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페리 에너지장관, ‘친 화석연료’ 재차 강조
아직 석유‧가스 비중 압도적…수요전망도 밝아

[에너지신문] “다양하고 풍부한 청정 화석에너지의 생산을 늘리고 이를 전 세계로 수출해 나갈 것이다. 이는 미국의 ‘도덕적 책임(moral responsibility)’이기도 하다”

지난 5~9일 미국 휴스턴 Hilton Americas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컨퍼런스 ‘CERAWeek 2018’에 참석한 Rick Ferry 美 에너지부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친 화석연료’ 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셰일가스 등 청정 화석연료를 생산, 이를 전세계에 공급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컨퍼런스에 참석한 많은 전문가들이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의 중요성을 언급했으며 그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는 컨퍼런스 주요 참석자들의 발언을 요약, 정리했다.

■Rick Ferry 美 에너지부 장관
현재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안보는 미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에너지산업에는 많은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과도한 규제보다는 혁신과 창의력을 발휘해 에너지 혁명을 이뤄내야 한다.

지난 2005~2014년 환경 친화적 천연가스 개발 등에 힘입어 미국의 탄소배출량은 14% 감소했다. 경제발전과 환경보호는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이제 새로운 에너지 현실주의(New Energy Realism)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미국 정부는 에너지 자립을 확보하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술 혁신은 물론 세제 개혁, 규제 완화 및 에너지 인프라 건설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다양하고 풍부한 청정 화석에너지의 생산을 늘리고 이를 전 세계로 수출해 나갈 것이다. 이는 미국의 도덕적 책임(moral responsibility)이기도 하다. 아직도 전기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있는 개도국 국민들을 생각할 때, 우리 사회가 화석연료를 나쁘다고만 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라고 본다.

2025년까지 화석연료는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77%를 차지할 것이다. 혁신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고 경제발전에도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보다 청정한 화석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원자력, 수력 및 여타 재생에너지 분야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에너지 현실주의이며, 이를 통해 개도국은 물론 전 세계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Ryan Zinke 美 내무장관
트럼프 행정부의 Energy Dominance 정책은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에너지산업 육성 △국내외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한 국내 에너지 생산 확대 등 3개 축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은 석유, 가스 이외에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대체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친화적인 입장이다. 아울러 산업 전반에 걸쳐 자의적이고, 기업에 부담을 주는 각종 규제를 철폐해 나갈 계획이다. 해양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했으며 걸프 멕시코만 서부지역은 가장 광범위한 해양 프로젝트 임대가 허가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일 석유생산량이 1000만배럴을 넘어섰으며 60년 만에 처음으로 LNG 순 수출국이 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이는 에너지 기업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화석연료를 억제해 왔던 이전 행정부 와 달리 트럼프 정부는 항만,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인프라 건설 촉진, 석유가스 개발 허가 절차 투명화 및 간소화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Mohammad Sanusi Barkindo OPEC 사무총장
OPEC의 원유 감산 합의는 국제 유가를 안정시켰고, 에너지 산업 회복 의 긍정적 모멘텀 조성에 기여했으며, 저유가로 인한 에너지 투자 절벽 문제 해소에도 나름의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산유국과 비산유국간의 비엔나 동맹(Vienna Alliance)은 글로벌 석유시장을 붕괴 위기에서 구해냈으며 앞으로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 게 영향을 미쳐 원유 수급 안정화에 계속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에너지 믹스에서 석유가스 의존도는 30여년전 81% 수준이었고 지금도 그 의존도가 비슷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석유가스는 글로벌 에너지믹스에서 압도적인 에너지원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성장 지속 및 인구 증가로 미래 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현재에도 10억명 이상이 에너지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향후 에너지 수요 증가 전망에 주요한 요소다.

■Fatih Birol IEA 사무총장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향후 5년간 예상되는 3대 트렌드는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견고한 증가 △수요 증가의 60% 가량을 미국이 담당 △상류(upstream) 분야 개발 및 생산에 대한 투자 저조를 꼽을 수 있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생산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상황에서 에너지회사들은 셰일과 같이 단기성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이프라인, 해양 프로젝트 등 많은 자본과 장기간 건설이 요구되는 프로젝트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당분간 국가 간 가스 거래는 파이프라인 보다는 LNG 선박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기차 보급이 지속 확대되더라도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탄탄한 수요 증가로 인해 원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증가할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탄소배출을 줄이자는 것이지 에너지를 규제하자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저탄소 에너지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탄소포집 기술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의 탄소포집 기술에 대한 예산 편성 등 연구개발 움직임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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