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재생 속도조절 기조에도 의지 보여
공공·민간·해외기업 연이은 시장 참여 ‘활기’
지난해 풍력설비 경쟁입찰 물량 대폭 증가
글로벌 풍력기업들, 韓에 대대적 투자 선언

[에너지신문]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가장 ‘핫한’ 에너지 분야 이슈로 해상풍력을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기대치에 비해 성장이 더뎠던 해상풍력 산업이 올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태양광과 달리 해상풍력의 경우 현 정부가 확대 의지를 천명, 다양한 보급 활성화 지원방안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도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에퀴노르, BP, 쉘, 오스테드 등 다수의 기업들이 한국 시장의 성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지속되는 고금리 등으로 인해 해상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송변전 설비 부족이 신규 재생에너지설비 진입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풍력업계는 “해상풍력은 탄소중립의 중요한 수단이자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라며 현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전 세계에서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입지를 견고히 해나가고 있다. 특히 지리적 여건과 경제적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잠재력이 충분한 에너지원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전경.
▲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전경.

국내 첫 ‘유틸리티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안마해상풍력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국내 최초의 500MW 이상 유틸리티 규모(Utility Scale)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서남 해안에서 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전남 영광군 안마도 인근 해상에서 추진되는 532MW 규모의 사업이다.

전반기 착공 예정이 예정된 이 사업은 오는 2027년 완공 후 여의도의 29배 면적에서 연간 약 14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안마 해상풍력은 국내에 청정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사업 지역인 영광군에 고용 창출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 및 공급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다수의 기업들이 안마해상풍력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SK에코플랜트는 안마해상풍력(주)와 해상풍력 운송·설치 사업(Foundations T&I Package) 우선공급계약(PSA, Preferred Supplier Agreement)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국내 기업 최초로 유틸리티 규모 해상풍력 운송·설치 사업 참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해상풍력 운송·설치 시장은 그동안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된 유럽을 중심으로 외국계 소수기업들이 독점해 왔다. 우리나라 기업이 500MW급 해상풍력 운송·설치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SK에코플랜트가 처음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상에서 제작된 해상풍력 구조물인 재킷(Jacket) 38기를 해상으로 운송, 바다에 고정 및 설치하는 사업을 수행한다. 14MW급 터빈 및 블레이드를 지탱하기 위한 재킷의 높이는 최대 74m, 무게는 최대 1850톤에 이른다.

현재 울산, 전남 지역에서 총 3.7GW 해상풍력 사업을 개발 중이기도 한 SK에코플랜트는 정유플랜트와 발전소 사업의 해저배관, 재킷설치 등 해상공사 및 엔지니어링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해상풍력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현재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다. 

국내 1,2위 전선기업인 LS전선과 대한전선도 안마 해상풍력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9월 LS전선은 자회사인 LS마린솔루션과 함께 본 사업의 외부망용(export) 대용량 해저케이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본격적인 사업 참여를 알렸다. LS전선은 케이블 제조, LS마린솔루션은 시공을 각각 담당한다.

대용량 해저케이블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유럽과 일본의 소수 업체에 불과하며 국내에서는 LS전선이 유일하다. 해저케이블은 해상풍력단지 구축의 필수 설비로 품질과 사업 수행 경험이 중요하게 고려되는데, LS전선은 이를 인정받아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공동으로 참여한 첫 대형 수주로, LS마린솔루션의 경우 지난 2011년 제주 2연계 해저케이블 사업 이후 단일 최대 규모 실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한전선도 지난해 10월 안마해상풍력 사업자인 안마해상풍력(주)와 해저케이블 우선공급계약(PSA, Preferred Supplier Agreement)을 체결, 대규모 해저케이블 수주의 물꼬를 텄다.

대한전선은 해상풍력단지 내에서 사용되는 내부망 해저케이블 공급 및 시공 일체를 맡는다. 내부망은 풍력 발전기와 발전기 사이, 발전기와 해상 변전소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로 단지가 대형화될수록 소요량이 늘어난다. 안마 해상풍력의 내부망 케이블은 수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남해 해상풍력 R&D 및 실증사업에서 해저케이블 납품·시공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이 안마 해상풍력 참여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게 대한전선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시험, 검사 및 인증기관인 뷰로베리타스(Bureau Veritas)도 지난해 안마해상풍력(주)와 품질검사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참여 소식을 알렸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뷰로베리타스는 풍력 터빈, 해상·육상 변압소 등을 포함한 모든 주요 구성 요소의 제작, 제조 및 설치 전 과정 동안과 프로젝트 전체 공급망 내에서 안마해상풍력을 대표해 품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 지난해 11월 한국풍력산업협회와 영국 Renewable UK 간 MOU 체결식에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부터), 박경일 풍력산업협회 회장, 댄 맥그레일 RenewableUK 대표, 케미 베드노크 영국 산업통상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 한국풍력산업협회와 영국 Renewable UK 간 MOU 체결식에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부터), 박경일 풍력산업협회 회장, 댄 맥그레일 RenewableUK 대표, 케미 베드노크 영국 산업통상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공·민간 모두 해상풍력에 눈 돌려

