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KEPIC-Week, 착실히 준비 중”
세계서 통용되는 ‘Codes & Standards’ 성장

[에너지신문] 대한민국 전기산업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KEPIC(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 전력산업기술기준)-Week’가 올해로 20회째를 맞았다. 지난 20년 간 전력산업계 기술정보 교류 및 화합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해 온 KEPIC-Week는 오는 9월 5~8일 4일간 제주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다.

본지는 지난 2월 취임한 한상길 대한전기협회 KEPIC본부장에게서 취임 후 처음 맞은 KEPIC-Week 행사의 준비과정, 그리고 20주년을 맞은 행사의 의미를 들었다./편집자주

‘KEPIC-Week’에 대한 소개, 그리고 개최 목적은?

전력산업계 기술정보 교류와 화합, 협력 도모가 KEPIC-Week의 개최 목적이다.

지난 2003년 ‘KEPIC 주간행사’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KEPIC-Week는 1000여명이 참석하는 전력산업계 최대의 행사로 성장했다. 특히 참가업체 중 제조사 참여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KEPIC-Week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해외표준기관과의 정보교류다. ASME(미국기계학회)와 IEEE(미국전기전자기술자학회)는 KEPIC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표준기관이다.

이번 KEPIC-Week에서는 ASME Code-Week에서 주로 진행됐던 SDO(Standard Development Organization, 표준개발기구) 국제회의를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최한다. 또 합동강연에서 IEEE의 원자력 기기검증 제도를 국내에 소개한다.

취임 후 첫 KEPIC-Week 행사다.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본부장으로서 행사준비에 임하는 자세는 실무자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같은 대규모 행사는 참석자들의 안전이 제일 중요한 사항이므로, 행사장 측에 태풍 등의 기상악화를 대비한 특별한 주의와 관리를 요청했으며 협회 직원들도 비상 상황 시 대응방안을 준비 중에 있다.

행사 내용 측면에서는 과거 KEPIC-Week에 비해 워크숍, 세미나, 기술세션이 다양한 주제로 확대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난해 총 23개 세션이 운영됐는데 올해는 38개 세션으로 확대, 더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아울러 에너지기술평가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 워크숍 개최기관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올해 행사의 주제, 그리고 주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

2021년부터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화 리더, KEPIC’이라는 2030 KEPIC 중장기 계획의 슬로건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계의 신뢰와 세계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Codes & Standards(민간단체표준)으로 성장하는 것이며, KEPIC 사용자들의 현장 적용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로서 KEPIC-Week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올해는 최근 전력산업계 다양한 기술변화와 관심을 담은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먼저 원자력 분야에서는 △SMR 기술개발 워크숍 △원전해체 워크숍 △사용후핵연료 인수기준 워크숍에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

화력분야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 수소발전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 세션이 눈여겨 볼만 하다. 이밖에 소재부품 국산화 및 상용화 지원을 위한 가스터빈 블레이드 성능검증 기술개발 공청회도 예정돼 있다.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었다. KEPIC-Week의 방향성도 달라졌을 텐데.

KEPIC 본부는 전력산업계에서 요구되는 KEPIC의 개발 및 유지관리가 주요 역할이다. KEPIC-Week는 우리가 개발하는 KEPIC 현황 및 표준화에 대한 기술교류를 위한 소통의 장으로서 그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굳이 달라진 점을 뽑는다면, 원전 활성화 정책으로 인한 산업계 관심사를 빠르게 반영, 예년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최근 관심도가 높은 SMR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SMR 기술개발 워크숍과 차세대 원자력 표준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기술개발 워크숍은 2021년 첫 개최 이후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원전산업계에 SMR 개발 및 사업화 계획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 사업참여 계획수립을 지원하고, SMR의 개발 및 사업화 단계에서 적용이 필수적인 KEPIC 개발을 적기에 수행하기 위한 정보교류가 목적이다.

올해 처음 개최하는 차세대 표준화 포럼은 국가기술표준원 주도하에 SMR 관련 국내 기술을 ISO, IEC 등 국제표준에 반영하고 국제표준 선점을 목표로 하는 국제표준화 계획을 국내 국제표준 전문가 및 산업계와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포럼에서는 현재 국가기술표준원과 대한전기협회가 개발하고 있는 SMR 국제표준화 로드맵 초안을 포함, 현재 추진중인 ISO 및 IEC 국제표준 제안활동 및 계획을 공유하고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재생에너지 관련 내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

신재생발전설비 운영 및 기술 세션을 구성했다.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 7건의 신재생 발전설비 운영 및 기술에 대한 내용이 다뤄진다.

