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사물에 몹시 놀란 사람은 비슷한 사물만 봐도 겁을 냄을 이르는 말이다.

최근 이 속담이 현실에서 그대로 재연돼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지난 10일 경남 창원에서 백령고개를 넘던 시내버스가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운전기사와 수명의 탑승객이 일제히 대피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버스회사는 재산상의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사고 발생 이후다.

언론매체의 보도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사고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기도 전에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번 사고를 CNG 폭발, CNG버스 폭발, CNG용기 폭발 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CNG버스가 마치 굴러다니는 거대한 폭탄이라도 되는 양 또다시 공포심과 경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정작 사고가 난 버스는 엔진과열 등의 이상이 추정될 뿐 CNG용기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결국 CNG버스는 위험하다는 선입견이 작용한 결과다.

이 같은 선입견은 지난 2010년 발생한 행당동 버스폭발 사고가 크게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고는 이견의 여지없이 CNG용기 폭발에 의한 것이다.

한번의 사고가 불러온 결과는 수년이 지나도 여전히 CNG버스는 ‘위험한 물건’이라는 인식이다.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사고가 CNG용기와 버스의 안전성을 다시한번 재고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