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토덕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사무처장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고리원전1호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원전사고는 한번 발생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불러온다는 것을 우리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이미 경험했다.

후쿠시마원전사고의 교훈을 생각한다면 사고가능성이 높은 노후 원전을 계속 연장 가동하는 것은 인근주민은 물론이고 좁은 국토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이기에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고리1호기를 즉각 폐쇄할 것을 주장한다.

첫째, 고리원전 1호기는 1978년 상업발전이후 2007년 설계수명 30년이 지난 낡고 노후한 원전이다.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차원을 지나 실제 원전사고 발생통계(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를 보더라도 2010년 기준 127회로 국내 원전중에서 최대 사고발생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 원전고장 현황을 보면 신규원전과 노후원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U자형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신규원전의 경우에는 운전경험 미숙으로 오래된 원전은 대부분 노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고리1호기는 노후원전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고리원전 1호기는 압력용기의 취약성으로 인해 안전이 우려되는 원자로이다.

고리1호기는 1979년 미국 드리마일 원전사고 발생이후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성이 강화되기 이전에 건설된 원자로로서 원자로 압력용기가 당시 기술수준의 미흡으로 하나의 주물로 만들어지지 않고 세조각을 용접하여 이어 붙인 압력용기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고 실제 용접부위가 열이나 중성자선 등의 충격에 약한 구리가 함유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원자로 압력용기의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용기내에 동일한 재질의 시편을 넣어 일정시기마다 파괴(충격시험) 및 인성(잡아당기는 시험)검사 등을 통해 안전성을 검사에서도 고리1호기의 경우 2007년 원자로 압력용기 안전성 검사에서 시편의 파괴검사에 불합격하였으나 이를 비파괴검사로 대체하여 안전성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고리1호기의 압력용기가 다른 원자로에 비해 현저히 취약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셋째, 고리1호기의 연성-취성 천이온도(원자로 압력용기가 핵분열로 인해 발생하는 중성자로 인해 점점 약해지는 현상으로 뜨거운 유리잔에 갑자기 찬물을 채울 경우 밑바닥이 빠지거나 유리가 깨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원자로 사고발생시 냉각장치 가동으로 일정온도 이하의 냉각수가 유입될 경우 원자로가 깨질 수 있음) 변화추이를 보면 1979년 134도, 1988년에는 138도, 1999년에는 142도, 2005년에는 126도로 평가되어 교과부 기준시 149도시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비해 고리2호기는 2000년 22도, 고리 3호기는 2004년 37도, 영광1호기는 2003년 33도, 영광2호기 2003년 56도, 영광 4호기는 2002년 13도, 영광5호기는 2009년 -12도로 나타나 고리1호기가 국내 타원전에 비해 현저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고리 1호기의 폐쇄와 관련하여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 또한 미미하다. 고리1호기가 2010년에 생산한 월발전량은 431GWh 가량으로 2011년 1월 총 전력판매량(사용량) 43,117GWh의 1.07%로 전력수급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역시 수명연장 직후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고리지역에는 이미 5개의 원전이 가동중이고 3개의 원전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함에도 또 다시 신고리 5.6호기 환경영향평가가 진행(2012년 현재)되고 있고 추가로 2기의 건설계획이 있다. 이와 같이 특정지역에 총12기의 핵발전소가 집중되어 건설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다.

고리원전에서 부산 및 인근 양산, 울산지역까지의 거리를 확인해보면 기장군청이 11km, 부산시청이 25km, 양산시청이 23km, 울산시청이 약 24km 이내에 들어있다.

부산지역에서 영도구, 서구, 사하구, 북구, 사상구, 강서구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원전 반경 30km 이내에 속하며 이곳에 살고 있는 인구만 약 320만명을 넘는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원전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낡고 오래된다가 용접한 원자로에 국내 최대 사고발생건수까지 설계수명이 다한 고리원전1호기의 폐쇄요구는 부산·울산·경남지역주민의 생존권과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 당장 폐쇄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한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