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부품 수출산업화 주도
발전사업은 의견충돌, ‘진통’
중국 급성장·RPS 시행, 업계 긴장

지금 전세계에 불고 있는 태양광 열풍으로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수출로 호황기를 맞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이 범정부 차원에서 태양광산업 육성에 총력을 펼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태양광 부품소재분야의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창간특집 기획으로 국내 태양광시장의 수출현황과 함께 바꿔나가야 할 문제점들을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 편집자 주

▲ 미리넷솔라는 북미 시장 진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달 아놀드 슈워제네거 미 켈리포니아 주지사 방한 때 이상철 미리넷솔라회장(좌)이 북미 진출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수출로 기울어진 국내 태양광산업

올해 우리나라 태양광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태양광분야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8억8,0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8억달러로 전년 대비 105% 늘어났다. 수주금액 또한 대폭 증가해 상반기에만 16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8억7,000만달러에서 90%가 증가했다.

지경부가 예측한 올해 총 수출규모는 33억8,0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3억800만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대비 무려 158%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태양광분야의 수출실적이 대폭 늘어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의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함에 따라 태양광부품소재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 일본, 중국 등 향후 무궁무진한 시장성이 기대되는 곳들이 정부차원의 내수시장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각국의 태양전지·모듈의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등 Value-Chain 전반에 걸친 폭넓은 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주된 이유라 할 수 있다.

세계시장이 살아나면서 국내 태양광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은 국내 태양광산업의 대부분이 태양광전지·모듈 등 핵심부품의 수출시장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태양광 부품 생산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6년 유럽에서 총 6,000만달러 규모의 모듈을 수출한 바 있으며 이후 판매망을 유럽 전역으로 넓혔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그린에너지 전문업체 마티네와 175MW(약 7억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공장 건설계약을 체결하는 등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셀 330MW, 모듈270MW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데 밀려드는 수출 물량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최근 음성공장의 모듈과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각각 600MW로 증설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유럽에서 발주물량이 급증해 최근 음성공장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공사에 착수했다”라며 “내년 상반기 공장 증설을 마친 후 유럽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OCI, 미리넷솔라, 신성홀딩스, 에스에너지 등 태양광 부품소재 중견기업들의 매출 비중은 약 70~80%가 수출물량에 집중돼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OCI의 올해 생산량은 약 1만7,000톤규모이며 대규모 증설을 통해 내년에는 3만5,000톤규모로 2배 가까이 늘릴 전망이다.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미리넷솔라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태리와 홍콩 등에 1,9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신성홀딩스도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1분기에만 이태리, 중국, 독일, 스페인 시장을 대상으로 1,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태양광 모듈 전문기업인 에스에너지는 지난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 2009년 당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600%가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태양광발전에 최적화된 넓은 부지가 적기 때문에 기업들이 국내 태양광발전보다는 태양전지·모듈 등의 부품산업 수출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재로선) 내수수요가 빈약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에 따르면 수출 호조로 태양광산업의 총 매출액은 지난해(2조3,765억원)대비 126% 증가한 5조3,736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고용 인원도 대폭 늘어나 지난해 5,587명에서 약 36% 증가한 7,500여명이 태양광산업에 종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출이 활기를 띄면서 위축된 내수시장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내 태양광산업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현대중공업은 북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광산업의 ‘성장통’

최근 열린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RPS) 고시제정 공청회’에서는 인증서 가중치(REC)에 대해 정부와 업계의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이날 발표된 세부시행방안에서 지경부는 5대지목(전, 답, 과수원, 목장용지, 임야)에 0.5의 가중치를 주고 그외 23개 지목에 대해 30kW 초과 1.0, 30kW 이하는 1.2, 건축물 이용에는 1.5를 부여하는 1안과 5대 지목에 가중치 0을 부과하는 2안을 내놨다.

이에 태양광업계는 5대 지목 가중치 조정에 대한 불합리함을 주장하고 5대 지목에 0.7REC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산지와 농지등이 골프장과 택지, 공장 등의 용도로 많이 전용되고 있다”면서 “태양광발전이 환경훼손의 주범이라고 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전용목적 중에서도 가장 친환경적으로 보이는 태양광발전소의 건설을 왜 막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5대 지목에 가중치를 0을 주는 2안은 불합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부회장은 농지 전용의 경우에도 지난 5년 동안 태양광으로 전용된 것은 전체 전용 면적의 0.3%밖에 되지 않는다"며 "독일의 경우에 경작지의 경우 REC를 지급하지 않지만 초지의 경우 다르게 제시하는데, 원천적 봉쇄는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건축물에 대해서도 "현재 여러 여건상 현실적으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건축물이 많지 않다"며 "관련 건축물의 연간 공급량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011년도 태양광발전차액 기준가격을 14.54% 인하키로 확정했다. 이는 태양전지모듈의 단가하락요인 등을 반영한 것으로 582만원/kW에서 497만원/kW로 하향 조정된 것.

