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석주 기자
▲ 신석주 기자

[에너지신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2023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충전 인프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Charging Points per EV)는 충전기 1대당 2대꼴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를 보면, 전기차 강국으로 불리는 유럽(13대), 중국(8대)은 물론 세계 평균(10대)과 비교해도 크게 앞선다. 실제 우리나라의 전기차 충전기는 빠르게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20만개를 넘어섰다. 전기차 보급이 시작하던 2018년 대비 6배 이상 급증, 인프라 구축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전기차 운전자들은 여전히 충전소가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론상으로 충전기 1기당 2대꼴이면, 아무 때나 충전할 수 있는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그 이유는 바로 인프라 확장에 신경 쓴 나머지, 충전소 배치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 운전자 입장에서 충전소를 배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충전은 핸드폰 충전처럼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완속 충전과 자동차처럼 주행과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에 대한 적절한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정부는 충전기 구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밸런스를 놓쳤다.

IEA 보고서에 보면, 한국에는 고속 충전 인프라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8만 4000개소로 집계된 완속 충전기가 전체 충전기의 약 90%를 차지했다. 주행 중에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가 너무나 부족하다. 때문에 실제 운전자들은 충전기에 갈증을 느낀다. 전국에 18만개나 배치된 완속충전기도 주로 관공서나 대형마트 등 특정 장소에 배치됐다.

장시간 충전해야 하는 운전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이에 환경부는 올해 완속충전기 6만기, 급속충전기 2000기 등 전기차 충전기 총 6만 2000기를 적재적소에 구축‧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생활거점은 완속충전기로 고속도로 휴게소 등 이동거점에는 급속충전기를 배치, 균형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 운전자들의 니즈를 반영 ‘적재적소’에 충전소가 세워야 할 것이다. 목마른 운전자들에게 충전소가 ‘오아시스’가 될 수 있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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