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월성 1호기 수사, 정치적 목적이라 생각 안해”
與 ‘정치적 행위’ 주장과 상반...비판 수위 낮아질까

[에너지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수사와 에너지정책 수립의 적절성 여부 감사를 각각 진행 중인 검찰과 감사원에 대해 “정치적 목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여당 의원들이 양 기관에 대해 “정치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발언이어서 주목받는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국회 상임위 의결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감사원이 최근 진행 중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및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의 적절성에 대한 감사 역시 “공익감사 청구가 있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의 감사원 감사가 정치적 목적이 아니며, 정치적 목적으로 감사가 이뤄져서도 안 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모습(사진출처: 청와대).
▲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모습(사진출처: 청와대).

특히 문 대통령은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여부 수사에 대해서도 “(검찰의 원전 수사도) 당시 감사원으로부터 수사기관에 이첩되면서 이뤄진 것”이라며 “그 이상으로 정치적 목적의 수사가 이뤄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탈원전 및 에너지전환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탈원전은 2017년 취임 이후 현재까지 3년 넘게 찬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탈원전 자체에 대한 찬반을 떠나 상당수의 국민들이 이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과 맞물리면서 문 대통령이 갈등 봉합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간 감사원과 검찰을 맹렬히 비판해온 여당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월성 1호기 경제성평가 적절성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이후 이어진 검찰의 경제성평가 조작 수사, 그리고 최근 감사원의 정부 에너지정책에 대한 감사를 두고 여당 의원들은 줄곧 ‘정치적 행위’라는 비판을 이어왔다.

특히 3차 에기본과 8차 전력수급계획 감사의 경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서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던 점에 비춰 보면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은 예상치 못한 상황인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향후 검찰과 감사원에 대해 여당 내에서 ‘정치적 행위’라는 비판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이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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