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기업’ 패러다임 전환…생활가전 영역 확장 
해외시장 판로 개척…‘K-보일러’ 해외열풍 진행중 

[에너지신문]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 1962년 미국의 과학 철학자 토머스 쿤에 의해 등장한 말로 새로운 기준으로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 통화 기능 위주였던 전화기가 메신저 전송 기능이 추가된 핸드폰으로, 다시 인터넷이 가능하고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다양한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폰까지 등장하며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보일러업계도 기존 업계 특성상 계절 특수성에서 벗어나 청정환기시스템, 온수가전 등 사계절 생활 필수가전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한창이다. 

고객의 생활 패턴이 변화하는 것에 맞춰, 회사의 방향성인 친환경 노력을 덧입힌 새로운 제품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 다가오는 2024년의 사업 방향 역시 여기에 맞춰졌다. 작은 의미로는 제품별로 사람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깨어 비즈니스 효과를 꾀하고, 나아가 전통적인 보일러 기업이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 글로벌 생활가전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중국 2023 국제위생 및 냉난방 공조전시회에 참가한 귀뚜라미.
▲ 중국 2023 국제위생 및 냉난방 공조전시회에 참가한 귀뚜라미.

겨울 브랜드 이미지 탈피 ‘온수·숙면매트’ 난방토털 솔루션

그간 보일러는 전통적으로 ‘겨울철 대표적인 난방설비’로만 인식돼 왔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현상에 따른 겨울철 평균 기온 상승과 건축 단열재의 성능 강화로 보일러의 난방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부수적인 기능으로 여겨져 왔던 온수가 계절과 관계없이 사용되며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 보일러 제조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3.4%가 보일러를 구입할 때 ‘온수’ 기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에너지 사용 절감을 골자로 한 국내 에너지 정책 또한 보일러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2021년 2월에 발표된 제3차 건축정책기본계획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건축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2023년 1000세대 이상의 주거용 건축물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30세대 이상으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에너지 절감 차원의 단열 기술은 계속 강화되고, 보일러의 난방 기능 사용은 점점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실내온도를 전체적으로 관리했던 기존 난방 방식에서 각방 온도를 달리 제어하거나 숙면매트를 사용하는 등 사용자별 난방 활용 패턴이 다변화되고 있음도 난방 활용 감소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보일러업계도 보일러를 사계절 생활가전 이미지로 변화시키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를 사계절 온수가전으로 전환했다. 평소에 온수를 쓰면서 불편했던 점을 기술로 승화시켜 차별화된 온수 기능을 갖춘 보일러를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동시에, AI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 가전으로 진화를 통해 더욱 쾌적한 난방과 온수를 선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비엔 콘덴싱 ON AI’다. 나비엔 콘덴싱 ON AI는 온수 기능을 대폭 강화시킨 제품으로 온수 사용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 대표적인 ‘온수레디 시스템’은 온수 사용 전 ‘퀵버튼’를 누르면 수전을 통해 10초 이내로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온수레디 밸브’가 배관 내의 찬물을 미리 데워주는 원리인데 기존 보일러와 비교해 93% 이상 시간이 단축된 상황에서 온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

나비엔 콘덴싱 ON AI는 환경적으로도 탁월한 가치를 선사한다. 기존의 콘덴싱보일러와 마찬가지로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과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온수가 나오기까지 대기 시간이 줄어드니 버려지는 물의 양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보일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시도를 AI시스템을 접목, 스마트폰 앱(나비엔 스마트)으로도 난방과 온수 온도를 조절하고 예약 난방까지 제어할 수 있다. AI 분석을 통해 사용자 생활패턴에 맞게 온수를 자동 공급해주는 등 ‘스마트’한 변화를 더해준다. 아울러 주기적인 업데이트로 신규로 추가되는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대성쎌틱은 기본적 기능인 난방·온수 기능과 고장 방지를 강화한 DNC3 모델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했다.

이 제품은 0.5도 단위로 정밀하게 실내 난방(10.0℃~40.0℃ 범위) 및 온수(37.0℃~45.0℃ 범위)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난방 효율에 도움이 된다. 

숙면매트 시장도 보일러업계의 새로운 활력소다. 2024년을 겨냥한 ‘귀뚜라미 3세대 카본매트 온돌’은 침실 온도를 올려주는 난방매트 역할을 넘어 쾌적한 숙면을 돕는 ‘프리미엄 숙면가전’ 역할을 담당한다.

