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일러설비협회 박현관 상무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이 최근 많이 변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전력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더니 급기야 지난해 9월 15일에 순환정전을 해 온 나라가 한바탕 요동쳤다. 지금도 겨울과 여름철의 전력부족 현상으로 대형건물과 공공건물에 대해 실내온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으로 가스냉난방 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의 온돌난방을 변형한 ‘복사냉방’기술을 도입해 상용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 졌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온돌 표준안이 국제표준기구 기술위원회(ISO/TC) 회원국 투표에서 승인해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되고, 가스보일러는 더 효율이 높은 방향으로 발전해 콘덴싱보일러 보급정책이 국가의 중요 에너지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집밖에서 집안의 조명과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시대가 왔으며 각 전기·가스기기 제조사는 이에 발 맞춰 새로운 제품을 속속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지금 세상은 에너지문제와 함께 지구온난화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풍족하고 편리하다고 해 화석연료 사용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포스트 교토협약 체제가 시작되는 내년 이후로는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의무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에 관해서는 ‘고효율’ ‘저소비’가 앞으로 직면할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감축문제는 선진국의 에너지 사용, 경제구조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목표 설정과 이행방법을 둘러싸고 국가간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진국은 자기들이 감축하는 양만큼 개발도상국에 감축을 떠안기려 할 것이고, 개발도상국은 그 동안 선진국이 개발하며 지구 기후를 변화시킨 만큼 더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 사이에서 관망하지 않고 재빠른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제시해 새로운 에너지정책의 중심에 서야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이미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08∼2030)’을 수립한 바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후속 계획이 발표될 것이며 이에 대한 전 국민의 움직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유럽발 경제위기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우리나라는 실물경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몇 년간 호황을 이룬 가스보일러의 개보수, 교체물량이 어느 날 갑자기 썰물처럼 줄어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언제든 깊은 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설비업계가 준비해야 한다. 불황이 오고 있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여전히 무자격불법시공으로 많은 설비업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보일러판매점에서는 판매보다는 시공을 통해 이익보전에 힘쓰고 있어 설비인의 시름이 한 층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일러설비협회도 이러한 시대에 맞추도록 다양한 교육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예전에는 보일러만 교체·설비와 이에 대한 수리로만으로도 그동안의 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이제는 한계에 왔다는 생각이다. 소비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각종 매체를 통해 설비인만이 가진 지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기기의 편리함과 더불어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경향이 강해져 단지 보일러설비만으로 생업을 이어나가기 힘들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설비업 종사자는 다재다능하고 전문화된 기술을 보유해야 하며 서로 공조체제를 갖추어 협동해야 한다.

여기엔 협회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국보일러설비협회는 회원들에게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정보 제공과, ‘저탄소의 녹색성장의 선두주자’로 최전선에서 정격시공을 하며 에너지효율화를 극대화하고 안전하게 시공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세미나, 워크숍, 수련회,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선진적인 시공방법, 신기술, 신공법 등을 연구·발굴해 시공인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위기라고 하지만 달리 보면 이것은 기회이기도 하다. 당장 어렵다고 해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된다. 국민모두 담당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 국내외의 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해치면서 돌파구를 찾는다면 더 힘찬 도약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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