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시아 주도 세계 정제설비 능력 300만배럴 증가 전망 

[에너지신문] 유럽 정유사들이 석유 수요 감소로 수년간 정제설비 투자를 축소 또는 설비를 폐쇄하는 반면 석유 소비 증가에 중동, 아프리카, 중국의 정제설비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유럽 내 정제설비 중 6곳이 폐쇄됐으며 Petroineos사의 영국 Grangemouth 정제설비(15만배럴)와 Shell사의 독일 Wesseling 정제설비(14만7000배럴)도 2025년 폐쇄될 예정으로 총 설비 폐쇄 규모가 93만5000배럴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Petroineos사는 향후 전기차 보급 증가, 중동 지역의 신규 정제설비 확충 등에 따른 유럽 내 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약세 전망에 따라 Grangemouth 정제설비를 석유 수입 터미널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토탈에너지사, 쉘l사, 엑슨모빌사 등 주요 석유회사들도 2020년 이후 8개 유럽 정제설비 지분을 매각하는 등 유럽 정유산업에서 손을 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엑슨모빌사는 독일 남부 Miro 정제설비 지분 25%를 매각했으며 쉘사도 독일 Schwedt 정제설비 지분 37.5%를 영국 Prax사에 매각했다. 

반면 석유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 중국에 정제설비 투자가 집중됐 있다고 밝혔다. 

BP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유럽의 석유정제능력은 16% 감소했으나 아시아와 중동은 각각 67%, 64%씩 증가했다. 

S&P Global사는 2020년과 2021년에 미국과 유럽 정제설비 폐쇄로 세계 석유정제능력이 100만배럴 축소됐으나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중동·아시아 주도로 세계 정제설비 능력이 30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에는 나이지리아 Dangote사의 정제설비(65만배럴), 쿠웨이트 KIPIC사의 Al-Zour 정제설비(61만5000배럴), 중국 Shandong Yulong 석유화학사의 정제설비(40만배럴), 오만 Duqm 정제설비(23만배럴) 등 신규 정제설비 가동이 예정돼 있다. 

유럽 내 정제설비 축소로 역내 공급은 감소하고 있으나 중동·아시아로부터 석유제품 수입이 증가하고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최근 타이트한 경유 수급 상황이 완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의 자발적 추가 감산, 러시아의 석유 수출 축소 등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며 경유 정제마진이 크게 상승했으나 최근 온화한 겨울 날씨에 따른 난방 수요 둔화, 중국과 유럽의 제조업 활동 부진 등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했다. 

다만 세계 경유 재고가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예상치 못한 설비가동 중단, 올해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시 정제마진은 언제든지 상승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로이터는 지난해 유럽 경유 정제마진이 배럴당 24달러로 22년 41달러 대비 40%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지난 2021년 배럴당 10달러 초반 대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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