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터뷰] 김성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 이필녀 기자
  • 승인 2021.09.14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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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원스톱숍' 참고, 국내 풍력발전 촉진 기대"

미래 원전기술 투자는 가능...정책적 선택은 별개
현 정부 수소 로드맵, 지나치게 공급 위주로 편중

Q.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발표됐다. 이에 대한 의원님의 견해는?

최근 발표된 탄소중립위원회의 시나리오는 확정되기 전의 초안으로, 오는 10월말 확정되기 전까지 충분한 보완과 토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제시된 초안 중에서 실질적인 탄소중립(Net-Zero)를 목표하고 있는 것은 3개의 안 중 세 번째 안뿐이고, 나머지는 2050년까지도 화석연료 사용이 잔존하는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것에서 큰 아쉬움이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6차 보고서가 나왔다. 탄소배출로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1.09℃ 올랐고,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1.5℃까지의 기한이 10년 이상 앞당겨졌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지다.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 속도가 훨씬 빨라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탄소중립 로드맵과, 그보다 더 빠른 전환을 선택지로 두고 고민해야 한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이 적기에 추진되기 위해서는 규제 비용과 주민수용성 확보의 숙제가 남아있다. 특히 해상풍력사업의 경우에는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산업부·환경부·해수부·국방부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는 복잡한 인허가 과정이 건설까지의 기간을 늦추고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는 원인이었다.

이 해법은 덴마크의 ‘원스톱 숍’의 성공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덴마크는 통합 인허가시스템으로 인허가기간을 단축, 해상풍력발전을 단기간에 확대할 수 있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발의한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이 이러한 내용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에 국회에서 적극 논의, 내년부터는 풍력발전이 촉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Q. 탈원전에 대한 찬반양론은 정권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가동 중인 원전을 일거에 멈추는 정책(Shut-down)이 아니라, 처음 지을 때의 설계수명만큼만 안전하게 운영하고 이후 수명연장을 하지 않는, 연착륙(Phase-out) 전환 로드맵이다.

가장 늦게 지어진 신고리 원전 등은 설계수명이 60년으로, 우리나라는 2080년대까지 원전을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탈원전 정책을 정치 쟁점화하여 마치 원전 없이는 탄소중립도 재생에너지 확대도 이룰 수 없는 것처럼 호도하는 야당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이미 원전의 경제성 신화는 무너지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원전이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낮거나 비슷하다. 최근엔 일본마저 2030년이면 태양광발전이 원전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공식 전망을 발표했다.

소형 모듈러 원전(SMR)이나 건식 재처리(파이로프로세싱), 핵융합 발전 등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신다. 미래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계속될 수 있으나, 이를 정책으로 선택하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 필요하다. SMR의 상용화 시점은 빨라야 2030년 이후로 전망된다. 소형화에 따른 경제성 악화 또한 난제로 남아있다. 아직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도 지적된다. 심지어 핵융합 발전은 2050년 이전에 실험실에서도 실현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안전성과 폐기물 문제로 원전의 확대는 이미 사실상 한계에 부딪쳤으며 경제성 또한 유지되기 어렵다.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은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실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방식이 검증되고, 승산 있는 선택일 것이다.

Q.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기차 폐배터리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도 커지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에 대한 전망과 이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

통상 배터리의 사용수명을 고려할 때, 전기차 폐배터리 문제는 202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부상할 것이 예상된다.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전세계 자동차의 전동화가 가속화되면 폐배터리 글로벌 시장은 2030년 20조원에서 2050년에는 600조원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폐배터리의 재사용·재활용은 전기차가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순환경제 사이클의 완성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폐배터리에 함유된 산화코발트, 리튬, 망간, 니켈 등은 그대로 폐기할 경우 화학적 유해성이 있음은 물론, 위 원재료들은 채굴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필수다. 또한 2차전지 양극재 핵심소재로 배터리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리튬, 니켈 등 희토류와 희소금속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추가로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한 ESS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력망 구성의 비용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시장은 배터리생산업체와 소재 업체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시장성이 있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차전지 원가절감 및 친환경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만큼,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2차전지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폐배터리 재활용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Q. 수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의 확대 방안을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의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수소차 사용자로서 수소충전소 보급에 늘 관심을 갖고 있다. 국회에는 수소충전소가 있어 이용에 큰 불편이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평소 생활반경에서 충전소가 가까이 있지 않은 대다수의 운전자들에게는 수소차를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수소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인프라가 가장 첫 번째 선결과제일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정부의 그린뉴딜 사업으로 환경부가 수소충전소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허가권을 환경부가 의제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인허가 과정이 단축되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까지 110개소를 돌파했고, 연내 180개소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하니 당장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은 상당히 해소될 것이 기대된다.

다만 아직은 충전소 입지의 지역 간 불균형이 남아있어, 전국 어디로든 부담 없이 발걸음을 떼기에는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도심 내에 접근이 쉬운 수소충전소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LPG충전소를 이용한 수소충전소 입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소차가 승용보다는 상용차 부문에서 경쟁우위를 가진 만큼, 향후 트럭·버스 등 상용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 계획도 마련돼야 하겠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 정부의 수소 로드맵이 지나치게 공급 위주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소차가 친환경자동차이기 위해서는 사용되는 연료가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수소’여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수소는 LNG를 개질해서 추출한 ‘그레이수소’로, 1톤의 수소 추출에 무려 이산화탄소 10톤이 발생하는, 결코 친환경이라 부르기 어려운 에너지다.

재생에너지를 조속히 확대하여 국내 그린수소 생산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해외 그린수소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급하는 등 그린수소 공급망에 대한 계획이 보다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

Q. 과거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자원개발에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MB정부의 가장 가슴 아픈 실정 중 하나인 자원외교가 남긴 빚더미에 허덕이느라, 그간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위축일로였다. 석유공사, 석탄공사, 가스자원공사, 광물공사 등 건실했던 에너지·자원공기업들은 당시 손실액으로 아직까지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휘청거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우라늄 등 국가 에너지자원의 94%이상, 연간 약 150조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에너지수입국으로서, 세계 자원시장의 대외충격으로부터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자연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바이오원재료 사용의 확대는 기후위기 대응과 동시에 에너지·자원 안보의 가장 좋은 해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외자원개발에 마냥 손놓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반도체·2차전지 등 우리나라 주요 먹거리 산업의 원재료인 희토류와 희소금속의 수급 안전성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켈의 주 생산지인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2차전지 공장을 유치하는 등, 자원확보가 미래의 산업경쟁력이자 일자리 해법이기도 한 시대다.

다만 해외자원개발의 방향은 제대로 설정되어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추진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기존의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위주로 에너지자원을 투자하던 방향은 재고되어야 한다. BP·토탈 등 글로벌 석유메이저기업들이 석유·가스 자산을 매각 또는 손실처리 하면서까지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 김성환 국회의원은?
- 21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 20, 21대 국회의원(서울 노원구병/더불어민주당)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그린뉴딜분과 위원장
- 前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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