주요 내용으로 △스웨덴 구바버겟 풍력 발전사업 운영 현황 △태양광 패널 유지관리 방법 및 모니터링 △연료전지 발전 적용사례 등의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해외표준(ASME) 적용과 비교해 KPEIC으로 거둔 효과가 있다면?

KEPIC의 가장 큰 효과는 관계기관 및 실무자 간 의사소통의 효율화다. 한글로 된 우리의 표준을 적용하면서 요건 해석에 대한 의견일치가 쉽게 이뤄진 점과, 해석에 차이가 생겼을 때 전기협회에 우리말로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답변을 받는 것이 현장 업무시간을 혁신적으로 최소화됐다는 것이다.

사실 해외표준기관에 질의나 유권해석 등을 요청 시 수개월 소요되는 경우가 너무 많고, 회신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KEPIC 인증제도를 통한 국내 원자력 공급망 확대와 품질보증 능력 향상, 공인검사 서비스 제공, 교육을 통한 산업계의 코드 이해도 향상은 KEPIC이 거둔 효과라고 평가한다.

프로젝트 개념으로 보면, UAE 바라카 원전에 KEPIC을 전면 적용, 국내 기업들이 한전과 함께 기자재를 동반 수출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중부발전 신보령 1,2호는 1000MW 국책사업으로 우리기술 및 표준을 전면 적용한 첫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가스터빈 국산화 정책에 따라 블레이드 성능검증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저 제작사 중심의 가스터빈 시장에서 국내 산업계의 기술자립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10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내용은?

KEPIC 2030 중장기 사업추진계획의 모토는 ‘변화와 혁신성장을 통한 협력과 상생서비스 제공’이다.

주요 추진과제로 원전해체, 핵융합, 수소·암모니아 혼소, 가스터빈 국산화 등 신사업·신기술 분야 표준개발과 KEPIC 표준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합지침서 개발, KEPIC 신규 재료등재 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한다.

또한 해외 원전수출과 그에 따른 중소기업의 기자재 수출 지원을 위한 Code & Standards 대응 서비스, 국내기술로 개발한 표준의 ASME, IEEE 등재 추진 등 국제표준화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SMR 분야의 경우 글로벌 표준화 현황, 대형원전과 동일한 기술표준 적용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이 높다.

SMR에 적용되는 Codes & Standards는 기존에 발행된 KEPIC을 대부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신규 개발기술에 대해서는 KEPIC도 신규로 개발할 예정이다.

전기협회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SMR의 KEPIC 적용 연구를 수행했으며 올해 4월부터 KINS, 혁신형SMR 기술개발사업단 등 유관기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KEPIC SMR 소위원회를 구성, KEPIC 개발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경수냉각 SMR의 과도 및 사고등급 분류표준 등 15종의 신규표준 개발 필요성을 검토 중에 있으며 KEPIC-MN 등 기존 발행표준의 개정사항도 검토할 예정이다. 소위원회 활동현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SMR 기술개발 워크숍서 소위원회 위원장인 구경회 KAERI 박사의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국가기술표준원의 지원으로 SMR 국제표준화 과제를 수행중에 있으며, 국제표준 선점을 위한 로드맵도 개발 중이다. 국제표준화 로드맵 개발현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차세대 원자력 표준화 포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발간되는 KEPIC 내용에 변화는 없는지. 그리고 향후 풀어야 할 과제는?

총 26종의 신규 KEPIC을 개발 중으로, 그 중 16종은 올해 신규 발행된다.

기계 분야에서는 CANDU형 원전에 적용 가능한 일반요건이 개발될 예정이다. 2018년부터 캐나다 표준인 CSA를 참조, CANDU형 원전에 적용하기 위한 신규표준 4종을 발행하고 현장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가스터빈 및 주요 고온부품 국산화에 발맞춰 올해 가스터빈 블레이드 성능검증 표준도 발행된다.

방폐물 분야의 경우 산업계의 관심이 높은 이동형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계통 기준이 발행되고, 화재방호 분야에서는 기존에 발행되지 않았던 화력발전소 화재방호 기준을 신규 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발행된 표준들이 현장에서 잘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요즘처럼 기술 분야의 변화가 큰 시기에 KEPIC이 본연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변화에 적시 대응하는 동시에 다양한 연구 결과를 표준화해 그 내용을 국제적인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신재생 발전 분야의 경우 이미 개발된 ISO, IEC, KS 표준들과 어떻게 차별화해 KEPIC 고유 영역을 만들지도 고민해야 한다.

 

▣ 한상길 본부장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원자핵공학과(석사)

-한국수력원자력 기술전략처장/새울원자력본부장

-現 대한전기협회 KEPIC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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