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산업발전전략, 중형양수 국산화 ‘희소식’
11차 전기본 ‘WESS’ 반영 예정...기대감 고조

[에너지신문] 지난 몇 년간 재생에너지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출력 변동성과 원자력 등 경직성 전원의 효율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36년까지 배터리, 양수 등 ESS(에너지저장장치) 26GW 규모, 약 45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산업부가 최근 발표한 ‘ESS 산업발전전략’에 따르면 경제성 높은 장주기 저장장치로서 입지제약 극복 및 건설기간 단축을 위한 중형양수(50~100MW) 기술개발 및 보급 추진이 본격화된다. 세계적 수준의 양수설비 건설·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기, 수차 등 주기기 국산화를 통한 투자비 절감 및 해외진출 강화가 목표다.

한수원이 운영하고 있는 괴산수력발전소 전경(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괴산수력발전소 전경(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이와 함께 내년 발표 예정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100MW급 WESS(Water Energy Storage System)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국산화 기술개발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양수발전의 경우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발전기자재를 100%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기술자립을 통한 수력산업 생태계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국내기업 기술수준을 감안하면 양수발전은 마이크로(소형)-중형-대형 순의 단계별 국산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한수원은 자체 사업으로 1MW급 소형 WESS 핵심 기자재 국산화 기술개발 및 설계기술 국산화, 실증 플랜트 구축을 통한 마이크로 양수 국산화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진행한다.

현재 소규모 WESS는 B/C 0.5~0.7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따라서 산업부는 올해부터 제주지역에 ‘저탄소전원 중앙계약시장’을 개설하고 BESS(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입찰 및 총괄원가 보상방식을 도입, 경제성을 보완해주고 있다.

2025년부터는 육지에서도 시장을 운영할 예정으로 대상전원은 신재생에너지, ESS, 소규모양수, 동기조상기 등이다. 따라서 WESS는 정책, 기술, 경제성에서 충분히 타당성을 갖춰 국산화를 통한 기술자립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국산화 로드맵 ‘Step by Step’

수력설비 국산화 기술개발은 국내 기업의 기술수준 및 테스트베드 확보를 감안해 단계별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산화를 마친 유일한 발전기는 칠보수력 2호기(15MW)로 지난 2016년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2021년부터 화천수력 3호기(30MW)의 국산화가 진행 중이다.

까다로운 국산화 사업인 만큼 정부주도 R&D에 한수원의 테스트베드 지원 및 산학연 협업이 더해져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1단계로 2026년까지 중대형수력(30MW), 2단계는 올해부터 진행되는 마이크로양수(3MW 이하), 3단계는 20206년부터 시작되는 중소형양수(100MW 이하), 마지막 4단계로 2030년부터 대형양수(100MW 이상)의 국산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대형의 경우 노후수력 현대화 및 신규양수 사업과 연계, 100% 국산화 추진 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 ‘2023 대한민국 수력산업·학술 컨퍼런스’ 메인 행사 전경.
▲ ‘2023 대한민국 수력산업·학술 컨퍼런스’ 메인 행사 전경.

수력 산학연 ‘축제의 장’도 열려

한수원은 6~7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2023 대한민국 수력산업·학술 컨퍼런스’ 행사를 진행한다. 본 행사는 화천 3호기 현대화로 포문을 연 수력발전 기술 국산화 본격 추진을 기념하고, 수력산업 육성 및 중소기업과의 상생 실현을 다짐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수력 관련 산학연 약 500여명이 참여하는 종합기념행사로 꾸며졌다. 산업계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학계 행사인 ‘수력양수발전연구회 학술대회’, 그리고 연구계가 참여한 ‘수력발전 기술공청회’가 관심을 모았다.

6일에는 개막행사와 더불어 기술국산화 R&D 로드맵을 통한 수력산업의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한수원은 두산에너빌리티, 이투에스 등 8개사와 ‘30MW 수차발전기 및 보조기기 국산화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수력 국산제품 홍보 및 중소기업 판촉을 위해 마련된 ‘대한민국 수력발전 기술국산화 산업전시회’는 소재, 주기기 및 보조기기, 정비진단 등 27개 기업들이 참가해 자사 기술 및 제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이날 기술 국산화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해 포상도 수여됐다. 김은수 한국수력협회 부회장이 수력산업 활성화 공로로 한수원 감사패를 수상했으며 비스알, 신한정공, 아미텍, 엔텍코아, 태양전기, 인텍전기전자 등 수력발전 기술 국산화에 기여한 6개 기업이 한수원 사장상을 받았다.

이번 행사는 국내 수력산업 전문가·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 및 산업 동향을 공유하고 협업과 상생을 통해 국내 수력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 황주호 한수원 사장 등 주요 내빈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황주호 한수원 사장 등 주요 내빈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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