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시장 정점, 하락 가능성

2002년 설치 보일러, 대규모 교체 시기
조리기시장 정체… 소비심리 연구필요 

▲ 올해 가스기기 중 가장 큰 성장 가능성이 있는 품목이 '순간식 가스온수기'다. 지난해에 역대 최고의 수출량을 기록하고, 내수용 시장도 조금씩 커지는 상황이다.(사진은 경동나비엔 가스온수기 제조라인)
지난해 가스보일러 업계는 최고의 전성기였다.

지난 2007년부터 보일러 생산량이 97만여 대로 떨어지면서 생긴 불황에 대한 우려는 2008년 103만여 대 생산량 회복으로 안심했다.

2009년 생산량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103만대에 멈춰 이제 한국의 보일러 시장은 100만대 수준에서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했다.

새 전성기의 시작은 2010년부터였다. 그해 119만대로 거의 120만대 수준에 육박하더니 지난해는 133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의 생산량을 갈아치웠다. 이전 역대 최고는 2002년 128만대가 최고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에 또 다시 고도 성장기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지만 착오였음을 시인했다.

한 관계자는 “1990년에 수도권에 들어선 신도시가 기존의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변경하는 개보수시장과 기존의 보일러를 새것으로 바꾸는 교체시장이 몇 년간 크게 번성했다”며 “특히 고가의 기름을 써야하는 중앙난방의 산업용보일러를 없애고 도시가스를 쓰며 각 세대가 따로 난방하는 가스보일러로 교체하는 붐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중앙난방에 불편함을 느낀 소비자가 온수, 난방, 에너지 절감, 친환경 등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보일러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지역난방 수요가 증가하고 다양한 대체 난방방식 도입이 보일러 시장수요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최근 건설사의 구조 조정과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사태 등 건설경기의 침체가 깊어짐에도 가정용가스보일러 산업이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 가스보일러 생산량은 이미 정점을 찍은게 아닌가 하는 전망속에 130만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관계자는 2010년 수준인 115~120만대 수준이 되지 않을까 점치고 있다. 

올해 더 커질 개보수시장

2009년 이전 많아야 한해 3만여 대에 불과했던 개보수 시장은 올해 다소 커져 5만여 대 수준이 형성될 전망이다.

아울러 서울시가 지난 1월에 뉴타운과 재개발 대상지역에 대한 재건축에 제동을 걸면서 기존의 공동주택과 개별주택이 오래된 보일러를 바꾸게 되면서 대리점을 통한 교체시장이 크게 늘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한편, 정부가 내년까지 42개 지역에 도시가스 새로 공급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현재 공사가 진행되는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확대방안’은 당장 보일러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신규수요 창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일러 업체들은 새로운 도시가스 공급지역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기에 신규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력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낡은 150만대 보일러, 교체될까

지난해를 제외한 보일러 전성기는 2002년 전후였다. 이때 설치했던 보일러가 낡아 최근의 새로운 보일러 생산량 증가로 이어졌다.

통상 가스보일러는 7~10년을 쓰는 제품이기에 이때 설치한 보일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교체시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참고로 가스안전공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보급한 보일러 전체 수는 약 1200만대 수준이며 이 중 7년 이상 된 오래된 보일러는 15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150만대 수준의 낡은 보일러는 당장 교체해야 할 보일러기에 교체시장이 큰 폭으로 늘 것이란 진단이다. 

과당경쟁 그리고 채산성 악화

생산량이 증가한 만큼 업체 간 과당경쟁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올해도 가스보일러의 업체 간 가격경쟁이 치열한 전망이다.

업계는 “보일러 품질의 상향평준화로 소비자도 값싼 보일러를 구매하려는 현상이 늘고 있다”며 “보일러사가 제 살 파먹기 식으로 이러한 소비심리를 이용하는 측면이 있어 올해 제조사의 채산성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일러 제조사는 국가 정책적인 영향 등으로 효율이 높은 보일러를 대거 선보이며 이 제품들을 주력 모델로 홍보하고 있으나 지금처럼 저가 제품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콘덴싱보일러 등 효율이 높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도 가격 경쟁으로 이익 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가스온수기, 13만대 수출 전망

▲ 가스레인지는 시장이 정체돼 더 이상 규모가 커지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180~190만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사진은 동양매직 가스레인지 생산라인)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스온수기 수출규모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3분기까지 가스온수기는 4589만4000달러 상당을 수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3570만3000달러보다 28.5% 증가한 것으로 전년 전체 수출액 4588만5000달러보다도 많은 액수다.

2001~2007년까지 연간 수출액이 많아야 146만3000달러, 적게는 8만3000달러이던 것이 2008년에 1380만1000달러로 순식간에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매년 100~50%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전체 온수기 수출액은 55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해 10만대 이상을 수출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매년 약 25~30%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만큼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을 계속될 전망이다.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가스온수기 수출이 7000만 달러 수준에 13만대 이상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가스온수기 제조사는 북미 지역 전략제품을 특화해 성공했다.

한국산 ‘콘덴싱온수기’는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온수기 중 최고 효율인 98%의 효율을 기록해 에너지 절감과 배기가스의 배출 감소 효과가 뛰어나 미국인들도 놀라게 했다는 소문이다.

미국은 최근 고효율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세제지원 정책을 운용하면서 한국산 가스온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아시아 최초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보일러·온수기 분야 에너지스타 공인시험기관으로 지정돼 온수기를 미국에 수출하는데 걸림돌이 제거됐다.

에너지스타는 환경보호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미 연방정부 환경보호청과 에너지부가 고효율 에너지 제품에 대해 공인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러한 점도 온수기 수출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스조리기는 주춤, 선호도 연구필요

지난해 가스레인지는 195만8535대를 생산했다. 전년 194만457대보다 0.9% 증가한 수치로 큰 변동이 없는 품목이다.

또 가스오븐레인지는 지난해에 13만4722대를 생산해 전년 15만4797대보다 13% 줄었다. 2005년에 최고 25만5000대 수준을 생산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 가장 빠르게 생산량이 줄어드는 품목이다.

올해 가스레인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190만대 초반 수준이 될 전망이고 가스오븐레인지는 더 줄어 12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레인지는 포화상태라 교체 이외는 새로운 시장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가스오븐레인지는 한국의 식생활과 맞지 않은 이유 등으로 대체품(전자레인지, 전기레인지, 복합형 레인지)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제품의 디자인, 사용의 용이성 등을 고려해 가격은 더 낮으면서도 실용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으로 뚜렷해지기에 이러한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한 폭발적인 증가는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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