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중국의 보일러 시장은 한국에 기회였다.

지역에 따라 한국식의 복사난방 방식인 온돌을 쓰기도 하고, 좌식 문화가 발달한 지역도 있다. 일단 보일러를 쓰기 시작하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중국의 보일러와 온돌 확산은 생각만큼 빠르지 않았다. 13억 중국 인구임에도 지난해 가스보일러 판매량이 많아야 100만대 수준이 됐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100만대 수준은 우리나라의 연간 판매량에도 미치지 않는 수치다.

중국의 보일러 확산 속도가 느린 것은 도시가스 보급이 안되고, 중앙난방에 익숙한 탓과 함께 가격이 비싼 보일러를 일반 서민이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반대로 새로운 시장이 된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자체적으로 가스 개발이 가능하기에 언제고 도시가스가 널리 보급하게 될 테니 보일러를 이용한 난방방식이 그들의 생활에 잘 맞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한국의 보일러 제조사는 중국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베이징과 칭다오 등지에 보일러 공장을 세워 직접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의 40~50만원 수준, 적게는 30만원도 되지 않는 보일러 가격이 중국에 가면 100만원, 많게는 200만원에도 팔릴 수 있으니 이익이 되는 큰 시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한국의 두 개 보일러 제조사가 중국의 대형 냉난방전시회에 참여해 중국인에게 자사 제품을 홍보한 것은 좋은 조짐이다. 새로운 시장을 열어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를 교두보 삼아 유럽까지 진출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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