최근 새로 부임한 박영준 지경부 제2차관이 “태양광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발언해 업계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박 차관은 “남이 한다고 다 따라하면 안된다. 우리나라같이 좁은 곳에서는 우리나라에 맞는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라고 말해 “태양광을 너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냐”라는 업계의 빈축을 샀다.

박 차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현 정부의 태양광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짐작할 수 있다”라며 “정부는 세계적인 추세를 역행하려 하는가”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발빠른 해명에 나섰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태양광산업의 수출산업화를 꾸준히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실정에 맞는 태양광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점 중 하나는 타 신재생에너지원과의 차별화 문제다. 2012년 RPS(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의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태양광에만 연간 200MW씩 별도의 할당물량을 배정해 풍력, 태양열 등 업계 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는 국내 신재생에너지보급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태양광에 대한 집중투자를 거론했다. 예산실적대비 보급비율이 높은 타 에너지원을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낮은 태양광분야에 많은 예산을 할애함으로서 전반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전체의 보급률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타 에너지분야 종사자들도 당연히 정부의 ‘태양광 편애’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펠릿보일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 보고가 정확하게 짚은 것”이라며 “이제는 우선순위가 어디인지 파악되었으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또 태양열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태양열은 보조금을 절반이나 줄여 줄도산하게 만들고 있으면서 태양광만 집중적으로 밀어주고 있다”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렇듯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라며 “수출 주력산업인 태양광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타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별도의 지원대책을 마련해 각 분야의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 전북 무안 태양광발전소.

▲내수 시장은 애물단지?

여기서 짚고 넘어가자면 셀, 모듈 등 태양광 관련 부품산업이 차세대 수출조력산업으로 일컬어질 만큼 성장한 반면 현재 국내 태양광발전사업은 발전차액의 대폭 삭감과 정부의 정책, 부지선정 문제 등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태양광시장 규모는 지난해까지 전세계시장의 2.33%대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1%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2011년에는 0% 대의 설치 점유율을 보일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012년 RPS를 시행키로 확정하면서 정부는 2009년 50MW, 2010년 70MW, 2011년 80MW의 물량을 할당했다. RPS가 시행되기 전 마지막 80MW물량은 올해 10월경이면 완전히 끝난다.

때문에 내년도 물량은 RPS시범사업 50MW와 그린홈100만호, 공공기관 설치의무화 등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국내 태양광발전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발전업자들은 정부의 일관되지 못한 정책 수립과 오락가락하는 행정처리로 인해 미래를 바라보며 시작했던 태양광발전사업이 벌써부터 사양산업화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발전사업자는 “정부는 태양광을 부품(소재)분야의 전략적 수출이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있으며 국내 발전사업은 신경을 아예 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라며 “내수시장의 기반 없이 수출로만 커 나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 선진국들 중 내수기반이 취약한 곳이 있나”라고 반문한 뒤 “안정적인 부품 수요를 갖춘 내수 기반이 없다면 수출에만 의존하는 셀, 모듈 생산기업들은 결국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 태양광발전사업이 불안하다보니 발전사업자들은 투자에 인색한 양상이다. 값싼 중국산 모듈이 넘쳐나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태양광 부품의 수입의존도는 약 75%에 달한다. 수입된 물량의 대부분은 국산보다 저렴한 중국산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전차액 축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은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폴리실리콘 등 소재산업은 물론 셀과 모듈 등의 수출은 해가 갈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산 셀과 모듈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반대로 내수는 수입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국내 시장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의 성장과 세계시장 판도

