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최근 보일러 기능인들에 대한 릴레이인터뷰를 연재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몇 자 끄적여 본다.

이들은 국가가 발급하는 보일러 및 가스분야 기능사, 기사, 기능장 등의 자격증을 적게는 서너개, 많게는 10여개 이상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가자격증 보유뿐만이 아니라 어둡고 구석진 지하 보일러실에서 혼자 근무하면서도 항상 밝고 활력이 넘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공통의 고민도 있다. 국가 공인 자격증이 무색하게도 보일러 관리자라는 직업이 철저히 홀대받고 있다는 것이다.

유독 사무직만이 대접받는, 이해할 수 없는 한국의 정서 속에서 산업용보일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인 보일러 기능인들은 그냥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정부가 이들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최소한 정부가 발급한 국가자격증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는 그에 걸맞는 대우가 이뤄질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줘야 한다.

최소한 내가 만나본 기능인들은 보일러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기술, 자존심을 갖추고 에너지절약을 고민하는,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예전에 정부가 건 당 몇 만원의 수수료를 벌기 위해 국가자격증을 남발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몰랐었는데 요즘 생각해 보면 제대로 쓴 기사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자격증 보유자에 대한 합당한 대우는 결국 국가 자격증의 격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부와 자격증 보유자 모두에게 좋은 결과로 다가온다고 확신한다.

국민은 국가에 대한 의무를 지며 국가는 자국의 국민을 책임진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군사력이 강한 나라가 아닌,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이런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는 나라를 우리는 선진국이라 부른다.

국가가 발급한 자격증을 취득해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정부가 외면한다면 선진국으로 가는 문은 영영 닫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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