발 제품의 10% 절감이라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한 가정에서 쓰이는 냉난방비용만 본다면 절감액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전체로 본다면 천문학적인 에너지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개발 사업은 에너지 절감과 함께 ‘기술력 확보’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일본과 유럽은 해당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없습니다. 이는 앞으로 새로 발생할 신기술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최고의 기술을 보유해야 더 진화한 제품 또는 다음 단계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기에 이번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 제품이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돼도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제품의 가격이 저렴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이 공기열원 히트펌프를 쓰려고 할 때 설치비를 포함해 어느 정도를 예상하십니까.

저는 연구자이기에 가격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기에 주관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적절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들리는 바로는 공사비를 포함해 가정당 약 600만원 수준이 되지 않을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 여건에 따라 제조단가가 훨씬 낮아질 수 있고, 사용할 전기가 충분하면서 탄소배출 문제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만큼 설치에 있어서 국가 보조금이 일부 지급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되면 가정에서도 큰 부담없이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 국가적으로 여름과 겨울철 전기부족 현상이 심각합니다. 지금 개발하는 제품은 전기를 쓰는 온수냉난방기에 속하는데 지금 같은 시기에 이 제품을 쓰는 데는 국민적 저항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2013년부터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3년까지 전기 수급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포천복합화력발전소 건립 등 발전설비를 증설하고 있기에 2014년부터는 전기수급이 훨씬 안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2014년이면 본격적으로 공기열원 히트펌프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이니 만큼 국민적 정서상에 전기 냉난방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마지막으로 새로운 히트펌프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아무래도 계획했던 개발 계획이 제대로 진행됐으면 하는 것이지요.

설정했던 데이터값이 제대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연주자이지만 항상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제품을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내는 만큼 관련업계의 관심도 차츰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공했을 때 초기 진입을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대정부 활동에 있어서 업계가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힘을 합쳐 제품을 개발하는 것인 만큼 필요한 부분에서는 적절한 기술공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치우치지 않은 연구에 임할 것입니다.


[김욱중 박사는...]

한국기계연구원 열유체시스템연구실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좁은 밴드에서의 파장별 회체가스중합법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에너지분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 이후 ‘축열식 히트펌프 설계 프로그램’ ‘중온용 열펌프건조기 설계 프로그램’ ‘가정용 콘덴싱 가스보일러 압력과 온도 측정 프로그램’ ‘소각로의 열교환기에 사용하는 냉각장치’ 등 20여 종의 특허 및 프로그램을 출원했다. 그 외 다수의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연구 내용을 싣고 각종 학술회에서 연구를 발표해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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