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m/s 저풍속 발전 가능…발전량 1.8배↑
국내외 다수 인증·수상 이력…해외서도 관심

[에너지신문] 국내 한 중소기업이 블레이드 사이로 새는 바람을 막아 발전효율을 극대화한 신개념 소형풍력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에너윈코리아(주)는 기후 위기 극복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저풍속·고효율 풍력발전 특허기술을 적용한 ‘SAWT 풍력터빈’ 개발 및 전 세계 보급을 목표로 한다.

오영록 에너윈코리아 대표는 은행 부지점장 출신으로 2021년 풍력터빈 국산화 개발기업 대출업무를 통해 풍력발전기를 처음 접했다. 오 대표는 우리나라와 같이 연평균 풍속이 낮은 지역에서도 쓸만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저풍속 고효율 풍력터빈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 2012년 회사를 설립했다.

▲ 오영록 에너윈코리아 대표가 SAWT 풍력터빈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 오영록 에너윈코리아 대표가 SAWT 풍력터빈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바람이 새지 않는 날개’ 고안

기존 소형풍력은 낮은 효율과 빈번한 고장 등 신뢰성 문제로 인해 시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에너윈코리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SAWT(Symmetrical Airfoil blade Wind Turbine)’라는 신개념 풍력터빈을 고안, 원천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SAWT는 세계 최초로 대칭형 블레이드를 적용, 날개 뒤로 빠져나가는 바람을 최소화했다. 이는 같은 풍속에서 타 풍력발전 대비 더욱 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SAWT 블레이드는 기존과 다르게 날개의 폭이 넓고, 사선이 아닌 일자 형태로 디자인됐다. 이를 통해 저풍속에서 발전이 가능하고, 회전력이 강해 높은 효율을 시현할 수 있다는 게 오영록 대표의 설명이다.

오 대표는 “SAWT 터빈은 2~4m/s의 저풍속에서도 발전이 가능하고, 동일한 풍속 조건에서 기존제품 대비 약 1.8배 발전량이 높다”며 “블레이드 생산단가도 기존의 1/2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SAWT는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특허등록 이후 일본, 중국, 미국 등 4개국에 특허 등록을 마쳤다. 2020년 유럽 CE 인증을 취득했으며 올해 8월 KS인증까지 취득했다(3kW).

수상 이력도 적지 않다. 2021년 제13회 대한민국 환경에너지대상 금상(에너지공단 이사장상), 2022년 BIXPO 국제발명특허대전 대상, 2023년 제17회 녹색에너지기업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획기적 기술 기반으로 사업 확장 목표

에너윈코리아는 2024년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3kW 소형 제품을 시작으로 10kW, 50kW, 100kW로 점차 용량을 늘려 향후 최대 3MW급의 대형 터빈까지 단계적으로 개발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소형 풍력터빈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린 대형화 개발 전략으로 중소형과 대형 시장을 구분하는 투트랙(2Track) 전략에 나선다는 것. 시뮬레이션 결과 SAWT 풍력터빈은 5MW급 이상 대형에도 적용이 기능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은다.

구체적으로는 단기 경영계획(5년)과 중장기 경영계획(10년)으로 경영 로드맵을 구성했는데, 단기 계획은 3kW, 10kW, 50kW, 100kW 등 중소형 제품의 개발 및 상용화를 완료하고 미국, 유럽, 동남아 등 해외 현지생산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매출 2000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한다.

▲ 지난 2022년 BIXPO 국제발명특허대전에서 오영록 대표가 심사위원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 지난 2022년 BIXPO 국제발명특허대전에서 오영록 대표가 심사위원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중장기 계획의 경우 1.5MW, 3MW 등 대형 모델의 제품화,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 단계에서 해외 현지생산 법인 확대 및 글로벌 에너지그룹으로 도약에 성공,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한전의 50kW급 중형터빈 개발과제에 선정돼 이를 수행하고 있으며 발전사업용 1.5MW급 대형 모델 개발을 올해 중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많은 관심…시장 전망은 ‘맑음’

오영록 에너윈코리아 대표는 “아프리카와 같은 에너지 빈곤 지역에 보급, 오염된 물을 먹고 있는 많은 어린이의 생명을 구하고 온실가스로 인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를 구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신기술 풍력터빈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 대표에 따르면 기존 대부분의 풍력발전기가 연중 많이 부는 낮은 풍속의 바람에 쓸만한 전기를 생산해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SAWT기술을 고안하게 됐다.

▲ SAWT 풍력터빈 이미지.
▲ SAWT 풍력터빈 이미지.

저풍속 고효율 풍력터빈이 기후위기와 에너지안보, 식량 등에서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을 확신한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2~4m/s의 낮은 풍속의 바람에도 전기 생산이 가능하고, 기존 풍력터빈 대비 중소형은 35%, 대형은 21% 이상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로 주목받는다.

기존의 상식을 깨뜨린 신기술에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도 뜨겁다. 대만, 필리핀, 루마니아, 몽골 등지에서 수입 의사를 밝혀 무역거래 방식 등을 협의하고 있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유럽의 경우 러-우 전쟁으로 에너지안보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가정이나 마을 단위의 자체 전기 생산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소형 풍력발전기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오영록 대표는 “세계적인 흐름인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에너지 시대 도래에 대비, 우리나라도 ‘2050 NET ZERO’를 위한 정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확실한 제품으로 검증되기 전까지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자금 마련에 가장 어려움이 크다”며 “기업들이 원활하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지속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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