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상발전소의 비즈니스 모델 지향점
[기고] 가상발전소의 비즈니스 모델 지향점
  • 오재철 (주)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 승인 2021.05.11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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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창출 가능한 시장 매커니즘 선행돼야
거시적·도전적인 테스트베드의 정책적 지원 필요
수요자원 거래시장-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핵심
한국형 DR 기반 VPP, 사업화 검증 체계적으로

[에너지신문] 최근 전력 시장에서 다뤄지는 수많은 논의 모두가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를 향해 가는 듯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가상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가상발전소란 물리적으로 곳곳에 분산돼 있는 에너지 자원들(DER: Distributed Energy Resources)을 모아 하나의 발전소 형태로 운영함으로써 전력 시장 내 전력 생산부터 판매, 거래까지의 비용 감소 및 효율 증대뿐만 아니라 각각의 에너지 자원들이 흩어져 있을 때보다 그 효용성을 극대화시키는데 목표가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기존 전력망과 연계돼 실시간으로 에너지 자원 상태 모니터링 및 다양한 가상발전소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핵심 인프라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공기업·공공기관은 물론 민간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가상발전소 관련 R&D 및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공기업(기관)과 민간기업,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가상발전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협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발전공기업 6개사를 중심으로 가상발전소 해외진출을 추진하며 수출사업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중부발전이 SK E&S와 손잡고 진행 중인 미국 ESS 사업은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협업과 동시에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에서 운영하는 전력그룹사 최초의 VPP 사업이기 때문이다.

중부발전은 국내에서 축적해온 신재생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기술역량과 미국 발전사업 개발 및 운영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인 SK E&S와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LA지역에서 진행되는데, LA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전력수요가 가장 많고 송전정체도 가장 심한 지역이면서도 각종 민원과 규제로 신규 발전원의 도입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가상발전소 사업 추진의 여건은 충분한 갖춘 셈이다.

LA는 이러한 제약조건들로 인해 기존의 인프라를 통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에 따라 해당지역 내에 ESS 분산전력시설을 구축해 전력수요와 공급특성을 인공지능(AI)기반으로 분석 및 예측,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사업역량과 노하우를 축적하게 된다면 향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신재생 및 ESS 사업을 더욱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상발전소가 원활하게 동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장 매커니즘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지난 2014년 11월에 개설된 국내 수요자원거래시장의 경우 2021년 1월 7일 기준 29개의 수요관리사업자가 총 4496MW의 수요자원을 모아 전 세계 많은 국가로부터 레퍼런스가 될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풀을 제공하고 있다. 수요자원 및 참여고객 수는 각각 85개 자원, 4900개사에 이른다.

또한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의 경우 지난 2018년 6월 전기사업법 개정에 따라 소규모전력중개사업 도입 근거가 마련됐으며, 개정된 전기사업법 제36조에 따라 소규모전력중개가 가능하도록 중개시장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2021년 3월 현재 53개의 중개사업자가 총 606기, 설비용량 373.2MW의 소규모 전력자원을 집합자원으로 모집해 중개거래를 진행 중이다. 소규모 전력자원은 1MW 이하 규모의 신재생설비와 ESS 및 전기자동차가 해당된다.

가상발전소 비즈니스 모델 지향점을 논의하기 위해 시장 매커니즘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수요자원 거래시장 및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을 언급한 배경은 이 두 개의 시장이 개념적으로도, 그리고 시스템적으로도 유연하게 연계 동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한국형 가상발전소 비즈니스 모델’이 태동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가상발전소라는 이름에 포함된 ‘가상(Virtual)’이라는 단어로 인해 모호하고 막연한 이미지가 연상될 수 있다.

그러나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참여하는 수요관리사업자 측면에서 예를 들자면 보다 효과적으로 수요자원을 운영하기 위해 PV, ESS와 같은 분산자원을 연계, 수용가 자체의 Peak-cut 및 Arbitrage 비즈니스 모델 연계를 통해 △안정적인 부하관리를 통한 에너지 효율화 목표 달성 △수요자원거래시장 참여 수익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참여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믹스가 가능하다.

즉 기존 전력망 운영 상황 및 신재생에너지 계통 접속을 위한 한전의 설비 투자 계획, 검증된 기술의 단계적 수용 정책,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니즈 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점진적으로 분리·검증돼야 하는 시장이라 할 수 있겠다.

(왼쪽)연도별 수요자원거래시장 참여 현황(출처: 한국전력거래소), Global Virtual Power Plant Market Share(출처: FORTUNE BUSINESS INSIGHTS)
(왼쪽)연도별 수요자원거래시장 참여 현황(출처: 한국전력거래소), Global Virtual Power Plant Market Share(출처: FORTUNE BUSINESS INSIGHTS)

그렇다고 해도, 가상발전소 사업화 측면에서 전력 수요와 분산 발전이라는 두개의 키워드를 고려하며 지역 거점별로 기술 및 사업성을 검증해 나갈 수 있는 ‘수요관리(DR: Demand Response) 기반의 다양한 분산자원 에너지 믹스 검증’을 위한 거시적이며 도전적인 테스트베드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한국의 수요자원 관리 역량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생산·제조·사업화 역량은 전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추세다.

특히 ESS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출 경쟁력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추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한국형 수요관리(DR) 기반 가상발전소 모델의 정의와 기술 및 사업화 검증을 체계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를 수출 대상 국가의 정책적·기술적 상황을 고려해 맞춤화하고, 이를 통해 해외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는 사업화 선단(船團)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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