최근의 해외 태양광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여전히 확고한 시장성을 가지고 지금도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는 유럽을 비롯해 엄청난 잠재 시장을 가진 미국, 일본, 중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특히 중국의 성장은 단연 눈에 띄는 동시에 수출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자국의 다른 제조업이 그렇듯 저가·저품질의 태양전지 및 모듈로 물량공세를 펴왔다. 때문에 유럽 등 품질을 중시하는 곳에서는 중국산 모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정부 당국의 파격적인 지원에 따른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썬텍, 잉리 등 세계적인 태양광기업들을 탄생시켰으며 이들은 유리한 가격경쟁력 뿐만 아니라 높은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결국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중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폭넓고 지속적인 지원과 더불어 R&D를 통한 기업들의 원가절감 및 품질향상 노력이 지금보다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새 우리나라도 많이 성장했지만 중국은 그보다 몇배는 빨리 성장했다”라며 “지금의 수출호조에 만족하지만 말고 항상 긴장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유럽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리스, 스페인 등의 금융위기로 약간 주춤한 모습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태양광 수요국 중 하나인 스페인이 재정 악화로 태양광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해 시장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독일의 태양광발전규모가 오는 2020년 풍력발전규모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이태리 또한 태양광 설치 증가량이 월 평균 125MW로 45MW인 미국을 크게 앞지를 정도로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태리는 독일에 이어 신규 설치량이 유럽 내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발전차액은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점차 그 지원규모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RPS가 본격 시행되는 2012년부터 우리나라의 시장상황도 급격히 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신성홀딩스의 증평공장 3기라인 증설 준공식.

▲RPS 시행으로 재편되는 시장

RPS가 시행되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 주체는 전체 발전량 중 2%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되는 대형 발전사들이다. 한전 산하 6개 발전사와 민간 발전사를 포함해 모두 14곳이 대상이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이들 발전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어서 2012년부터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 변화 중 하나가 발전량에 대한 가중치를 두는 것이다. 이는 같은 량을 발전해도 주변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의무량으로 인정해 주는 범위를 달리 하는 것을 뜻한다.

얼마전 정부는 공청회를 열고 태양광발전에 대한 가중치를 차등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논, 밭, 과수원, 목장, 임야 등 토지에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0.5배의 가중치를 적용한다. 즉 설치량의 50%만 의무량으로 인정한다는 것.

또한 기존 공장용지에서의 발전은 기본적인 가중치는 1.0배(100%)이지만 30kW 이하의 소규모 발전에 대해서는 1.2배를 적용한다. 건물옥상에서 발전할 경우 가장 높은 1.5배의 가중치를 적용한다.

결국 정부는 발전소 건설에 따른 환경훼손 및 지역주민, 환경·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존에 지어진 건물 옥상을 적극 활용하는 것과 더불어 소규모 발전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이같은 정부 발표에 RPS 공급의무를 지고 있는 발전사들은 당연히 반발하는 입장이다. 일단 논, 밭, 과수원, 목장, 임야 등에서 사실상 설치가 불가능하게 됐으며 이들 토지를 제외하고 대규모 발전시설이 들어설 일반 나대지는 비싼 토지가격 때문에 설치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한적인 건물 옥상 등에 소규모 설치량이 몰리면서 발전소를 지을 부지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발전사들의 주장이다.

더구나 건물 옥상은 평지에 비해 설치에 제약요인(일사량, 규모, 위치, 비용 등)이 많아 이러한 조건 하에서는 사실상 의무량을 감당하기 벅차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반영된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나 최종 조율까지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무조건적인 수출 지향은 금물

2011년 태양광시장 전망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세계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유럽의 각 나라들의 잇따라 보조금 삭감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올해 태양광시장이 성장한 것은 보조금삭감 이전에 설치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에 따라 내년도 시장전망이 올해의 활황을 넘어서진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중국, 일본, 미국 및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등 유럽을 제외한 곳에서는 큰폭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유럽의 보조금 삭감에 따른 수요 감소폭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태양전지시장의 50%를 공급하는 중국의 내수 상황에 따라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결국 내년은 올해만큼 수출실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출지향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는 국가적 수출전략산업으로 거론될 만큼 해외시장에서의 성적이 상한가를 달리고 있지만 수출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의 경우 중국과 같은 거대한 라이벌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그들은 무서운 속도로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게는 끊임없는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품질,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져야만 하며 가격경쟁력으로 그들을 앞서기 힘들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을 기반으로 제품의 신뢰성 높여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외국 기업들과의 장기공급계약의 경우 또한 얼마만큼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서도 안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수출로 얻는 매출은 점차 감소할 것이며 이럴 경우 국내시장에서의 판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때문에 내수기반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결국은 수출 못지않게 내수시장도 꾸준한 투자와 육성책을 마련해 시장규모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태양광 부품·소재 기업 열전]
수출로 성공의 길을 여는 기업들

▲OCI

태양광산업의 벨류체인(Value Chain)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전세계적으로 점차 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태양광 산업규모의 성장으로 태양광 셀의 생산량 급증에 따라 폴리실리콘의 수요가 동반 상승함에 따른 것이다.

