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기대하는 ‘한전’‧ 미수금 쌓이는 ‘가스공사’

[에너지신문] 올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 기조 속에서 천연가스 현물가격은 전년에 비해 하락했지만 천연가스 가격과 연동돼 있는 국제유가는 현재 80불 내외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러-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시장의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의 경우 에너지 원자재 가격 하락세와 올해 1월과 5월 두차례의 전기요금 인상 등에 힘입어 원가반영률 100%를 상회하면서 3분기부터는 분기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월 한전은 ㎾h당 132.43원에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여 소비자에게 138.83원에 팔았다. 전력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를 넘어서면서 10개월 연속 이어진 역마진 구조가 해소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누적된 적자를 모두 해소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가스공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원료비 연동제가 정상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상업용과 비교할 때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도입원가의 86% 수준이다. 역마진이 이어지면서 가스공사의 적자(미수금 증가)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 5월 16일 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를 1.04원/MJ 올려 한차례 요금을 인상했지만 연간 5000억원의 미수금 증가를 억제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민수용 도시가스는 원가 미만으로 판매되는 역마진 구조다.

이로인해 1분기 11조 6000억원에 달했던 가스공사 미수금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동고하저의 사용량을 감안할 때 10월 이후 사용량 증가에 따라 미수금도 급증해 연말까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같이 시세보다 낮은 가스요금 적용은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가 감소한다는 가격 매커니즘을 무력화시킬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과소비를 유도해 에너지 배분의 비효율을 야기한다. 아울러 고가의 현물구매를 유발하는 요인이 돼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게 뻔하다.

지금 쌓인 미수금을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미 정치화된 에너지요금 인상 논의가 쉽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원가 미만으로 판매되는 역마진 구조는 해소해야 한다.

민수용 도시가스는 동절기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을 위해서라도 하반기 한차례 더 요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두부보다 콩이 더 비싼 시장이 지속되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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