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이만열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경희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의 인터뷰를 봤다.

그는 한국에서 겪고 느낀 점을 담은 에세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하버드 박사의 한국표류기라는 부제로 에세이집을 최근 출간했는데 이 책이 요새 인기가 있는가 보다.

인터뷰 대화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다. 그는 韓國의 韓자는 매우 크다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서 한국은 지리적으로는 작지만 사상사적으로는 매우 위대한 나라이기 때문에 국격에 맞는 큰나라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제적 성장만큼 이성적, 제도적, 사상사적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그는 물질적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사상사적으로 우리가 자랑스러운 전통을 얼마나 계승하고 있는지는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무튼 그는 인터뷰에서 진지하고 겸허하며 남을 배려하는 전통을 오늘에 되살려 전세계의 모범이 되는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실천하는 나라가 된다면 진정 한국이라는 국격에 맞는, 전세계의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 순간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지금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기부문화와 관련, 전기에너지분야에서 색다른 기부운동을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한전, 가스공사 등 에너지 부문 공공기관들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많은 기부를 하고 있다.

그것말고, 쉽게 말해 전국민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부문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점이었다.

지난해 9.15 대정전 사고 이후 우리국민들은 비로소 전기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영하 20도가 내려간 강추위에도 국민들은 내복을 입고 가능한 한 전기난방기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바로 이거다. 전국민들이 현재 전기사용을 1%씩만 줄인다면, 그리고 한전과 약정서를 체결해 절약한 만큼의 전기요금을 기부한다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가진 것이 많아 잉여분을 기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내가 조금 손해보더라도, 힘들더라도 절약하고 아껴서 남을 돕는다면 그것은 가장 숭고한 도움이다. 아름다운 선행이다.

이렇게 해서 조성된 ‘절전기부금’을 에너지소외계층을 위해 쓴다면, 더 멀리는 에너지도움을 못받는 최빈국에게 지원한다면 진정한 韓국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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