전 세계적인 에너지전환 붐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해상풍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해상풍력 보급 의지와 함께 재무위기 극복에 발벗고 나선 한전도 해상풍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해상풍력을 비롯한 대규모 신재생 발전사업에 한전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지난해 10월 총 408MW 규모의 한전신안1(KSA-1)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한전신안1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 서쪽 30km 해상에 408MW(17MWx24기)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전은 총 사업비 2조 6507억원 중 3796억원을 투자한다.

현행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을 직접 추진할 수 없는 한전은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SPC는 한전과 공동개발사가 각각 6:4의 지분을 투자, 전체 사업비의 25%에 해당하는 6327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75%(1조 8980억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주민이 사업에 투자, 수익을 공유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추진된다.

올해 SPC 설립 및 발전사업 허가 취득, 2025~2026년 기본설계 및 인허가(환경영향평가 등)를 수행하고 EPC 등 주요계약을 확정 짓는다는 게 한전의 계획이다.

이후 2027년 착공을 개시, 2030년 단지건설을 완료하고 2055년까지 25년간 운영하게 된다. 운영기간동안 예상되는 총 운영비는 1조 525억원(연간 421억x25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전력판매수익으로 충당한다.

본 사업이 추진되는 신안군 인근 해상은 연평균 8.1m/s의 우수한 풍황자원으로 해상풍력에 적합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통해 한전의 재무여건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8월 현대엔지니어링, LG화학,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의 4개 기업은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Equinor)와 추자도 인근 후풍·추진 해상풍력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후풍·추진 해상풍력은 에퀴노르가 추자도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각각 10~40km 떨어진 해역에서 1.5GW 규모로 건설,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국내 기업들은 풍부한 해상풍력 노하우를 가진 에퀴노르와의 협력을 통해 부유식·고정식 기술, 그린수소 생산 등 프로젝트 개발과 연결된 다양한 옵션 및 기회를 모색한다.

세계적으로 RE100이 기업 활동에 필수 요소로 인식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상풍력 참여가 늘고 있다. 글로벌 풍력전문기업인 에퀴노르와 대기업 간 협력은 향후 국내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풍력발전 점유율 1위 기업인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독일 에너콘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너콘은 베스타스, 지멘스가메사와 함께 글로벌 풍력 3대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육·해상 풍력사업개발정보 및 기술력, 개발경험,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그간 육상풍력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경주풍력(37.5MW) 태백가덕산풍력(64.2MW)이 상업운전 중이며 양양 만월산, 영덕 해맞이, 영덕 호지마을, 평창 횡계 등은 공사가 한창이다.

에너콘뿐만 아니라 베스타스, 지멘스가메사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풍력 메이저 3사와 끈끈한 파트너십을 자랑한다.

육상풍력사업을 통해 축적한 개발사업 역량, 그리고 해상교량의 시공 경험을 보유한 코오롱글로벌은 해상풍력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8월 400MW 규모의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본격적인 인허가 및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으로, 2027년 착공이 목표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육·해상 풍력사업을 통해 오는 2034년까지 총 1GW 규모의 풍력자산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한국뷰로베리타스는 지난해 11월 최근 안마해상풍력과 품질검사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 한국뷰로베리타스는 지난해 11월 최근 안마해상풍력과 품질검사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들도 주목하는 韓 시장

에퀴노르와 함께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1.6GW 규모 인천해상풍력사업의 허가권을 취득했다.

인천해상풍력 사업은 오스테드가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단지를 구축하는 최초의 프로젝트로 총 8조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발전사업 허가에 따라 오스테드는 인천해상풍력 1,2호로 구성된 총 발전용량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오스테드는 인천해상풍력 사업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건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전주기에 걸쳐 어업인과 주민 등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산업계의 해상풍력 공급망 참여 지원 및 녹색 일자리 창출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오스테드는 해상풍력 산업 초창기 시절부터 CS윈드, SK 오션플랜트, LS전선 등 국내 공급업체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오스테드와 함께한 국내 기업들이 오스테드의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을 위해 체결한 기자재 공급 계약은 약 3조원 이상에 달한다.

글로벌 종합에너지기업 bp와 해상풍력발전 기업인 딥윈드오프쇼어(Deep Wind Offshore)는 지난해 초 합작회사를 설립,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해상풍력 사업개발을 선언했다. bp는 딥윈드오프쇼어가 국내에서 개발 중인 초기 단계 해상풍력 사업에 합류하게 된다. 

bp 관계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총 발전량의 22%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 해상풍력 발전에 있어 선도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일로에 있는 bp 해상풍력 사업 확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한국시장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bp는 미국에서 총 1.7GW 규모의 육상풍력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5.2GW(지분 기준)의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해상풍력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bp는 독일 에너지기업 EnBW와 아일랜드해의 모건&모나(Morgan and Mona) 프로젝트, 스코틀랜드 북해의 모벤(Morven) 프로젝트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의 잠재적 총발전 용량은 약 6GW에 이른다.