그 폴리실리콘 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회사가 바로 OCI다. OCI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연산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3공장에 이어 추가로 5,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10월까지 약 2,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OCI는 대규모 증설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Hemlock, Wacker 등 경쟁사들과의 글로벌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유일의 폴리실리콘 독자 제조기술을 보유한 OCI는 제1공장(6,500톤), 제2공장(1만500톤), 올해 말 완공예정인 제3공장(1만톤)을 합쳐 총 2만7,000톤의 생산능력 확보로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으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또한 계획대로 2011년 10월까지 5,000톤의 추가증설이 완료될 경우 연산 3만2,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돼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규모의 글로벌 메이저 폴리실리콘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미리넷솔라

미리넷솔라는 국내 태양광산업을 대표하는 태양광전지 전문 중견기업이다. 미리넷솔라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게 된 배경은 지속적인 R&D 등 과감한 투자와 더불어 내수시장만 바라보지 않고 발빠르게 유럽시장을 겨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미리넷솔라는 지난 2008년 1월 대구 성서공단 내에 당시 국내 유일의 연산 30MW급 다결정방식 태양광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무려 10억달러에 이르는 수출계약 누적액을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에 머무르지 않고 2012년까지 500MW 규모의 증설계획을 세웠다. 향후 해외시장에서 세계적인 태양전지 선두기업인 퍼스트솔라, 큐셀 등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개발’의 주관사업자로 선정됐으며 국내 태양광업계 최초로 나스닥 상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리넷솔라는 지난해 스페인 최대 태양광 모듈제조사인 솔라리아사에 약 70억원규모의 태양광전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역시 스페인의 실리켄사와 올해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최대 1,055억원에 달하는 태양광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의 태양광 수요처 중 하나인 스페인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상철 미리넷솔라 대표는 “오는 2012년 태양전지의 세계시장규모는 1,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에 대비해 신기술 개발을 철저히 준비하고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한 수요 창출로 태양광 보급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리넷솔라는 올해 초 일본 동경 빅사이트 국제전시장에서 열렸던 ‘PV엑스포(EXPO)2010’에 참가해 아시아와 유럽 바이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제품공급 상담을 펼친 바 있으며 유럽 주요 바이어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신성홀딩스

미리넷솔라와 더불어 국내 태양광전지업계를 이끌어가는 중견기업 신성홀딩스.
신성홀딩스는 올해 초 광변환 효율 19%의 상업용 단결정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스크린 프린팅 방식을 사용한 태양전지가 상업수준에서 효율 19%를 달성한 것은 세계 최초이다.

특히 앞서 효율 18% 태양전지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불과 1개월여 만에 효율 19% 태양전지를 개발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일반적인 17%대 태양전지에 비해 부가가치가 15% 이상 높다는 것이 신성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던 김균섭 신임 사장을 영입한 신성홀딩스는 다른 주요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중국 태양광모듈 제조업체와 160억원규모의 태양전지 판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4월에는 스페인 최대의 태양광모듈기업 솔라리아(Solaria)와 2,025만달러(약 226억원)규모의 태양전지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5월에 이태리 Ennepiu사와 186억원규모의 공급계약을 맺는 등 중국과 유럽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성홀딩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태양전지시장이 급속히 냉각됨에 따라 영업적자를 경험했다. 하지만 올해 시장의 회복과 동시에 세계 최고효율의 태양전지 양산기술 개발에 성공에 힘입은 수출 호조세에 따라 1분기 매출 324억원,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6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총 매출 1,7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스에너지

에스에너지는 국내 태양광 모듈 및 시스템분야 대표주자로 올해 해외시장매출을 전체매출의 약 80%로 계획하고 있다. 또한 현재 유럽중심의 수출구조를 벗어나 미국 및 일본 등 향후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에스에너지는 지난해 4월 유럽에 64억원 규모의 모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6월에는 미국 듀폰社와 ‘건물일체형 태양광모듈(BIPV)’의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진공기술을 이용한 ‘진공형 태양광모듈’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태양전지 모듈에 광촉매 코팅기술을 접목해 태양광 변환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하는 등 효율을 중시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스에너지의 관계자는 “내수시장 위축으로 당분간 해외시장을 주무대로 삼을 것”이라면서 “향후 더 많은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혀 해외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에스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 약 1,456억원, 영업이익 약 91원, 당기순이익 약 79억원으로 2008년대비 47%, 228.11%, 599.6%가 각각 증가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의 증가는 지난해 해외시장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에스에너지의 관계자는 “해외매출 증가와 거래처 다변화 등으로 이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라며 “올해도 수출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에스에너지는 지난 2003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 2005년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등록됐으며 2007년에 코스닥에 상장됐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