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전 양면과 같은 희토류와 환경오염
[기고] 동전 양면과 같은 희토류와 환경오염
  •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
  • 승인 2021.05.10 17:4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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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의존도 높은 희토류, 국내 개발 필요성 대두 
희토류 연구·기업에 대한 정부 과감한 지원 필요 

[에너지신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희토류가 다시 한 번 글로벌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2월 24일 바이든 대통령은 희토류,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등 4개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검토는 100일 이내에 완료되며, 결과는 대통령에게 기밀문서로써 제출되고 그 중 일부만 대중에 공개된다. 4개 품목 중 희토류의 공급망과 그 취약점은 미국 국방부에서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의 희토류 관련 대응은 10여년 전부터 여러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2010년 9월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인해 진행된 미국 국방부의 방산 기업 희토류 수요 조사였다. 

두 번째는 2012년 3월 중국의 일방적인 희토류 수출 쿼터 축소로 인한 대응으로 EU, 일본, 미국이 공동으로 중국을 WTO에 제소한 사례였고, 세 번째는 2019년 8월 트럼프 대통령시절,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를 확보하고자 그린란드를 통째로 매입하려는 시도였다.

국제이슈에 맞물려 한국 내에서도 희토류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곤 했다. 우리도 자체적으로 보유한 희토류 광산을 국내에 개발할 필요가 있다거나, 충북 충주, 강원 홍천에서 확인된 희토류를 개발하자거나 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일본처럼, 희토류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올만한 반응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리와는 다르게, 미국과 일본은 과거 희토류 광산을 대거 개발하고 제련소까지 운영했던 경험이 있고, 심지어 중국보다도 일찍 움직였다. 

그런데 왜 그들은 자국 내에서 희토류 개발을 접고, 굳이 수입하는 방법을 택한 것일까? 그 여러 이유 중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환경오염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희토류를 함유한 광물은 대부분 품위가 10~300ppm정도로 낮은 탓에 경제성이 낮다.

현재 상업적으로 희토류를 회수하고 있는 광물은 바스트네사이트(Bastnaesite), 모나자이트(Monazite), 제노타임(Xenotime), 이온흡착형광(Ion- adsorption clay)으로 한정된다. 문제는 이 광물들이 모두 ‘토륨(Th)’과 ‘우라늄(U)’ 등 장수명 방사성 원소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희토류 산화물(oxide)을 얻는 과정도 녹록하지 않다. 희토류 개발과정은 크게 선광공정(불순물·맥석·모암 제거)과 정제공정(분해침출·분리정제)으로 구분되는데, 선광공정에서는 비산먼지, 방사성함유물질, 중금속 등 함유 폐석과 찌꺼기가 발생하고, 정제공정에서는 유해가스, 중금속, 방사성함유물질, 유기물함유 폐수 및 광물찌꺼기가 나온다.  

특히 희토류 정제공정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염 수준은 심각하다. 희토류 1톤을 공정할 때, 분해침출과정에서는 황산이 포함된 독성가스 6.3만m3와 산성폐수 20만리터가 발생하고, 암모늄이온(NH4+), 황산염이온(SO42-), 인산염이온(PO43-), 불소이온(F-), 중금속 아연(Zn), 카드뮴(Cd), 납(Pb), 방사성 원소인 토륨(Th 농도 4.7-7.3 mg/L)이 섞인 독성 폐수가 다량 발생한다.

이어지는 금속분류작업에서도 방사성물질 함유폐수 1.4톤과 분리과정에서 사용된 유기용매 P507(C16H35O3P)과 옥살산(H2C2O4)에 의한 유기물 함유폐수가 다량 발생해 토양, 하천 및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 버려진 중희토류 추출시설. 장시성 간저우 한 곳에서만 희토류 광산 개발로 파괴된 환경 복구 비용이 6조 5000억원으로 추정. 장시성 당국은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버려진 중희토류 추출시설. 장시성 간저우 한 곳에서만 희토류 광산 개발로 파괴된 환경 복구 비용이 6조 5000억원으로 추정. 장시성 당국은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대표적인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패스’는 1949년 바스트네사이트광이 발견돼 1952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마운틴패스 광산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방사능 수치 때문이었다. 

이 광산은 1998년 연방정부의 명령으로 희토류 정제공정이 중지되기 전까지 토륨과 라듐(Ra)이 가득한 폐수를 약 60여차례 이상 방류해 네바다 사막의 지하수를 오염시켰다.

일본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1982년 미쓰비시화학은 말레이시아 북부 페락주(Perak state)의 부킷 메라(Bukit Merah)에 아시안희토(ARE: Asian Rare Earth) 제련소를 건설했다. 

ARE는 희토류 정제공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들을 무단 폐기했고, 노동자와 인근 마을 주민들은 백혈병 얻거나 선천성 기형아를 낳는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희토류 생산량을 보이는 호주의 라이너스(Lynas)도 방사성 폐기물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라이너스는 호주 내에서 선광공정 작업만 하고 있고, 오염이 심한 정제공정은 말레이시아 퀀탄 제련소에서 진행한다. 정제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간 96톤의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방법이 마땅히 없어 점점 쌓여가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미국, 일본과 달리 중국은 환경 오염 문제가 적어 희토류 생산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세계 최대의 희토류 광산인 중국 바이윈어보(白雲鄂博) 광산 근로자 7000여명 중 절반에 가까운 약 3000여명은 방사성 원소인 토륨이 포함된 분진(먼지)을 마시며 작업 중이다. 공기 중 토륨 분진 농도가 높다는 것은 근로자들의 폐에 악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광산의 방사성 분진이 바람에 날려 바이윈어보 시가지 토양에도 축적된 것으로 밝혀졌다. 토양 상부의 10cm 층에서 토륨 축적이 확인된 것이다. 이 때문인지 가축이 폐사하거나, 농작물이 자라지 않기도 하고, 주민들은 40세 이하에도 치아를 전부 잃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바이윈어보 광산 주변 11k㎡ 지역의 토양, 지하수, 식물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지 오래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 한국 산업계에 필수 자재로 자리잡은 희토류를 자체 개발하고자 하는 의욕은 어느 나라보다도 뜨거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희토류 생산과 환경오염 둘 중 하나만 택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때문에 희토류 자체 생산에 대한 의욕이 고조될수록 고효율 채굴, 선광 및 제련 분리를 위한 신기술 및 장비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져야 할 것이다. 

국내기업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희토류 자석이다. 이때 자석 재료로 쓰이는 중(重)희토류광인 이온흡착형광은 환경오염도가 그나마 다른 광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중희토류 원광의 친환경 고효율 침출 일체화, 저탄소 저염 분리 정제 등 채굴, 선광, 제련 분리의 청정생산공정 기술 개발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이 같은 친환경 기술 준비없이 단지 국제적 희토류 충돌에서 당장 벗어나고픈 목적만으로 희토류 광산 개발에 착수한다면, 그런 사업은 지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환경오염이라는 재앙을 불러오는 지름길임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희토류 연구기관 및 관련 기업에 대한 정부 주도의 과감한 지원이 신속히 마련돼야 할 때다. 희토류 자원 전쟁에서 ‘어부지리’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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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bbo 2021-05-13 00:24:47
방사능 원소 포함되어 있나요?

그린피스충북지부 2021-05-13 00:14:25
오창 방사능 희토류 결사반대!

SS 2021-05-12 18:56:16
정확한 분석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