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유통·주유소협회, 석유시장 왜곡·주유소 퇴출 역효과 초래

[에너지신문] 알뜰주유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도권 지역에 자영 알뜰주유소를 올해 안으로 10% 이상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에 따른 석유 위기 상황 발생이 발생하고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12월말까지 연장하면서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석유유통 및 주유소업계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탄소 정책에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량이 크게 줄고 있는데 카드 수수료 부담은 물론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에 일반주유소가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이 주요 이유인 셈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회장 김정훈)과 한국주유소협회(회장 유기준)는 23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수도권 지역의 알뜰주유소 확대는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석유유통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뜰주유소 확대가 유류가격 안정화보다는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간의 불공정 경쟁을 오히려 더 부추겨 석유유통시장을 더욱 왜곡시킬 뿐 아니라 일반주유소의 시장 퇴출을 부채질하는 반시장적인 대책이라는 강조했다. 

양 협회는 최근 석유유통업계가 그동안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으로 인한 주유소 간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야기된 전반적인 경기둔화 및 친환경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전례 없는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주유소의 평균 영업이익률(18년~20년)이 1.8%~2.2%로 전체 도소매업종 중 최하위 수준이며 주유소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유통업계의 열악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잇는 것과 달리 정부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고 있는 알뜰주유소는 숫자뿐만 아니라 판매 물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기준 전체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의 점유율은 11.9%로 성장했으며 판매량 점유율이 무려 20.9%에 달했다.

반면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에서 밀린 일반주유소들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한계주유소로 전락하면서 휴업과 폐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2011년 기준 1만2,901개소 대비 2022년 1만954개소로 무려 2,000개소가 줄었다.

지난 2011년 말부터 도입된 알뜰주유소가 전국 주유소의 12%(판매량 기준으로는 약 20.9%)를 차지할 만큼 성장한 배경에는 정부의 노골적인 시장개입과 차별적인 지원, 이로 인한 일반주유소의 몰락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알뜰주유소가 석유유통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있다고 석유유통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현재 알뜰주유소 공급 물량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정유사에서 저렴하게 구매한 후 일반주유소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알뜰주유소가 받는 가격은 일반주유소보다 리터당 평균 40~50원가량 저렴하다. 

유류세 인하 시에도 알뜰주유소는 일반주유소보다 먼저 공급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유통업계는 “정부가 고유가 대책으로 발표한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은 석유유통시장을 더욱 왜곡시키고 일반주유소의 시장 퇴출을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선택에 불과하다”라며 “결국 시장에서 알뜰주유소만 살아남게 돼 석유제품 유통망이 무너지는 부작용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기름값 인하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