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피크대비 선제조치인 듯…계약 물량 도입시기 조정도 추진
[에너지신문] 한국가스공사가 LNG를 도입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카타르, 호주, 러시아 등에 LNG 도입 감량권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향후 감량권 행사와 별도로 단중기 및 장기도입계약 물량 도입시기를 조정해 올해 LNG 도입량을 감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가스메이저 관계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최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에 장기계약을 통해 당초 합의한 것보다 LNG 계약물량을 10% 줄일 수 있는 조항을 들어 감량권 행사를 통보한데 이어 카타르, 호주, 러시아에도 감량권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하거나 계획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페트로나스와 계약한 단기도입계약 물량을 내년으로 이월해 줄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기타 LNG 매매계약이 체결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장기도입계약을 수정해 도입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협의결과가 주목된다.
각 LNG프로젝트마다 도입계약이 다르지만 가스공사가 LNG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10% 안팎의 감량권 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감량권을 행사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스공사가 권한을 갖고 있는 감량권에 더해 추가로 LNG도입 시기를 조정하는데 있어서는 각국 또는 각 프로젝트별 입장이 달라 도입계약 변경 협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가스메이저의 관계자는 “현재 가스공사가 감량권 행사와 도입계약 조정을 요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각 프로젝트마다 특성이 다르지만 가스공사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LNG를 구매하는 단일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고객인 가스공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스공사의 감량권 행사 및 도입시기 조정 추진은 코로나19로 인한 LNG 소비 감소와 LNG저장탱크 재고 추이를 볼 때 향후 10월경 피크재고에 도달할 것을 대비한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가스공사 LNG기지의 저장탱크 저장 규모는 최대 480만톤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1기당 최대 90%까지 저장 가능)지만 현재 약 60%수준인 300만톤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추가로 저장할 수 있는 LNG 규모는 100만톤~180만톤 수준이라는 얘기다.
LNG 도입 추세로 보면 LNG 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철을 지나 10월에는 국내 LNG저장탱크가 피크재고에 달할 수 있어 6~8월 선제적으로 감량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가스메이저 관계자는 “이번 가스공사의 조치로 LNG 현물가격에 영향을 줄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등 구매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각국의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가스공사의 제안을 수락하더라도 새로운 구매자를 물색해야 하기 때문에 LNG 현물시장이 큰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연간 총 3373만여톤의 LNG를 도입하고 있다.
이중 카타르에서 1132만톤(37%)을 도입해 가장 비중이 높고, 호주 567만톤(17%), 오만 390만톤(12%), 미국 366만톤(11%), 말레이시아 356만톤(11%), 러시아 233만톤(7%), 인도네시아 92만톤(3%), 페루 61만톤(2%), 브루나이 58만톤(2%), 기타 (나이지리아, 파푸아뉴기니, 아랍에미리트, 트리니타드 토바고, 이집트) 118만톤(4%)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