무엇보다 사용환경, 신체 특성, 개인 취향 등을 반영, 사용자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더욱 세분화된 숙면과학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구간별 시간과 온도를 직접 설정, 숙면온도를 3단계로 제공하는데,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은 천천히 온도를 떨어뜨리는 1구간, 적정 온도를 유지해 이불킥(수면 중 더워져 이불을 차는 행위)을 방지하는 2구간, 초기 온도로 돌아오는 3구간의 지속 시간과 설정 온도를 개인별 신체리듬에 맞게 조절, 자신의 숙면 온도를 알아볼 수 있다.

‘슬립테크(Sleeptech)’ 시장을 선도하는 경동나비엔 ‘나비엔 숙면매트’는 프리미엄 온수매트 시장의 노하우에 숙면의 가치를 더한 제품으로, 0.5도 단위의 정밀한 온도 조절 기술로 개인의 체질에 맞는 ‘숙면온도’를 구현하는 것이 장점이다. 숙면환경을 조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온도를 기술로 해결하며 슬립테크 시장의 새로운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시장 확대 통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

신축 아파트 물량이 줄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보일러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보일러업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북미, 중남미 등 해외 전역의 수출 사업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동나비엔은 내수 못지않게 해외 수출 규모도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8289억원 중 약 70% 이상을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들이며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2006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이래 ‘나비엔’을 브랜드로 내세운 콘덴싱 온수기로 시장 공략에 나섰고, 북미시장에서 콘덴싱 온수기·보일러 매출 1위를 이어가며, 5년 전 매출(42.9%) 대비 올해 57.7%까지 올랐을 정도로 매출 규모를 성장시켰다.

온수 시장 공략에서 성과를 본 경동나비엔은 최근 북미지역 난방제품인 ‘퍼네스(Furnace) 시장’에 진출했다.

연소 배기가스의 열로 공기를 가열한 후 실내로 공급하는 ‘가스 퍼네스’를 주로 사용하는 북미 시장에 감안, 경동나비엔은 퍼네스에 ‘콘덴싱’ 기술을 접목,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온수기 시장에서 콘덴싱으로 ‘친환경’ 트렌드를 주도했던 것처럼, 퍼네스 시장에서도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자 한다. 또한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기술력과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온수기를 수출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멕시코는 지역별 다양한 기후와 큰 일교차로 ‘온수’ 니즈가 뚜렷하다. 실제 연간 70만대 이상의 일반형 온수기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주목한 글로벌 기업들도 다양한 형태로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러시아어와 우즈벡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가 혼용되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현지 서비스 체계를 수립하는 등 국가별로 다른 고객 니즈를 고려해 현지화를 진행함으로써 시장 상황에 맞춘 제품 및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 만족에 힘쓰고 있다. 

▲ 나비엔 콘덴싱 ON AI 이미지.
▲ 나비엔 콘덴싱 ON AI 이미지.

고효율 난방 생활가전에 ‘친환경’ 입히다 

보일러업계는 난방 기술 속에 ‘친환경’을 녹여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기존 고성능‧고효율의 난방 성능은 물론 ‘친환경’까지 내세운 생활난방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영국 인스톨러 쇼 2023에 참가, 수소콘덴싱보일러를 선보이며, 친환경 바탕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수소 로드맵’에 따라 수소로의 에너지 전환을 준비하는 영국의 흐름에 맞춰 ‘수소보일러’를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경동나비엔은 수소 콘덴싱보일러를 시범 운영하는 수소마을(H2 Village)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 중이며, 100% 수소가스 공급 시 현재의 콘덴싱보일러를 수소보일러로 전환할 수 있는 키트(kit)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바이오 연료 ‘HVO(수소화 식물성 오일)’를 사용하는 기름보일러 ‘LCB700 Blue Flame HVO’를 전시하는 등 ‘친환경보일러’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린나이는 지난 2017년 동종업계 최초로 가스레인지 친환경 인증마크를 획득해 동종업계 유일 가스레인지 친환경 인증마크 획득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가스레인지는 인증이 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구 환경보호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것. 

친환경 가스레인지 RBR-P2500는 높은 에너지 효율로 가스비는 낮추고, 유해물질 배출도 낮췄다. 아울러 고효율 열교환기를 사용해 열 손실을 최소화, 빠르고 고른 난방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국내 업계에서 유일하게 사용 중인 절약 모드가 작동되면 가스비를 최대 14% 더 절감할 수 있다. 

린나이 관계자는 “가스레인지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의 친환경 인증을 받아 앞으로도 친환경 기업으로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성쎌틱은 지난해 9월 친환경 냉난방 행복愛너지 보급이라는 기업철학을 담은 ‘내일을 WE합니다’라는 중장기 콘셉트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고효율 대성쎌틱 친환경 콘덴싱보일러의 강점을 알리는 동시에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를 생산하고 폐기하는 전 과정에 있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표지인증, 환경성적표지 인증 취득 등 친환경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알리고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