또한 미국에서는 에퀴노르와 함께 동부 연안에서 ‘엠파이어 윈드(Empire Wind)’ 및 ‘비콘 윈드(Beacon Wind)’의 2개 프로젝트를 통해 최대 4.4GW 규모의 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딥윈드오프쇼어는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해상풍력 개발 및 운영 기업이다. 스웨덴 및 한국에 지사가 있으며 다른 많은 해외 시장에서도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주)해울이해상풍력발전은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인 해울이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지난해 12월 환경부 및 산업부에 제출했다.

이 회사는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인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가 투자하고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사인 코펜하겐 오프쇼어 파트너스(COP)가 개발 및 전반적인 운영 관리를 맡고 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서 제출은 울산 지역 내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들 중 최초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해울이해상풍력은 울산 동쪽 해역에서 1.5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사업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발전사업허가 취득 후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해울이해상풍력 관계자는 “해울이해상풍력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중에서도 최대 규모 중 하나”라며 “해상풍력 사업 전반의 생태계 조성과 함께 울산지역 관계기관 및 어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 오스테드가 추진하는 1.6GW 규모의 인천해상풍력 사업 위치.
▲ 오스테드가 추진하는 1.6GW 규모의 인천해상풍력 사업 위치.

정부 정책기조, 원전 다음으로 해상풍력?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부터 원전 생태계 복원을 선언하고 이에 정책의 포커스를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업계는 전임 문재인 정부와 너무나도 달라진 온도차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만 해상풍력의 경우 강한 육성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풍력설비 경쟁입찰에서 해상풍력의 선정물량이 1500MW로 대폭 증가했다(육상풍력은 400MW). 2022년 기준 육상·해상풍력을 합쳐 374MW를 선정한 것과 비교하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풍력, 특히 해상풍력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산업부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조성‧지원 등에 관한 지침’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 중이다. 개정안은 해상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허가를 기한 내 취득하지 못해 지정 해제되는 경우 심의를 거쳐 최대 2년까지 해제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지침은 집적화단지 지정일로부터 2년 내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하지 못하면 지정이 해제되는데, 해상풍력사업의 경우 인허가 및 주민협의에 오랜 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발전사업허가 취득 의무기간이 과도하게 짧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개정안에서는 통상적으로 대규모 집적화단지 개발이 인허가 및 주민협의가 첨예하고 장기화되는 특성을 감안, 발전사업허가를 미취득한 단지는 평가‧심의를 거쳐 최대 2년까지 해제를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해상풍력 사업 추진을 위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 사업은 주민, 사업자,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단지개발이 늦어지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력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공공주도 해상풍력 적합 입지발굴 사업’을 수행했다.

공공주도 해상풍력 적합 입지발굴 사업은 해양공간 조사를 통해 풍력발전기 설치에 적합한 입지를 발굴하는 연구로 2021년 군산시, 영광군을 대상으로 1차 사업을 완료했고 2022년 인천시를 대상으로 2차 사업을 시작, 지난해 사업을 마무리했다.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에 선정된 3개 지자체 해역을 대상으로 풍황자원을 측정하고, 사전 환경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최적의 입지를 분석했다.

특히 주민과 어민을 대상으로 해상풍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지역 선정에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사회 수용성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전력연구원은 경제성, 수용성, 환경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지자체에 제시했다. 군산 5개 단지 1.4GW, 영광 5개 단지 1GW, 인천 3개 단지 1.8GW를 도출, 입지 발굴을 완료했다.

전력연구원은 다년간의 연구로 확보한 기술과 경험, 공간정보 등을 기반으로 계통 수용성을 고려한 해상풍력 계획입지 기준선을 구축, 이를 해상 그리드 설계의 근거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해상풍력으로 인한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전력망 접속에 대한 주민 수용성 개선이 기대된다.

해외 풍력산업계와의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기간 중 한국풍력산업협회와 영국의 Renewable UK 간 ‘해상풍력 공급망 협업 양해각서(Wind Power Supply Chain Collaboration MOU)’가 체결됐다.

RenewableUK는 풍력, 파력 및 조력 발전 산업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을 담당하는 대표 협회로 현재 450여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내 재생에너지 보급 및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풍력협회와 RenewableUK는 굳건한 관계를 구축하고 한국과 영국 간 풍력 산업 무역증진 및 공급망 형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 양국 간 상호 투자 및 기술 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기업 간 프로젝트를 교류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영국은 2030년까지 해상풍력을 50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자국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 최대 26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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